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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2700톤급 독자 잠수함 '아틸라이' 건조… 아시아 시장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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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2700톤급 독자 잠수함 '아틸라이' 건조… 아시아 시장 정조준

'기술 독립' 선언한 MİLDEN 프로그램, 말레이시아 전시회서 존재감 입증
독일 의존 벗어나 '패키지 수출'로 아시아 방산 수요 흡수 노려
튀르키예가 독자 개발한 2700톤급 잠수함 '아틸라이(Atılay)' 건조를 시작하며 글로벌 방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튀르키예가 독자 개발한 2700톤급 잠수함 '아틸라이(Atılay)' 건조를 시작하며 글로벌 방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미지=제미나이3
튀르키예가 독자 개발한 2700톤급 잠수함 '아틸라이(Atılay)' 건조를 시작하며 글로벌 방산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20(현지시각) 방산 매체 아미 리코그니션(Army Recognition)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국제 방산 전시회 'DSA 2026'에서 튀르키예는 자국산 잠수함 MİLDEN(밀덴) 프로그램의 1호기 건조 착수를 공식 선언했다. 이는 단순한 함정 건조를 넘어, 그동안 독일 잠수함 기술에 의존하던 튀르키예가 완전한 '기술 독립'을 이루고 글로벌 시장의 공급자로 자리매김했음을 뜻한다.

'기술 독립'의 상징… 2700톤급 아틸라이함


아틸라이함은 수중 배수량 약 2700, 길이 80미터가 넘는 중형 공격 잠수함이다. 핵심은 추진체계와 무장 체계의 국산화다. 튀르키예는 디젤-전기 시스템에 공기불요추진(AIP)을 결합하여 잠항 능력을 극대화했다. 연료전지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부상 없이 장기간 작전을 수행한다. 이는 동지중해와 흑해 등 폐쇄적인 해역에서 축적한 튀르키예 해군의 실전 경험이 설계에 녹아있음을 보여준다.

기술 자립도는 아셀산(Aselsan)의 소나, 로켓산(Roketsan)의 아크야(Akya) 중어뢰, 하벨산(Havelsan)의 전투관리체계에서 증명된다. 튀르키예 국방부와 방위산업청이 주도하고 괼주크(Gölcük) 조선소가 건조를 맡은 이 잠수함은 2022년 기본 설계를 마치고, 지난해 12월 강재 절단과 블록 조립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진입했다. 함정 본체뿐만 아니라 무장과 소프트웨어까지 묶은 '통합 패키지'를 제시할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아시아 시장 정조준… 방산 카르텔 흔들까


튀르키예의 전략은 아시아 국가들을 향한다. DSA 2026 현장에서 튀르키예 국영 조선사 ASFAT은 잠수함 건조 역량과 더불어 파격적인 '기술 이전' 카드를 제시했다. 이미 스코르펜급 잠수함을 운용하며 노후 함정 교체 수요가 있는 말레이시아와 동남아 국가들이 일차적인 타깃이다.

과거 독일 214TN급 잠수함 기술을 들여와 면허 생산하던 방식은 과거형이다. 튀르키예는 이제 미사일(Atmaca), 대공방어(Steel Dome) 등 방산 전반에서 독자 플랫폼을 내세우며 산업 자립도를 증명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시기, 서구권 무기 체계의 대안을 찾는 국가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다. 튀르키예가 서방 방산 카르텔을 뚫고 아시아 해군력의 파트너로 자리 잡는다면, 기존 독일·프랑스 중심의 잠수함 시장 점유율은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한편 아시아 시장에 튀르키예의 참전은 그간 동남아 잠수함 시장을 공략해 온 K-방산에 가성비와 파격적 기술 이전이라는 이중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말레이시아 등 주요 격전지에서 한국의 함정 플랫폼과 직접 경쟁할 경우, 튀르키예의 공격적인 현지화 조건은 가격 경쟁력을 중시하는 발주국들에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방산 전문가들은 K-방산이 단순히 하드웨어 수출에 그치지 않고, 후속 군수지원과 운용 노하우를 결합한 토털 솔루션으로 차별화해야만 서구권과 튀르키예 사이의 샌드위치 국면을 돌파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3가지 체크포인트


이번 아틸라이함 건조 착수는 글로벌 방산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는 다음 세 가지 지표를 눈여겨봐야 한다.

첫째, '기술 이전' 조건의 구체성이다. 튀르키예가 아시아 국가들과 체결하는 계약에서 어느 수준까지 기술 이전을 허용하는지가 수출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둘째, 통합 무장 체계의 실전 성능이다. 아틸라이함에 탑재된 아크야 어뢰와 아트마카 미사일이 실제 해상 환경에서 보여줄 명중률과 신뢰성이 향후 수출 실적을 결정한다.

셋째, 지정학적 파트너십 변화다. 튀르키예가 한국 등 기존 강자들과 아시아 시장에서 어떻게 충돌하고 협력할지, 그 역학 관계가 해군 전력 지도를 다시 그릴 것이다.

아틸라이함은 단순한 함정 건조를 넘어, 방위산업의 '자주국방'이 어떻게 수출 경쟁력으로 전환되는지 보여주는 거대한 시험대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시점, 글로벌 해군 전력의 판도는 다시 그려질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