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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 패권 전쟁] 테슬라 주가 417달러, 시총 1조 8000억 달러 “옵티머스가 숫자를 정당화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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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 패권 전쟁] 테슬라 주가 417달러, 시총 1조 8000억 달러 “옵티머스가 숫자를 정당화할 수 있나”

GLJ리서치 "로봇 매출 성공 확률 15~20%"…머스크 "25조 달러 시장" 정면 충돌
상반기 3세대 공개가 분수령…월가 목표가 최저 25달러 대 평균 427달러, 격차가 곧 시총 차이
테슬라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인 옵티머스. 사진=로이터
테슬라 주가는 강도 높은 매도 의견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배런스는 지난 25(현지시간) 테슬라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를 정면으로 겨냥한 비관론이 쏟아지는 가운데에도 테슬라 주가가 1.9% 오른 417달러 33센트(60만 원)에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이 '피지컬 AI'에 거는 기대가 여전히 강하다는 방증이다. 문제는 단순하다. 지금 테슬라의 시가총액 18000억 달러(2589조 원)가 현실을 반영한 숫자인지, 아니면 검증되지 않은 미래를 미리 당겨 쓴 프리미엄인지다.

15%, 25조 달러, 25달러 28센트가 핵심 변수


월가 투자조사 기관 GLJ리서치의 애널리스트 고든 존슨(Gordon Johnson)은 지난 25일 옵티머스를 두고 "망상"이라는 표현을 쏘아붙였다. 테슬라가 로봇으로 의미 있는 매출을 낼 가능성을 15~20%로 봤고, "월가 강세론자들은 사실상 100%에 가까운 확률을 부여하고 있다. 이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잘라 말했다.

그의 논거는 구체적이다. 현재 옵티머스는 조립 라인에서 찍어내는 제품이 아니라 손으로 만들다시피 해 대당 수십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로봇이 세계 시장에서 1조 달러(1439조 원) 이상의 산업을 만들려면 양산 단가가 2만 달러(2780만 원)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그가 인정하는 옵티머스의 기업 가치는 500~800억 달러(71~1151500억 원), 반면 시장이 지금 옵티머스에 얹어놓은 가치는 4000억 달러(5757600억 원)에 가깝다는 계산이다. 그래서 나온 목표 주가가 25달러 28센트(36300), 월가 최저다.

팩트셋(FactSet)이 집계하는 월가 평균 목표 주가는 427달러(614600). 이 두 숫자의 거리가 단순한 견해 차이가 아니라는 게 핵심이다. 최저 25달러와 평균 427달러 사이에 약 18000억 달러짜리 시각 차이가 담겨 있다.

반대쪽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맞선다. 그는 옵티머스를 "말 그대로 25조 달러(35977조 원)짜리 시가총액 상황"이라고 규정해왔다. 테슬라는 이미 캘리포니아 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모델모델X 생산 라인을 옵티머스 제조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로봇들이 아직 유용한 작업을 수행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연구개발 단계임을 직접 인정했으면서도, 올해 안에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일정을 고수하고 있다.

엔비디아 실적이 던진 이중 신호


배런스는 이튿날인 지난 26일 후속 보도에서 엔비디아(NVDA) 실적이 이 논쟁에 불을 붙였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25일 발표한 회계연도(1월 결산) 4분기 매출이 680억 달러(978700억 원)로 월가 예상치 660억 달러(949900억 원)를 뛰어넘었다. 1분기 전망도 780억 달러(1131000억 원)로 시장 예상 730억 달러(1122600억 원)를 웃돌았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물리적 AI 부문 매출이 회계연도 2026년에 60억 달러(86300억 원)에 달했다"고 밝히며 테슬라와 알파벳 산하 로봇택시 기업 웨이모를 주요 고객으로 직접 거론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AI 훈련 로봇 사업은 훌륭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테슬라는 옵티머스 로봇 훈련에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하고 있어 두 회사의 사업 모델은 사실상 서로 맞물려 있다.

그러나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호실적을 발표한 엔비디아 주가는 그날 5.5% 떨어졌고, 테슬라 주가도 2.1% 내린 408달러 56센트(587900)로 마감했다. S&P500지수도 0.5% 하락했다. AI 실적이 이미 충분히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신호를 시장이 보낸 셈이다.

3세대 공개까지 남은 시간, 그 후의 시나리오


강세론자든 약세론자든 한 가지 전제에는 동의한다. 올 상반기 예정된 옵티머스 3세대(V3) 공개가 테슬라 주가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는 점이다. 존슨도 "로봇이 어느 방향으로든 올해 주가의 결정적 촉매"라고 인정했다.

현재 3세대는 손 관절 자유도 22, 구동기 50개를 갖춘 손 부분을 중심으로 업그레이드된 모델이다. 머스크는 지난 분기 실적 발표에서 3세대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일반 소비자 판매는 2027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목표 판매가는 대당 2~3만 달러(2878~4316만 원).

테슬라 주가는 현재 올해 예상 이익의 206, 2028년 예상 주당순이익(EPS) 4달러 5센트 기준으로도 103배에 거래되고 있다. 배런스는 "3세대 공개에서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향후 수개월간 주가의 관건"이라고 짚었다. 테슬라가 지금 얹어놓은 18000억 달러짜리 몸값이 꿈인지 착각인지, 판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테슬라 옵티머스 논쟁이 한국 로봇 생태계에 던지는 파장


테슬라와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인간형 로봇 경쟁이 국내 로봇 산업 지형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콜옵션을 행사해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35.0%를 확보,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올해 초 장중 최고가를 경신하며 코스닥 시가총액 13~15조 원대에 안착, '시총 10조 클럽'을 굳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로봇 기업 상위 20곳의 합산 시가총액은 25조 원을 웃돌며, 레인보우로보틱스·두산로보틱스·로보티즈 등 '3'가 전체 시장 가치의 상당 부분을 이끌고 있다.

대기업들의 행보도 빠르다. LG전자는 미국 상업용 서비스 로봇 기업 베어로보틱스의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 51%를 확보, 경영권을 손에 넣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보유하며 상업화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국내 업체 대부분이 연구개발 투자로 여전히 영업손실 단계에 머물고 있어, 테슬라 옵티머스 논쟁에서 불거진 "로봇 사업 수익성 실현까지 얼마나 걸리는가"라는 물음은 국내 기업에도 그대로 겹쳐진다. 업계 안팎에서는 주가수익비율(PER) 수천 배에 달하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증명하려면 하드웨어 원가 절감은 물론, 감속기·서보모터 등 핵심 부품의 공급망 내재화 속도가 실질적 기업 가치를 뒷받침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