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라파엘, 트로피 APS 도입 합의…한국 전차 첫 능동방어 시스템 적용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지난 7월 폴란드가 현대로템과 K2 전차 180대 규모 2차 계약 협상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65억 달러(약 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개별 방산 수출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MSPO 2025 전시회 현대로템 부스에서 양사가 서명한 이번 협정에는 시스템 통합과 생산, 수명주기 지원, 한국 국방 프로그램 공동 마케팅 등이 포함됐다. 현대로템은 트로피 시스템이 K2의 기존 구조에 맞춤화되어 전차의 지휘통제·센서 시스템과 완전히 통합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 실전 검증된 방어기술로 전장 생존성 강화
트로피는 세계 최초의 실전 배치 APS로 첨단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360도 전 방향 위협을 탐지하고 폭발성 대응탄으로 접근하는 위협체를 파괴하는 능동 방어 방식이다. 기존의 수동 또는 반응형 장갑과 달리 로켓추진수류탄(RPG)과 대전차유도미사일을 비행 중에 직접 무력화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상당한 장갑차 손실이 보고되면서 현대 전장에서 APS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트로피는 이미 이스라엘 메르카바 전차와 나머 장갑차, 미 육군 M1A2 에이브럼스 전차에 장착돼 실전에서 생명을 구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폴란드는 2차 K2 전차 도입 계약으로 180대 중 117대는 현대로템이 직접 공급하고, 나머지 63대의 K2PL은 폴란드 업체가 현지 생산할 예정이다. 라파엘에 이번 협정은 트로피 시스템 수출의 또 다른 성공 사례를 보여준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방산 수출이 148억 달러(약 20조6000억 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이 중 54%가 유럽으로 향했다.
전장 생존성이 전차 도입의 핵심 결정 요소가 된 상황에서 트로피 시스템 장착은 향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연계 입찰에서 K2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로템은 현지화 생산과 기술 이전을 통한 고부가가치 파트너십 전략과 부합한다는 점에서 이번 협력의 의미를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