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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전력난에 103조 원 미국 원자력 시장 열려...한국에 기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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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전력난에 103조 원 미국 원자력 시장 열려...한국에 기회 왔다

트럼프 '10기 건설' 발표에 웨스팅하우스 독점 체제 변화 조짐
인공지능(AI) 시대 늘어나는 전력 수요 때문에 미국에서 103조 원 원자력 시장이 열리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시대 늘어나는 전력 수요 때문에 미국에서 103조 원 원자력 시장이 열리고 있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규모 원자력 확장 정책이 해외 원자로 업체들의 미국 진출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8(현지시각) 보도에서 캐나다 앳킨스리얼리스를 비롯해 한국전력공사(한전), 이탈리아-프랑스 합작회사 뉴클레오 등이 미국 원자력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2050년까지 미국 내 원자력 에너지 용량을 4배로 늘리고, 2030년까지 10개의 대형 원자로 건설을 시작하며, 규제 승인을 빠르게 하는 목표를 담은 4개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행정부는 인공지능(AI) 혁명에 필요한 연중무휴 안정된 전력 공급을 위해 새로운 대규모 원자력 발전소가 꼭 필요하다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정부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웨스팅하우스 독점 체제 한계 드러나


현재 미국에서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승인을 받고 대형 원자로 설계를 보유한 유일한 미국 기반 회사는 웨스팅하우스다. 웨스팅하우스는 미국 관리들에게 행정부 목표 달성을 위해 AP1000 원자로 설계 10개를 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은행 TD코웬은 정부 추정치에 따라 비용이 750억 달러(10338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10개의 대형 발전소를 동시에 건설하는 것은 단일 회사에게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앳킨스리얼리스는 제안된 미국 확장을 위해 캐나다 원자력 안전 위원회의 지원을 요청했으며, 미국 관리들과의 회의 일정을 잡고 있다. 또 원자로의 최종 구매자가 될 미국 유틸리티와도 협상을 시작했다.

앳킨스리얼리스의 조 세인트 줄리안 원자력 글로벌 사장은 인터뷰에서 "웨스팅하우스가 미국에서 계약을 입찰할 때 홈 필드 이점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앳킨스리얼리스의 캔두(Candu) 원자로가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웨스팅하우스가 10대의 AP1000을 동시에 만들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미국에서 캔두에게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해외 원자로 기술 경쟁력 부각


캔두는 가압 중수 원자로의 일종으로, 농축 우라늄이 필요하지 않은 기술을 사용해 대부분의 다른 상업용 원자로보다 운영 비용이 저렴한 것으로 인식된다. 1960년대 초부터 캐나다, 아르헨티나, 중국, 인도, 파키스탄, 루마니아, 한국 등 7개국에 30개 이상의 캔두 원자로가 설치됐다. 앳킨스리얼리스는 지난해 11월 루마니아 정부와 두 개의 새로운 캔두 원자로에 대해 15900만 달러(2191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전력도 미국 진출을 고려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한전은 "미국의 원자력 프로젝트는 규제 승인 획득, 노동 여건과 환경 조건 측면에서 한국과 다르다.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이를 검토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히타치와 합작투자를 하고 있는 GE 버노바가 수십 년 동안 대형 원자로를 건설하지 않았으며, 표준 장치 전력 용량의 약 30% 이하를 생성하는 새로운 유형의 원자로 설계인 소형 모듈형 원자로로 초점을 옮겼다. 프랑스의 EDF는 거의 10년 전에 미국 원자로 시장에서 물러났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브레이크스루 연구소의 아담 스타인 원자력 전문가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보다 유연한 면허 규제가 캔두 원자로와 같은 미국 신규 진입자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캔두 원자로는 일반적으로 다소 비싸다. 그러나 최근 개조 프로그램 때문에 캐나다에 기존 공급망이 있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그룹 브룩필드와 우라늄 광업회사 카메코가 공동 소유한 웨스팅하우스는 지정학적 경쟁 때문에 글로벌 업계 리더인 러시아 로사톰과 중국종합원자력그룹이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낮아 상대적으로 제한된 경쟁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조지아의 보글 원자력 발전소에서 두 개의 AP1000 원자로 건설 중 지연과 비용 초과는 원자력 건설의 복잡성을 보여주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