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가치와 영리 추구의 충돌… 머스크 측, 오픈AI 자산 반환 및 지배구조 원상복구 요구
월가, 재판 결과에 따른 빅테크 인프라 투자 ‘멀티플 압축’ 가능성 및 공급망 파장 예의주시
월가, 재판 결과에 따른 빅테크 인프라 투자 ‘멀티플 압축’ 가능성 및 공급망 파장 예의주시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열린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간의 3주간에 걸친 법정 공방이 배심원단 평결과 재판부의 최종 판단만을 남겨두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연방지방법원의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가 이끄는 이번 재판은 지난 15일(현지시각) 증인심문과 최종 변론을 마쳤으며, 오는 18일부터 9인 배심원단의 본격적인 평결 절차에 돌입한다. 이번 소송은 기술 자본주의의 정점에 선 두 인물의 사적 감정을 넘어, 생성형 인공지능(AI) 생태계의 자금 조달 구조와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심판대에 올렸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막대한 이목이 쏠려 있다.
이번 재판의 핵심 법리적 쟁점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① 머스크가 초기 설립 자금(3800만 달러, 약 570억 원)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인류 공동의 이익을 위한 비영리 연구'라는 묵시적·명시적 계약이 성립했는지 여부, ② 오픈AI 측이 기술 고도화에 필요한 천문학적인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영리 자회사를 설립한 행위가 신의성실 및 자선신탁 원칙을 위배했는지 여부, ③ 소송 결과에 따라 향후 오픈AI의 지배구조 재조정 및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공개(IPO) 일정에 미칠 파장이다.
복잡하게 얽힌 영리 구조의 한계… 법정에서 드러난 소유권 공방
머스크 측 소송 대리인 스티븐 몰로 변호사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머스크 측은 "올트먼과 경영진이 공익 자산을 사실상 영리화하여 자선 신탁의 목적을 기만했다"고 주장하며, 오픈AI 영리 자회사의 자산 중 최대 1340억 달러(약 201조 원)에서 1800억 달러(약 270조 원)에 이르는 이익을 비영리 모법인으로 반환하고 영리법인 전환 자체를 무효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평가받는 오픈AI의 전체 기업가치(8500억~1조 달러 추산, 약 1279조~1504조 원)의 약 15~20% 안팎에 달하는 규모다.
반면 오픈AI 측 변호인 윌리엄 새빗은 머스크 역시 2017년 구조 개편 당시 자신이 지배 지분을 갖는 영리화 방안을 추진했음을 증거로 제시했다. 즉, 머스크가 거대 모델 학습에 필요한 컴퓨팅 비용의 한계를 인지하고 영리 구조 도입에 동의했으나, 통제권 확보에 실패하자 사후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반박이다. 올트먼 CEO 역시 증인석에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자본이 풍부한 연구 기관을 구축한 것"이라며 사유화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헬리온 이해상충' 논란과 빅테크 내부 역학관계의 균열
이번 재판 과정에서는 단순한 영리화 논쟁을 넘어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와 거대 기술기업 간의 밀약이 담긴 내부 문서들이 대거 공개됐다. 특히 머스크 측은 올트먼이 개인 지분 3분의 1을 보유한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와 오픈AI 간의 전력 구매 계약(PPA)을 집중적으로 추궁하며 이해상충 의혹을 부각했다. 올트먼은 관련 의결에서 자신은 제척되었다고 해명했으나, 오픈AI의 컴퓨팅 인프라 공급 회의를 주도하면서 헬리온의 의장직을 유지했다는 점은 향후 지배구조 투명성 평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빅테크의 우회적 지배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올트먼의 일시 축출 사건 당시 사티아 나델라 MS CEO 및 케빈 스콧 MS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이 이사회 인선에 개입하여 특정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 강한 거부권을 행사한 문자 메시지가 폭로됐다. 이는 오픈AI 이사회가 표면적으로는 비영리 독립성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대규모 인프라와 자본을 쥔 MS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경제적 이해관계에 강하게 종속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자본 서사의 전환기… 시장 플레이어가 주시해야 할 3대 체크포인트
이번 소송의 파급력은 두 억만장자의 승패를 넘어 글로벌 AI 인프라 공급망과 자본시장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직결된다. 재판 결과에 대응해야 하는 금융시장 참여자와 기관 투자자들이 주시해야 할 전술적 지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거대 기술기업들의 AI 설비투자(CAPEX) 멀티플 압축 가능성이다. 법원이 오픈AI의 영리 자회사 운영 구조나 MS와의 계약 조건에 제동을 걸 경우, 빅테크의 공격적인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수급 사이클의 가치 평가 배수가 조정될 수 있다.
둘째, AI 코어 모델 경쟁과 자본력의 분리 현상이다. 독점적 원천 기술을 보유한 오픈AI가 법적 리스크로 자본 조달에 제약을 받을 경우, 자본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 중심의 자체 모델 내재화 움직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셋째, 대체 연합 진영의 확장세와 클라우드 파트너십 재편이다. 재판 기간 중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오픈AI의 최대 경쟁사인 앤트로픽과 대규모 컴퓨팅 자원 임대 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아마존·구글 클라우드 진영이 이번 리스크를 틈타 인프라 동맹을 재편하는 규모를 확인해야 한다.
오픈AI의 법적 리스크 부각은 생성형 AI 산업이 거쳐 가야 할 '제도적 수렴 과정'의 서막이다. 배심원단이 머스크의 손을 들어주거나 재판부가 지배구조 개선 명령을 내릴 경우, 시장에서 연내 추진 가능성이 거론되던 오픈AI의 초대형 IPO 일정은 상당 기간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술의 도약이 가져올 자본 효율성의 극대화 이면에 내재된 소유권 균열과 지배구조 리스크를 냉정하게 계산하는 위험 관리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