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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3000억불 잔치 끝났나"… 빅테크 보증 없으면 지갑을 닫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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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3000억불 잔치 끝났나"… 빅테크 보증 없으면 지갑을 닫는 시장

수익성 의심에 '투자 피로감' 급확산… 상환 조건·금리 보상 요구 거세져
'실기 공포'에 7250억불 쏟아붓는 공룡들… "수익 증명 못 하면 버블 붕괴"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당초보다 투자를 늘려 올해 최대 7250억 달러를 AI 인프라에 쏟아붓겠다고 공언했지만, 시장은 오히려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당초보다 투자를 늘려 올해 최대 7250억 달러를 AI 인프라에 쏟아붓겠다고 공언했지만, 시장은 오히려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AI가 돈을 벌어다 줄 것인가, 아니면 자본을 삼키는 블랙홀이 될 것인가."

무조건적인 신뢰로 지탱되던 인공지능(AI) 자본 시장에 거대한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지난 1년간 3000억 달러(442조 원)가 넘는 자금이 몰렸던 AI 부채시장에서 투자자들이 '빅테크의 이름값'이 아닌 '상환 능력'을 현미경 검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1(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과 독일 타게스샤우 등에 따르면, 메타와 코어위브 등 거물급 발행사들조차 과거와 같은 흥행을 장담하지 못하는 '투자 피로감'이 시장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20265월 현재 AI 채권 시장은 전례 없는 변곡점에 서 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당초보다 투자를 늘려 올해 최대 7250억 달러(1070조 원)AI 인프라에 쏟아붓겠다고 공언했지만, 시장은 오히려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

"수요 둔화" 신호탄 쏜 메타… 까다로워진 투자자들


최근 메타 플랫폼스의 채권 발행 사례는 시장의 달라진 기류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는 최근 최대 250억 달러(36조 원) 규모의 투자등급 채권 발행을 추진했으나, 주문액은 약 960억 달러(141조 원)에 그쳤다. 지난해 10300억 달러(44조 원) 발행 당시 1250억 달러(184조 원)의 수요가 몰렸던 것과 비교하면 열기가 한풀 꺾인 셈이다.

투자자들은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을 넘어 더 강력한 안전장치를 요구하고 있다. 원금을 만기 전 분할상환하는 '아모티제이션(Amortization)' 조항을 통해 리스크 분산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정크본드 시장을 중심으로 데이터 센터 임차인이 파산해도 구글 등 빅테크가 임대료를 보증하는 '백스톱(Backstop)' 특약과 공사비가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게 묶어두는 '비용 상한제'가 확산 중이다. 이는 신규 시장인 AI 인프라 부문에 대한 채권자들의 리스크 관리 강화 양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로버트 팁 PGIM 픽스드인컴 글로벌 채권 본부장은 "기업들이 막대한 부채를 발행하고 있지만, 이제는 빌리는 대가를 더 크게 치러야 할 것"이라며 "신용 스프레드가 역사적 저점까지 좁혀진 상황에서 시장 앞에 걱정의 벽이 쌓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7250억 달러의 도박… "공급 과잉이 부족보다 낫다"

투자자들의 불안과는 대조적으로 빅테크 수장들은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빅테크의 AI 투자 시계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아마존, 구글, MS, 메타 4개사는 올해 데이터 센터와 칩 확보에만 총 7250억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미래 생존을 위한 필수 투자라는 판단에서다.

당초 올해 초 가이던스였던 6000~6500억 달러(885~959조 원)를 훌쩍 뛰어넘는 7250억 달러는 빅테크들이 '부족한 것보다 남는 게 낫다'는 절박함 속에 불과 한 분기 만에 투자 규모를 10% 이상 상향 조정한 결과다. 특히 메타는 불과 3개월 만에 투자 범위를 100억 달러(147600억 원) 이상 추가로 늘렸으며, 구글과 MS 역시 예상치를 상회하는 자본지출 계획을 내놓았다.

이처럼 투자가 확대된 이유는 '실기(失期)에 대한 공포'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데이터 센터 용량이 남는 것이 부족한 것보다 낫다"며 과잉 투자가 미래 경쟁력 상실보다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의 앤디 재시 CEO 역시 AI"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로 규정하며 모든 서비스의 재발명을 위해 2000억 달러(295조 원) 규모의 기존 투자안을 고수하거나 확대할 뜻을 내비쳤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거품론' 경고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AI 에이전트와 클라우드 인프라가 미래 생존의 열쇠라는 판단하에 투자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성과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구글의 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지난 분기 63% 급증하며 200억 달러(29조 원)를 돌파했다. 아마존 AWS 역시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28%)을 기록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처럼 투자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거나, 메타처럼 수익 회수 시점이 불투명한 기업들은 실적 발표 후 주가가 하락하는 등 시장의 냉혹한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엔비디아 생태계' 여부로 갈리는 투자등급


채권 시장에서 생존을 가르는 핵심 잣대는 '하이퍼스케일러(거대 클라우드 기업)'와 연결 고리다. 올해 발행된 AI 관련 고수익 채권 270억 달러(39조 원) 중 약 3분의 1이 엔비디아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엔비디아 칩을 사용하거나 엔비디아가 입주하는 데이터 센터 건설 자금에 돈이 몰리지만, 그렇지 않은 중소형 개발사는 외면받는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임팩스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킨슬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은 이제 공급망 지연, 시공 능력, 임차인의 질 등을 현미경 검증하고 있다""기준에 미달하거나 중도 상환권(Callable) 등 투자자에게 불리한 조항이 담긴 채권은 가차 없이 거절당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AI 시장 3대 지표


글로벌 AI 채권 시장의 피로감은 한국 반도체 및 금융 시장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독자들은 향후 시장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 다음 세 가지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빅테크의 자본지출(CAPEX) 대비 이익률이다. 국내 투자자라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HBM 공급 계약과 직결되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CAPEX) 집행률을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한다.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클라우드 및 광고 매출로 실제 전환되는 속도를 제대로 확인해야 한다.

둘째, 신용 스프레드 추이다. AI 관련 채권과 국채 간 금리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시장의 위험 회피 성향이 극에 달했다는 신호다.

셋째, 하이퍼스케일러의 실적 가이드라인이다. MS, 아마존 등이 AI 수요 둔화를 언급하는 순간, 모건스탠리 및 무디스(Moody’s)가 향후 수년간 데이터 센터 구축을 위한 자본 지출(CAPEX) 규모인 3조 달러(4428조 원)AI 인프라 구축 계획은 '버블 붕괴'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AI 산업은 이제 ''의 단계를 지나 '상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가혹한 검증대에 올랐다. 자본의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 빅테크가 확실한 수익 모델을 제시하느냐가 향후 세계 경제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