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발표에 따른 주가 하락 딛고 연말 대규모 투자 기대감 커져”

◇ 후임 발표 뒤 주가 약세
지난 5월, 버핏(94세)이 사임 계획을 밝히고 그렉 에이블 부회장을 후임으로 발표하자 버크셔 A주 주가는 5월 초부터 6월 말까지 9.8%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 500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관세를 발표한 이후 12.4% 상승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버핏 영향력이 워낙 컸던 만큼, 후임 체제 발표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 ‘사냥감’ 찾아 나설 거대 현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버크셔는 6월 말 기준으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이 3440억 달러에 이른다. 직전 분기보다 줄었지만, 시장에서 가장 큰 자금 창고다. 버핏은 지난 5월 주주 편지에서 “가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거래가 나온다면 1000억 달러(약 139조8000억 원)까지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철도 산업 인수설과 골드만삭스와 관련한 인수설이 돌았으나, 버핏은 CNBC 인터뷰에서 “그런 협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 알짜 포트폴리오가 지탱
버크셔의 주요 지분에는 애플, 코카콜라,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포함되어 있다. 이들 종목은 경기 흐름과 상관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보험 계열사들은 지난해 언더라이팅 현금 흐름만 250억 달러(약 34조9500억 원)를 넘겨 주가 변동 위험을 완화하는 역할을 했다.
◇ 과거 ‘깜짝 투자’ 재현 가능성도
버핏은 2019년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 투자를 단행해 작년 말까지 100억 달러(약 13조9000억 원) 넘는 시가 차익을 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버핏 특유의 ‘깜짝 딜’이 여전히 기대된다”며 “올해 연말 전후 대형 헬스케어나 인프라 기업에 대한 투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버핏은 CEO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의장직을 유지하며 중요한 결정에 관여한다. 현금 자원과 검증된 투자 철학을 무기로 버핏의 마지막 승부수가 연말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