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력회사 등장…“데이터센터 전쟁이 美 전력망까지 바꾼다”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전력업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재편이 시작됐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폭증으로 전력 수요가 급등하자 미국 최대 유틸리티 기업 넥스트에라에너지와 도미니언에너지가 초대형 합병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넥스트에라는 18일(현지시각) 경쟁사 도미니언에너지를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로 탄생하는 통합 기업의 기업가치는 약 4200억 달러(약 629조1600억 원)에 이른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 기준 역대 네 번째로 큰 규모의 인수합병(M&A) 거래다.
◇ “AI 데이터센터 시대”…미국 전력지도 다시 그린다
이번 합병의 핵심 배경은 AI 산업 폭발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이다.
도미니언은 미국 버지니아 북부 ‘데이터센터 앨리(Data Center Alley)’의 핵심 전력 공급업체다. 이 지역은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약 3분의 2가 오가는 AI·클라우드 인프라 중심지로 꼽힌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확장 경쟁에 나서면서 미국 전력업계는 수십조원 규모 설비 확충 압박을 받고 있다.
존 케첨 넥스트에라 최고경영자(CEO)는 “전력 수요가 수십 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지금은 규모의 경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 “세계 최대 유틸리티”…원전·가스·태양광 모두 품는다
양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통합 회사는 플로리다부터 버지니아까지 1000만개 이상의 가정·기업 고객을 확보하게 된다.
발전 설비 규모는 총 110GW에 달한다. 천연가스, 원자력, 풍력, 태양광 등 거의 모든 전력원을 포괄한다.
또 AI 데이터센터 등 대형 전력 수요 프로젝트 130GW 규모가 현재 대기 중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넥스트에라는 이미 세계 최대 유틸리티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기업가치는 약 3030억 달러(약 453조8940억 원)다.
도미니언 인수 조건은 도미니언 주식 1주당 넥스트에라 주식 0.8주 지급 방식이다. 거래 완료 후 통합 회사 지분은 넥스트에라 주주가 74.5%, 도미니언 주주가 25.5% 보유하게 된다.
도미니언 주주들은 거래 종료 전까지 분기 배당금도 받으며 거래 완료 시 추가 현금 3억6000만 달러(약 5393억 원)를 지급받는다.
◇ “전기요금·독점 우려”…규제 장벽 변수
다만 이번 거래는 미국 반독점 당국과 각 주 에너지 규제기관 심사를 모두 통과해야 해 승인 과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전력망 집중화와 소비자 전기요금 상승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도미니언 주가는 이날 12% 넘게 급등했지만 FT는 주가가 최종 거래 가격보다 낮게 형성된 점을 들어 투자자들이 규제 승인 과정에 일부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규제 당국 반대로 거래가 무산될 경우 넥스트에라는 도미니언에 48억 달러(약 7조1900억 원)의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
◇ AI 시대 핵심 산업으로 떠오른 전력
이번 거래는 단순한 유틸리티 기업 합병을 넘어 AI 시대의 핵심 병목이 이제 반도체에서 전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블랙록 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GIP)와 글로벌 사모펀드
EQT가 발전업체 AES를 333억 달러(약 49조883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한 것도 같은 흐름으로 해석된다.
넥스트에라는 지난해 엔비디아와 xAI, GIP, 아부다비 MGX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과 함께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가운데 하나인 얼라인드데이터센터에도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AI 경쟁이 반도체 확보를 넘어 전력망·발전설비·원전·가스 공급망 확보 경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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