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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PI 4.2% 재상승…식품발 인플레에 유통·외식株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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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PI 4.2% 재상승…식품발 인플레에 유통·외식株 흔들

중동·관세·가뭄 '3중 충격'…미국 밥상물가 폭탄에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속 고환율·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 가중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다시 반등하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다시 반등하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다시 반등하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하고 있다.

미 노동부(BLS)에 따르면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2%를 기록했으며, 10(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매체들도 이를 인플레이션 재점화 신호로 집중 조명했다. 이는 지난 4월 기록한 3.8%에서 0.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최근 1년 내 가장 큰 상승폭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며 달러 강세 압력을 자극하고 있다. 이란 전쟁으로 고조된 지정학적 위기에 관세 폭탄과 가뭄이 겹치면서 미국인의 밥상 물가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콜로라도주립대학교 농업경제학과 돈 틸머니 교수는 현 상황을 농산물 가격 상승 촉매제가 한 번에 폭발한 '퍼펙트 스톰'으로 규정했다.

중동 분쟁발 물류비 급등과 가뭄의 직격탄

미국 가계가 매일 소비하는 식자재 중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품목은 양상추다. 양상추 가격은 지난 4월과 비교해 한 달 만에 16% 올랐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4% 급등했다. 단기 소비 빈도가 높은 신선 채소 가격 급등은 체감 물가를 빠르게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겨울철 미국 전역에 공급되는 양상추와 토마토는 대부분 해외 수입에 의존한다.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등 미국 내 일부 중남부 산지에서도 연중 재배가 이루어지지만, 최근 심각한 용수 부족 사태를 겪으며 국내 자급률이 크게 떨어졌다.

여기에 유가 급등이 물류비용을 끌어올렸다. 이란 전쟁 확전으로 인해 글로벌 핵심 유조선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우려로 통항 불안이 확대되며 국제 유가는 연일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선 유지를 위해 냉동·냉장 설비를 가동해야 하는 신선식품 운송 트럭은 일반 화물차보다 연료 효율이 낮아 유가 상승 타격을 더 크게 받는다. 운송비 상승분은 그대로 소비자 가격에 전가됐다.

식품 가공업계도 원가 압박을 피하지 못했다. 5월 들어 도넛, 비스킷, 머핀을 포함한 베이커리류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으며, 돼지고기 가공품인 햄과 달걀 가격도 전월 대비 크게 올랐다. 육류 시장 역시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다. 소고기 가격은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13.0% 높은 상태다. 미국 축산농가들이 지난 2년간 극심한 가뭄으로 목초지가 황폐해지자, 사육 두수를 줄인 결과다. 공급이 축소된 상황에서 고품질 단백질 수요는 이태 동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관세 장벽이 올린 커피·토마토 가격…복합적 인과관계


정치적 요인인 관세 조치도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품목이 커피와 토마토다. 미국은 하와이 코나 등 극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커피 원두를 자체 생산할 수 없다. 틸머니 교수는 최근의 커피 가격 상승에 대해 미국 정부의 관세 조치가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운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멕시코산 토마토 역시 유사한 공급망 차질을 겪고 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이 안정적으로 확보해 온 멕시코산 토마토는 현재 약 17%의 관세를 적용받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기존 시장 안정화 협정을 전격 취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제 소비자 가격은 관세뿐 아니라 환율과 운송비, 기존 계약 단가가 복합적으로 반영되며 시차를 두고 상승하는 구조다. 토마토 가격은 전월 대비 6% 내렸으나, 지난해 5월과 비교하면 32%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5월 전체 신선 과일 및 채소 물가는 1년 전보다 6% 상승했다.

국내 수입 가공식품 유통업계에서는 미국발 인플레이션 쇼크는 글로벌 원자재 유통 경로를 왜곡해 국내 수입 단가를 밀어 올리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말한다. 기업 규모에 따른 기초체력 차이도 예상된다.

가격 전가력이 높은 대형 식품업체는 가공식품 단가 인상을 통해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유지되는 반면, 원가 상승을 소비자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어려운 외식 프랜차이즈나 원두 수입업체는 마진 훼손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최근 식품·유통 관련 종목은 실적 방어력에 따라 주가 차별화가 뚜렷해지는 흐름이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가 하반기 주요 수입 가공식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연장 및 수입선 다변화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어, 전면적인 물가 폭등으로 이어지는 충격은 일부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기 리스크 지속…투자자가 꼭 봐야 할 3가지 체크포인트


미국과 이란 간의 평화 협상 타결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당분간 글로벌 물가 불안정성은 지속할 전망이다. 미국의 공급망 마비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이 단순한 계절성 요인을 넘어 구조적 인플레이션으로 고착화하는 양상이다. 국내 투자자와 유통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포트폴리오 방어와 수입 단가 대응을 위해 다음 세 가지 지표를 중점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첫째,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 여부와 WTI 유가 추이다. 유가 강세는 유통·물류 비용 부담을 직접적으로 키우는 핵심 변수로, 항공·운송주의 마진 압박을 점검하고 정유주의 수혜 여부를 가름할 잣대다.

둘째, 미국 농무부(USDA) 발표 가뭄 지수와 곡물 수급 동향이다. 기후 위기로 인한 식자재 공급 부족 강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직결되는 사료주, 곡물 ETF의 변동성을 확인해야 한다.

셋째, 미국 행정부의 추가 관세 기조와 달러 인덱스 변화다. 고환율 기조 속에서 관세 장벽이 높아지면 환차손 우려가 커지므로, 수입 비중이 높은 음식료 가공 업종의 이익 마진 방어력을 판단하는 지표가 된다.

이번 인플레이션은 경기 과열이 아닌 공급 충격 성격이 강해, 가격 안정까지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특히 공급 충격 기반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으로 제어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원자재 수입선 다변화와 선물 계약을 활용한 조달 위험 관리를 서두르는 한편,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취약한 자산을 줄이고 방어적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