이더리움 급등 배경에 기업 매수세…ETF 자금도 비트코인에서 이동

22일(현지시각)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은 탈중앙화 금융(DeFi)과 디지털 자산 기술 인프라에 대한 노출을 확대하기 위해 이더리움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전략을 채택한 기업들이 주로 암호화폐 업계의 소규모 업체들에 한정되어 있지만, 더 많은 기업이 이더리움을 재무제표에 담게 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이더리움 매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으로는 펀드스트랫의 창업자인 톰 리가 회장으로 있는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가 대표적이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2021년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비트코인 외에도 이더리움 등 다양한 자산을 보유한 최초의 상장사가 될 것이라고 발표하며 “앞으로 점점 더 많은 기업이 암호화폐 자산을 재무제표에 포함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가총액 기준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인 이더리움은 지난 한 달간 60% 이상 급등하며 이번 주 한때 3800달러를 돌파해 2021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더리움은 개발자들이 자체 프로그램이나 계약을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서 완전히 실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플랫폼이다. 현재 탈중앙화 금융 및 디지털 거래 인프라 분야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 시장 점유율도 51% 이상에 달한다.
암호화폐 마켓플레이스 노원스(NoOnes)의 레이 유세프 최고경영자(CEO)는 야후 파이낸스에 “이더리움은 누구나 자신의 토큰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경제적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게 해준다”면서 “비트코인보다 더 실용성이 크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실용성 덕분에 비트마인과 샤프링크 게이밍(SharpLink Gaming과) 같은 기업들이 최근 몇 달간 스트래티지 등의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매입한 방식과 유사하게 자본 조달을 통해 이더리움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더리움으로 자금 이동…알트코인 랠리 전조일까
ETF 수급상으로도 지난 21일 기준으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12일 만에 자금 순유입 행진이 중단된 반면 이더리움 ETF에는 12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됐다.
블록체인 전문업체 더블록(The Block)은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소소밸류(SoSoValue) 자료를 인용해 21일 비트코인 ETF에서 총 1억3135만 달러(약 1800억 원)가 순유출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일 이후 첫 일일 순유출이다.
반면 이더리움 현물 ETF에는 같은 날 2억9660만 달러(약 4000억 원)가 순유입되며 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다.
프레스토리서치의 민 정 애널리스트는 “최근 자금 흐름은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의 ‘익숙한 순환’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는 종종 알트코인 강세장의 전조”라고 진단했다.
민 애널리스트는 “올해 비트코인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해당 랠리를 ‘놓쳤다’고 느끼는 투자자들이나 새로운 기회를 찾는 이들에게 이더리움이 자연스럽게 다음 행선지가 되고 있다”면서 “지난 일주일 동안 비트코인 점유율이 5% 하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역사적으로 알트코인 시즌은 비트코인 가격이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동안,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하고 비트코인 점유율이 하락하는 흐름 속에서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이번 암호화폐 시장의 상승세는 주로 기관 자금에 의해 주도되고 있어, 이 같은 자금 흐름이 대형 알트코인을 넘어 중소형 종목들까지 확대될지는 불확실하다”면서 “이번 사이클에서는 다른 양상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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