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통과 난항… ‘예산 조정’ 카드 꺼낸 백악관
미사일 15배 증산, 레이시온·록히드마틴 실적 키(Key)는 '생산성'
미사일 15배 증산, 레이시온·록히드마틴 실적 키(Key)는 '생산성'
이미지 확대보기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예산을 통해 우주, 사이버, 무인기 전력을 통합한 '꿈의 군대(Dream Military)'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예산 증액을 넘어, 미국이 '아스널 오브 프리덤(Arsenal of Freedom·자유의 무기고)'으로 완벽히 회귀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골든 돔'과 드론… 하드웨어에 집중한 2219조 예산
이번 예산안의 핵심은 '하드웨어 패권'이다. 전체 예산의 52%가 전력 증강이라는 직접적인 군사 자산에 투입된다. 백악관이 가장 공을 들이는 항목은 180억 달러(약 26조 원)가 배정된 '골든 돔(Golden Dome)' 미사일 방어 체계다. 우주 센서와 지상 요격 미사일, 레이더를 결합해 탄도 미사일을 다층으로 요격하는 방어망이다.
동시에 차세대 F-47 공군 전투기와 '골든 플릿(Golden Fleet)'이라 명명된 미래형 전함 건조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한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무인기(드론) 예산이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확인된 드론 전력 강화에만 750억 달러(약 110조 원)를 쏟아붓는다. 이는 현대전이 기동성과 자동화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지표다.
의회 "혈세 낭비" vs 국방부 "안보 필수"… 갈등의 서막
예산안이 발표되자마자 의회는 격랑에 휩싸였다. 민주당은 이 예산안을 실효성 없는 '트럼프의 위시리스트'로 규정하며 전면적인 삭감을 예고했다. 마크 켈리 상원의원(민주·애리조나)은 "골든 돔 등 실증되지 않은 낭비성 프로젝트가 예산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공화당 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예산 확보를 위해 국내 지출을 삭감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에게 1조50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국방비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상원 단순 과반으로 통과 가능한 '예산 조정(reconciliation)' 절차를 승부수로 띄웠다. 그러나 이는 정규 국방 예산 절차를 우회하는 방식이라 의회 내 정치적 갈등을 극단으로 몰고 갈 공산이 크다.
10배 늘어난 탄약 수요… 방산 기업 '생산 한계' 시험대
정치적 논란을 차치하고서라도 이번 예산안의 실질적 구현 가능성에는 의문 부호가 달린다. 미 국방부는 토마호크 미사일 등 장거리 정밀 타격 무기 재고를 지난해 대비 10~15배까지 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군이 내년 구매하려는 토마호크만 785기, 향후 5년간 4000기에 달한다. 지난 2년간 구매량이 88기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생산 능력을 10배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벤 레이놀즈 해군 예산 담당 부차관보는 레이시온 등 주요 방산 업체들을 향해 "생산 시설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즉각적으로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부가 예산을 쥐어줘도 기업이 이를 감당할 생산 설비와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이번 예산안은 숫자상의 계획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K-방산, 미 국방 예산 쇼크의 '기회와 위기'
미 국방부의 1조5000억 달러 예산안은 K-방산에 '양날의 검'이다.
긍정적 측면은 명확하다. 미국의 급격한 탄약 및 무기 재고 확충 과정에서 공급망 한계에 부딪힌 미 방산 업계가 한국의 생산 능력을 대안으로 찾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K-방산의 글로벌 신뢰도 제고와 대미 수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자체 공급망 재구축에 집중할 경우 한국 기업의 시장 진입이 제한되거나 기술 종속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 K-방산은 단순 부품 공급사를 넘어 미 방산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로 입지를 굳혀야 한다. 공급망 다변화와 차세대 무기 체계 공동 개발 역량을 입증한다면, 이번 예산 쇼크는 K-방산이 한 단계 도약하는 결정적 변곡점이 될 것이다.
투자자가 지금 봐야 할 3가지
첫째, 국방예산 조정안 처리 과정이다. 예산 조정 절차를 통한 법안 통과 여부를 확인하라. 통과 시 방산주의 실적 기대감은 커지지만, 재정 적자 우려로 인한 국채 금리 변동성도 동시에 체크해야 한다.
둘째, 방산 업체 생산 가동률이다. 레이시온(RTX) 등 주요 미사일 제조사의 공장 가동률과 설비 투자(CAPEX) 발표에 주목하라. 수주 잔고가 실제 매출(EPS)로 전환되는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다.
셋째, 지정학적 리스크 강도다.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소모되는 유도 무기 재고 현황을 모니터링하라. 탄약 부족이 심화될수록 미 국방 예산안의 협상력과 방산 업체의 가격 결정권은 강화될 것이다.
미 국방부의 이번 예산안은 단순한 국방비 증액을 넘어, 미국이 지향하는 '아스널 오브 프리덤'으로의 귀환을 상징한다. 그러나 의회라는 정치적 벽과 방산 업체의 생산 한계라는 두 가지 난관이 '꿈의 군대' 건설 프로젝트의 최종 성패를 결정지을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