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4년 만에 러시아 첫 영토 순손실 120㎢… 전황 이변
EU 드론 동맹 창설·북한 추가 파병 움직임… 전선 확전 우려
EU 드론 동맹 창설·북한 추가 파병 움직임… 전선 확전 우려
이미지 확대보기독일 일간지 타게스슈피겔 등이 지난 5~7일(현지시각) 연속 보도한 내용을 종합하면, 양측이 각각 일방적인 휴전을 선언했음에도 교전이 멈추지 않으면서 협상 공간이 급격히 좁아지고 있다.
전승절 앞 '보복 공격' 카드 꺼낸 러시아
러시아 외무부는 7일(현지시각) 키이우 주재 외국 공관에 공문을 보내, "외교·영사 기관 직원과 자국민을 키이우에서 제때 대피시킬 것"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가 9일 모스크바 전승절 행사를 방해할 경우 "보복 타격"을 가하겠다는 경고를 공식화한 것이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도 우크라이나가 휴전을 어길 시 키이우 도심을 직접 겨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9일은 구소련이 나치 독일을 꺾은 것을 기리는 '전승기념일'로, 러시아는 올해도 붉은광장에서 열병식을 치를 예정이다.
다만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위협으로 행사 규모는 예년보다 축소됐고, 모스크바 시내 이동통신 인터넷도 5일부터 광범위하게 차단됐다. 크렘린궁은 보안상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에 맞서 5일 자정부터 자국 측 일방 휴전을 선포했으나, 러시아는 이를 무시하고 남부 자포리자 지역 산업시설을 공격했다.
젤렌스키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러시아가 먼저 포격을 멈추면 전쟁도 우리의 대응도 끝난다"며 "그것이 '노골적인 냉소'"라고 비판했다.
4년 만에 첫 영토 순손실… 전황에 균열
2023년 여름 이후 거의 3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가 영토를 되레 내준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자포리자·하르키우·도네츠크 3개 동부 전선에서 각각 약 40㎢씩을 탈환하며 전체 국토의 0.02%를 회복했다.
공중전에서도 공세가 이어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5일 밤 우크라이나 드론 289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으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북서부 레닌그라드주 키리시 정유공장을 재차 타격했다.
러시아 당국은 화재가 신속히 진화됐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중부 폴타바주에서는 러시아의 드론·미사일 복합 공격으로 4명이 숨지고 31명이 다쳤으며, 가스 공급이 끊긴 가구만 3500여 세대에 달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크름반도(크림반도) 잔코이에서도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5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러시아 측이 전했다.
EU·북한·스웨덴… 전쟁의 외연 확대
전쟁의 파장은 여러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5일 'EU-우크라이나 드론 동맹' 창설을 위한 기업 참여 신청을 공개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드론이 발트 3국을 비롯한 EU 회원국 영공을 침범하고, 덴마크·독일·벨기에 등지의 주요 기반시설 상공에서 드론 출몰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다.
EU 집행위는 드론 제조사·스타트업·최종 사용자를 한데 묶어 "첨단 드론·대드론 기술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오는 25일까지 창설 회원사를 모집한다.
북한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북한 국영 조선중앙통신(KCNA)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청년동맹 대회에서 청년들에게 "새로운 대규모 임무 완수"를 위한 준비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서방 당국은 북한이 이미 수천 명의 병력을 러시아 지원 목적으로 파견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이번 발언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연계된 동원 독려로 풀이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웨덴 해역에서는 러시아 이른바 '그림자 함대' 의혹 선박이 또 나포됐다. 스웨덴 검찰은 일요일 트렐레보리 인근 해상에서 시리아 국기를 단 화물선 '진후이(Jin Hui)'를 정선시키고 중국인 선장을 위조서류 소지 등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국제 대러 원유 제재를 피하기 위해 노후 선박을 이용한 '그림자 함대'를 운용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이 선박들이 발트해 해저 케이블 훼손과 같은 혼성(하이브리드) 공격에도 활용된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한편 키이우 내부의 민심 이반도 가속화하고 있다. 키이우 국제사회학연구소(KMIS)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쟁이 끝난 뒤에도 젤렌스키가 대통령직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답한 응답자는 28%에 그쳤다. 형사 처벌을 원한다는 응답도 15%에 달했다.
젤렌스키에 대한 신뢰도는 4월 기준 58%로, 3월의 62%에서 하락했다. 불신 이유로는 전쟁 종결 진전 부재와 선거 공약 불이행이 가장 많이 꼽혔다.
9일 전승절 행사가 다가올수록 러시아의 보복 공격 위협 수위는 높아지고, 우크라이나는 드론 공세를 이어가며 양측 모두 협상보다 군사적 압박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라브로프의 요청으로 전화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러 관계를 논의했지만, 당장의 돌파구 마련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