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기아, 美 관세에 멕시코 생산기지 '흔들'…투싼 수출선 변경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기아, 美 관세에 멕시코 생산기지 '흔들'…투싼 수출선 변경

부품 13% 추가 관세 부담…소비자 가격 인상 막고자 비용 자체 흡수
멕시코산 투싼, 미국 대신 캐나다로…연간 생산량 28만 대 동결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된 투싼.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미국 대신 캐나다 등 다른 시장으로 수출된다. 사진=밀레니오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된 투싼.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미국 대신 캐나다 등 다른 시장으로 수출된다. 사진=밀레니오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 탓에 기아 멕시코 공장이 생산 차질과 수출 경로 변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차량 부품의 13%가 추가 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기아는 소비자 가격 인상을 막고자 발생 비용을 모두 떠안고 있다. 이 여파로 올해 생산량은 지난해 수준에 머물고, 주력 수출 시장이던 미국으로 향하던 투싼 물량은 캐나다로 방향을 틀었다고 멕시코 현지 언론 밀레니오가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기아 멕시코 법인은 현지에서 생산하는 차량 부품의 13%가 미국의 추가 관세 대상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최근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최대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새 무역 규정을 내놓은 데 따른 영향이다. 기아 멕시코 법인의 빅토르 알레만 홍보·사회적책임 담당 수석 관리자는 신차 'K4 해치백' 발표 행사에서 "멕시코-미국-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부품 현지화 비율을 87%까지 끌어올렸지만, 나머지 13%가 최근 발표된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멕시코 진출 이후 꾸준히 현지 공급업체를 확보해 현재의 USMCA 통합 비율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 가격 인상 막으려 관세 비용 자체 부담


관세 부과에 따른 추가 비용은 고스란히 기아의 부담으로 돌아왔다. 알레만 수석 관리자는 "소비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관세로 늘어난 추가 비용을 모두 흡수하고 있다"면서 "현재 시장은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있으며, 가장 빠르게 적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생산량 동결하고 투싼 수출은 캐나다로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은 생산량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아의 올해 멕시코 공장 생산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28만 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알레만 수석 관리자는 "기업은 주변 환경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한다"면서 "수요가 없으면 생산을 늘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자동차 산업은 우리가 처한 환경 때문에 매우 보수적으로 예측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수출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이다. 알레만 수석 관리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멕시코산 투싼을 미국으로 보내는 것이 더는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면서 "이에 따라 미국 대신 캐나다 등 다른 시장으로 수출 방향을 바꿨다"고 밝혔다. 미국의 관세 장벽이 멕시코를 북미 생산 거점으로 삼은 기아의 생산·수출 전략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셈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