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가디언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가 지난해 4월부터 액티브 인베스터 플러스 비자 제도를 완화하면서 신청이 급증했다.
이 제도를 통해 뉴질랜드는 투자 최소 금액을 낮추고 영어 요건을 없앴으며, 영주권 취득을 위해 체류해야 하는 기간을 3년에서 3주로 대폭 줄였다. 다만 비자 보유자는 500만 뉴질랜드달러(약 43억4000만 원) 이상 주택만 구입할 수 있다.
뉴질랜드 이민청은 새 제도 시행 이후 573건의 신청이 접수됐고 이는 1833명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제도 변경 이전 2년 6개월 동안 접수된 신청은 116건에 그쳤다.
◇ 최소 투자금 1500만→1000만 뉴질랜드달러로 낮춰
뉴질랜드의 ‘골든비자’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다수 신청자가 선택한 ‘성장’ 부문은 3년간 최소 500만 뉴질랜드달러(약 43억4000만 원)를 투자해야 한다. 소수는 5년간 최소 1000만 뉴질랜드달러(약 86억7000만 원)를 투자하는 ‘균형’ 부문을 택했다. 이전 제도는 1500만 뉴질랜드달러(약 130억 원) 투자를 요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벤처캐피털 회사를 운영하는 짐 앤델먼과 코트니 앤델먼 부부는 쌍둥이 딸과 함께 100번째로 비자를 받은 가족이다. 코트니 앤델먼은 가디언에 뉴질랜드는 30년 전 배낭여행 중 반한 나라라며 “세계에서 가장 놀라운 나라 중 하나에서 살아볼 기회일 뿐 아니라 매우 현명한 투자 제도”라고 말했다.
이들은 주택 가격이 500만 뉴질랜드달러(약 43억4000만 원) 이상으로 높고 주택 시장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집을 사지 않기로 했다. 대신 뉴질랜드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를 오가며 생활할 계획이다.
이 가족은 벤처펀드에 투자했고 인공지능·로봇공학·바이오기술 등 이른바 ‘딥테크’ 분야 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 “트럼프 행정부 피하려는 수요”
오클랜드 소재 벤처캐피털 회사 아이스하우스 벤처스의 최고경영자(CEO) 로비 폴은 골든비자 신청자 30명 이상을 도왔다고 밝혔다. 그는 다수 미국 신청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를 벗어나기 위한 대안으로 뉴질랜드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폴 CEO는 “뉴질랜드에서 일하며 조 바이든이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이유로 언급한 신청자는 없었지만 트럼프와 ‘마가(MAGA)’에 대한 감정을 언급한 사례는 많았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는 영어 사용 국가이자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고, 자연환경이 뛰어나며, 세계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은 나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처음 당선된 이후 뉴질랜드 이민청 웹사이트 방문은 2500% 가까이 급증했다. 2022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에 대한 헌법상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었을 때도 방문자 수는 7만7000명으로 네 배 가까이 늘었다. 2024년 대선 이후에도 미국인의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 문의가 급증했다.
◇ 외국인 주택 구매 제한 일부 완화
억만장자들의 뉴질랜드 시민권·영주권 취득은 과거에도 논란이 됐다.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이 2017년 12일만 체류하고 시민권을 받아 비판이 일자, 저신다 아던 당시 총리는 투자이민 요건을 강화했다.
아던 총리는 2018년 주택가격 급등과 주거난을 이유로 외국인의 주택 구매를 금지했다. 다만 2025년 정부는 금지 조치를 대부분 유지하되 골든비자 보유자에 한해 500만 뉴질랜드달러(약 43억4000만 원) 이상 주택 구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한편, 부유층의 유입과 달리 뉴질랜드 시민의 해외 이주는 최근 몇 년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2월 발표된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출국한 시민은 6만6300명으로 전년 6만7200명보다 소폭 줄었다.
뉴질랜드 이민청은 액티브 인베스터 플러스 비자가 총 33억9000만 뉴질랜드달러(약 2조94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에리카 스탠퍼드 이민장관은 성명을 통해 “국제 투자는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창출, 뉴질랜드 기업의 확장에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