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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자강론' 불붙었다…독일 국방비 사상 최고, K-방산 수혜주는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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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자강론' 불붙었다…독일 국방비 사상 최고, K-방산 수혜주는 '이곳'

미국 신뢰도 28%p 폭락에 국방비 증액 민심 60%대 중반 돌파
한화·KAI·LIG D&A, 텅 빈 유럽 무기고 채울 핵심 대안으로 부각
유럽의 안보 축이 흔들리면서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전례 없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 미국에 의존하던 유럽이 스스로 무장하는 '자강론'을 선택하면서 한국산 무기체계 수요가 폭증하는 구조적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의 안보 축이 흔들리면서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전례 없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 미국에 의존하던 유럽이 스스로 무장하는 '자강론'을 선택하면서 한국산 무기체계 수요가 폭증하는 구조적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미지=제미나이3

유럽의 안보 축이 흔들리면서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전례 없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 미국에 의존하던 유럽이 스스로 무장하는 '자강론'을 선택하면서 한국산 무기체계 수요가 폭증하는 구조적 환경이 만들어졌다. 미국의 장기적인 안보 피로감과 고립주의 기조가 촉발한 안보 불안이 국내 방산 업계에는 오히려 대형 특수로 작용하는 역설적 국면이다.

독일 연방방위군 군사사 및 사회과학 센터(ZMSBw) 티모 그라프 선임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안보 및 국방 정책 공공여론' 연구에 따르면, 독일 국민의 미국에 대한 신뢰도는 직전 조사 대비 28.0%포인트 급락했다. 유럽 매체 유로뉴스는 지난 21(현지 시각) 이 조사 결과를 인용해 안보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신뢰도가 바닥을 쳤다고 보도했다.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 여기는 응답은 전체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장기 고립주의가 촉발한 안보 불안, 독일 국방비 증액 민심 사상 최고


동맹의 빈자리는 자국 군사력 강화라는 여론으로 이어졌다. 독일의 국방비 증액 찬성 여론은 1년 만에 7.0%포인트 상승하며 64.0%~65.0%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조사를 시작한 지난 1996년 이후 사상 최고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60.0% 선을 밑돌던 수치가 미국의 방위비 증액 압박과 그린란드 사태, 이란 전쟁 등 전방위적 지정학 위기를 거치며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독일 국민의 60%대 후반은 러시아를 직접적인 군사 위협으로 인식했다. 이에 따라 동부전선 군사력 배치에 동의하는 비율도 절반에 달했다. 독일이 발트 3국 방어를 위해 군사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견은 50.0%, 폴란드 영공 감시 등에는 50.0% 이상의 찬성표가 나왔다. 전통적으로 군사력 사용에 신중했던 독일 민심이 '스스로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현실론으로 돌아선 방증이다.

실제 독일 정부는 연방군 특별기금을 포함해 오는 2026년 전체 방위 관련 지출을 지난해 860억 유로(150조 원) 대비 25.0% 이상 증액한 1080억 유로(188조 원) 규모로 확정하고 유럽 안보 책임 확대를 공식화했다. 이는 러·우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이자 역대 최고 수준의 국방 예산이다. 나아가 지난해 헤이그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2035년까지 국방비 GDP 5.0%(직접 군사비 3.5%, 간접 안보비 1.5%) 증액 지침'을 이행하기 위한 구조적 사이클의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채워야 할 유럽 무기고…납기·가성비 앞세운 K-방산 수혜 집중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이 같은 변화는 유럽 전체의 방산 공급망 재편을 의미한다. 나토 회원국들이 방위비를 대폭 올리는 가운데 현지 방산 기업들의 생산 능력은 한계에 부딪혔다. 무기와 탄약 공급이 시급한 상황에서 대규모 물량을 적기에 납품할 수 있는 사실상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한국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는 유럽 현지 업체들은 급증한 수주를 감당할 유연성이 부족해 납기 면에서 한국이 압도적 우위라고 진단한다.

실제 국내 방산 대기업들은 이미 유럽 시장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포함한 유럽 K9 자주포 수출이 누적 수십억 달러 규모로 커졌다. 루마니아 현지 공장(H-ACE Europe) 설립을 통해 최대 80% 현지화까지 목표로 삼는 등 단순 수출을 넘어 유럽 생산거점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FA-50 경공격기로 유럽 상공을 공략 중이다. 나토 국가와의 상호운용성, 파일럿 훈련과 경공격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높은 가성비 플랫폼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예산이 제한된 동유럽 공군의 주력 기종으로 안착하고 있다.

LIG D&A 역시 천궁-II 등 정밀 유도무기의 유럽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이스라엘이나 미국제 요격체계 대비 확실한 가격 경쟁력과 중거리 방공 특화 성능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나토 통합 방공망과의 연동성 확보 여부가 추가 수주 가시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단기적 수주 가시성과 중장기 현지화 장벽 점검해야


단기적으로는 올해 하반기 예정된 폴란드 2차 이행계약과 루마니아의 신규 수주 잔여 물량 확보 여부가 주가 성장의 가속도를 결정한다. 유럽 국가들의 방위비 예산 집행 속도와 한국 수출입은행의 금융 지원 한도 확대 추이가 핵심 지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유럽 방산 기업들의 견제를 넘어야 한다. 독일과 프랑스 등 핵심 국가들은 자국 방산 생태계 보호를 위한 규제와 우선구매 정책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어, K-방산의 장기 성장에는 새로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업계가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공동 생산과 기술 이전 등 유연한 현지화 전략을 펼쳐야 하는 이유다.

방산 투자자, 체크포인트


유럽발 방산 특수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다음 세 가지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첫째, 나토 회원국의 GDP 대비 국방비 지출 현황이다. 나토 및 각국 국방부의 중기 재정 계획을 통해 독일의 20261080억 유로 예산 집행과 향후 정규 국방비 증액 추이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둘째, 방산 3사의 유럽향 수주잔고 증가율 추이다. 각 사 분기보고서에서 유럽향 수주잔고 추이와 현지 합작 비율을 함께 체크해야 단기 매출 성장을 넘어 중장기 마진 구조까지 가늠할 수 있다.

셋째, 수출입은행의 금융 지원 여력 법안 추이다. 국회와 정부의 수출금융 확대 법안 및 자본확충 속도가 수조 원대 규모에 달하는 초대형 유럽 패키지 딜의 선수금과 장기할부 구조를 뒷받침하는 핵심 변수다.

미국의 안보 고립주의가 불러온 유럽의 자강론은 K-방산의 위상을 단순한 대체재에서 글로벌 안보 파트너로 격상시키는 결정적 전환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