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 “더 나은 투자처 찾아야”…지정학 리스크 감안

멍거 제안으로 시작한 장기 투자
버크셔 해서웨이는 2008년 말 약 2억 3000만 달러(약 3200억 원)에 BYD 보통주 2억 2500만 주를 사들였다. 당시 찰리 멍거 부회장은 2009년 연례 주주총회에서 “워렌과 내가 미쳤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BYD와 CEO 왕촨푸는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후 지분 가치는 중국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2022년 2분기 전년 동기보다 41% 오른 90억 달러(약 12조 원)로 불어났다. 이에 버크셔는 같은 해 일부 매도를 시작했다.
매각 경과와 재무 보고
CNBC에 따르면 버크셔는 지난해 6월까지 전체 지분의 76%를 처분해 홍콩거래소의 공시 의무 기준(5% 미만) 아래로 내려갔다. 이후에도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 재무제표에는 3월 31일 기준 투자 가치가 0달러로 기재됐다. 버크셔 대변인은 “BYD 지분을 모두 매각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매각 배경과 지정학 위험
워렌 버핏은 2023년 CNBC 인터뷰에서 “BYD는 비범한 경영진이 이끄는 특별한 회사지만, 더 나은 투자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기 버크셔는 TSMC 지분 약 40억 달러(약 5조 원)어치를 단기간에 팔았다.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금융권 안팎에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분기 실적 예측 부담은 덜어야
한편, 버핏은 2018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와 〈월스트리트저널〉에 공동 기고해 “분기별 실적 전망이 장기 전략과 지속 가능성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루스 소셜에 “SEC가 반기마다 실적만 보고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장기 관점 중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장기 투자로 천문학적 수익을 거둔 버크셔 사례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을 오랜 기간 지켜보는 전략이 유효함을 보여준다. 다만 지정학 리스크와 자본 효율성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