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업 20% 축소로 효율 극대화... 2030년 미·중 시장 100만 대 판매 정조준
자율주행·SDV 전환에 올인... '기술의 닛산' 부활 위해 인력 15% 감축 단행
현대차·기아와 북미 주도권 경쟁 가열... 'AI 중심 생태계' 구축이 생존 분수령
자율주행·SDV 전환에 올인... '기술의 닛산' 부활 위해 인력 15% 감축 단행
현대차·기아와 북미 주도권 경쟁 가열... 'AI 중심 생태계' 구축이 생존 분수령
이미지 확대보기닛산은 지난 14일(현지시각) 뉴욕 국제 오토쇼 현장에서 수익성이 낮은 모델을 대거 정리하고, 인공지능(AI) 운전 기술을 전 차종으로 확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중기 계획'을 발표했다.
수익성 중심 '선택과 집중'... 11개 모델 퇴출 및 생산 거점 재편
닛산의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라인업의 구조적 해체다. 이반 에스피노사(Ivan Espinosa)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현재 56개에 달하는 글로벌 모델을 45개로 압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전체의 약 20%를 줄이는 강도 높은 조치로, 판매량이 저조한 비인기 차종을 과감히 도려내고 핵심 전략 모델에 자원을 몰아주겠다는 정조준 전략이다.
닛산은 이러한 라인업 정예화를 발판 삼아 오는 2030 회계연도까지 세계 자동차 시장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연간 100만 대의 판매고를 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재 60% 수준인 현지 생산 비중을 80%까지 대폭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고 물류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닛산은 이를 위해 글로벌 전체 인력의 15%인 약 2만 명을 감축하는 뼈를 깎는 쇄신안을 병행하고 있다.
로보택시·AI 기술로 승부수... '피지컬 AI' 시장 선점 야심
기술 부문에서는 인공지능(AI)이 닛산의 새로운 심장으로 자리 잡는다. 닛산은 장기적으로 전체 모델 라인업의 90%에 AI 운전 기술을 적용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에스피노사 CSO는 이날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한 '로그(Rogue)'와 순수 전기차 '쥬크(Juke)'의 전동화 모델을 차례로 선보였다.
특히 올여름 일본에서 출시할 신형 '엘그란드(Elgrand)' 미니밴에는 2027 회계연도 말까지 종단간(End-to-End) 자율주행 능력을 완벽히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복잡한 지도 데이터 없이 AI가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주행하는 방식으로, 테슬라의 FSD(Full Self-Driving)와 직접적인 경쟁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실적 반등 성공했지만…현대차·기아와 한판 승부 불가피
시장에서는 닛산의 이러한 행보를 실적 호전(턴어라운드)의 강력한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닛산은 지난 2월 예상을 뒤엎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하며 수익성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닛산의 모델 축소는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내 업계의 시선은 냉정하다.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닛산의 현지 생산 비율 80% 상향은 북미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과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함을 의미한다"며 "특히 현대차·기아가 SDV 전환에서 앞서가는 상황에서 닛산의 AI 이식 속도가 실제 판매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닛산은 다음 달 13일로 예정된 회계연도 전체 실적 발표에서 이번 전략의 세부 실행 방안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기술의 닛산' 부활, 혁신인가 도박인가
닛산은 늘 파격적인 실험으로 시장을 흔들었다. 이번에 던진 'AI 운전 기술 90% 탑재'와 '라인업 11개 감축'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최후통첩과 같다.
특히 보호무역주의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80%까지 높이겠다는 결정은 매우 영리한 행보다.
닛산이 약속한 로보택시와 자율주행 미니밴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느냐에 따라, 일본 완성차 업계의 서열은 물론 글로벌 모빌리티 지형도가 다시 그려질 것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