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KB, 공장 인근 예금 집중·계좌 통합으로 자금 운용 효율화”

이 가운데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 근로자 예금을 중심으로 예·적금(DPK)을 늘려 유동성 압박을 완화하고 있다고 콘탄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근로자 예금, DPK의 큰 축
PT Bank KEB Hana Indonesia(이하 하나은행)의 개인뱅킹 총괄책임자인 스테펜 로에키토(Stefen Loekito)는 “한국인 고객 수는 전체 150만 명 가운데 0.7%에 불과하지만, 예·적금 규모로 보면 전체 DPK의 약 20%에 이른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상반기에 모은 예·적금 잔액은 27조 7,100억 루피아(약 2조 34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9% 늘었다. 특히 한국기업 공장 인근 지점에 예금이 집중돼 있어 안정적인 자금 운용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국민은행(PT Bank KB Indonesia Tbk)의 기업관계부사장 애디 프리바디(Adi Pribadi)는 “8월 말 기준 국민은행 예·적금 잔액은 42조 300억 루피아(약 3조 5500억 원)이며, 이 가운데 한국 기업 근로자 예금이 10%(약 4조 2,000억 루피아, 약 3550억 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한국 연계 대출 포트폴리오는 지난해보다 20% 성장하며 안정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계좌 통합으로 편의성·신뢰도 강화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은행 계좌와 한국 본사 계좌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한·한아 통합계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스테펜 총괄책임자는 “앞으로 어디에서나 하나은행 고객이 같은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서비스가 시행되면 송금과 환전 비용을 줄이고 기업 차원의 자금 관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국민은행도 KB금융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금 이체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애디 부사장은 “꾸준히 저원가 예금(CASA) 비중을 높여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겠다”며 “그룹 차원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가 현지 영업 확대에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시장 다변화 과제
업계 관계자는 “한국계 은행이 현지법인 예금을 한국인 근로자 중심으로 관리해 위험을 분산한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출이 예금을 넘어선 시장 상황에서 자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 자금을 확보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만 인도네시아 평균 LDR이 여전히 높아 추가 예·적금 확보 방안과 현지 기업 대상 영업 다변화는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외국계 은행 지점 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만큼, 한국계 은행들은 자금 조달 구조를 더 다각화하고 현지 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