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엑손모빌, 셸, BP, 토탈에너지스 등 글로벌 석유 메이저 기업들의 경영진이 비용 절감과 주주환원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향후 성장 계획을 종전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청정에너지 전환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느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화석연료 수요가 더 오래 유지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의 매장량 수명과 신규 프로젝트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따지고 있다며 FT는 이같이 전했다.
FT에 따르면 최근 유가는 지난해 대비 약 20% 하락했고 올해에도 원유 공급 과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일부 주주들은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기업들이 자산을 확충할 기회를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RBC캐피털마켓의 비라지 보르카타리아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투자자들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보다 성장에 더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 셸 매장량 수명 7.8년…“사업 축소 우려”
압박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셸이다. 셸은 현재 확인 매장량이 생산 기준 7.8년 수준으로 과거 9년에서 줄어들었고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공개했다. 실제로 최근 셸의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는 “회사가 단순히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시장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는 질문이 제기됐다.
와엘 사완 셸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자산 매각이 매장량 감소에 일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셸은 2021년 미국 셰일 사업을 코노코필립스에 매각했고 2014년에는 가이아나 사업에서 철수했다. 사완 CEO는 “지금 돌아보면 당시 가이아나에서 철수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금흐름의 40~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전략을 유지해왔지만 이제는 ‘자원 격차’를 메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완은 “성장을 원하지만 적절한 조건에서 추진하겠다”며 단순 자산 매입보다는 자사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유전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 엑손모빌·셰브론 공격적 확장
반면 미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엑손모빌은 업계에서 가장 광범위한 성장 계획과 두터운 자산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는 퍼미안 분지에서 생산 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며 단기적인 생산 정점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가이아나 해상 유전 개발에서 “업계에서 전례 없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셰브론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셰브론은 헤스를 530억 달러(약 76조6000억 원)에 인수했으며 이를 통해 가이아나 프로젝트 지분을 확보했다. 회사는 지난해 사상 최대 생산량을 기록했고 2025년에는 생산이 7~1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미국 기업은 유럽 경쟁사보다 높은 기업가치 평가를 받고 있고 재무구조도 상대적으로 탄탄해 인수·합병(M&A)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우드맥킨지의 톰 엘러콧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인수 여력은 전략적 강점”이라고 말했다.
◇ BP·토탈에너지스도 ‘성장’ 강조
영국 BP도 지난해 브라질 부메랑게 유전에서 최대 80억배럴 규모 매장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탈리아 에니와의 합작을 통해 앙골라에서 5억배럴 규모 유전 발견을 발표했다. BP 경영진은 애널리스트 통화에서 ‘성장’이라는 단어를 30차례 사용하며 신규 프로젝트 투자 확대 의지를 부각했다. BP는 연간 60억 달러(약 8조6700억 원) 규모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중단해 투자 여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캐럴 하울 BP 임시 CEO는 “최근 오랜 기간 중 가장 경쟁력 있는 탐사·자원 접근 기회를 확보했다”며 포트폴리오 차별성을 강조했다.
프랑스 토탈에너지스는 가장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파트리크 푸야네 토탈에너지스 CEO는 매장량이 생산 증가 속도보다 빠르게 늘어나 12년치 매장량을 유지하고 있다며 “2030년 이후 성장도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청정에너지 전환이 지연되는 가운데 석유 수요가 예상보다 오래 유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들은 주주환원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성장 전략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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