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공개가 키운 이해충돌 논란…월드리버티파이낸셜 토큰 매각 수입 5억2680만달러
‘셀러브레이션 코인’ 로열티도 9792억원…백악관 “이해충돌 없다”
‘셀러브레이션 코인’ 로열티도 9792억원…백악관 “이해충돌 없다”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가족 가상자산 사업에서 5억달러(약 7710억원)가 넘는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가 가상자산 업계에 우호적인 정책 기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현직 대통령 본인과 가족이 관련 사업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둔 사실이 재산공개를 통해 드러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1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날 공개된 미국 정부윤리청(OGE) 재산공개 자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가족 가상자산 기업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의 토큰 매각으로 5억2680만달러(약 8123억원)를 벌었다고 보도했다.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가 2024년 공동 창업한 가상자산 기업이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의 아들들도 창업에 참여했다.
◇ 현직 대통령 재산공개서 드러난 코인 수입
이번 재산공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산업 지분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자료다.
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월드리버티파이낸셜 토큰 매각 수입 외에도 ‘셀러브레이션 코인’과의 라이선스 계약에서 6억3500만달러(약 9792억원)의 로열티 수입을 신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드리버티파이낸셜 토큰 157억5000만개도 계속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토큰의 가치는 지난 1년간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약 9억달러(약 1조3880억원)로 평가됐다.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은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FT는 지난해 10월에도 트럼프 일가의 가상자산 사업이 직전 1년 동안 세전 기준 10억달러가 넘는 이익을 거뒀다고 보도한 바 있다.
◇ 가상자산 규제 완화와 맞물린 논란
논란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가상자산 정책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가상자산 규제 기조를 완화하고 주요 가상자산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과 규제 압박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여 왔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본인과 가족이 가상자산 사업에서 거액을 벌었다는 사실은 이해충돌 의혹을 키울 수밖에 없다.
가상자산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규제 환경 개선 기대를 받아 왔다. 대통령의 발언과 행정부의 정책 방향은 토큰 가격, 기업 투자, 거래소 규제, 스테이블코인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월드리버티파이낸셜 토큰을 보유하고 관련 수익을 거둔다는 점은 단순한 개인 투자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미국 대통령의 정책 결정과 가족 기업의 이해관계가 같은 산업 안에서 만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이해충돌 의혹을 부인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과 가족이 과거에도, 앞으로도 이해충돌에 관여한 적이 없으며 그럴 일도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그룹 측도 이번 재산공개가 가족 기업의 강한 재무 상태를 보여준다며 세계적 수준의 가치 있는 자산과 충분한 유동성, 보수적인 재무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 메타·알파벳 등도 거액 지급
이번 재산공개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자산 수입 외에도 대형 기업과 관련된 지급 내역이 포함됐다.
FT에 따르면 메타플랫폼스는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 프로젝트에 2450만달러(약 378억원)를 지급했다. 알파벳은 백악관 새 이스트윙 무도회장 건립을 위한 기업 기부금을 모으는 내셔널몰 신탁에 2200만달러(약 339억원)를 냈다.
CBS방송과 ABC방송도 각각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에 1600만달러(약 247억원)를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위터와 창업자 잭 도시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는 800만달러(약 123억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아갔다.
이 같은 지급 내역은 빅테크와 미디어 기업들이 트럼프 대통령 측 프로젝트에 거액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은 법적 분쟁 해결이나 기부, 프로젝트 참여 형식으로 돈을 냈지만 현직 대통령과 대형 규제 대상 기업 사이의 금전 흐름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해석을 피하기 어렵다.
◇ 성경·시계·향수·기타까지 수입원
트럼프 대통령은 브랜드 라이선스와 상품 판매에서도 상당한 수입을 신고했다.
트럼프 브랜드 시계 로열티 수입은 470만달러(약 72억원)였다. 커피테이블북 ‘세이브 아메리카’에서는 190만달러(약 29억원)를 벌었다.
사진집 ‘레터스 투 트럼프’ 수입은 59만1000달러(약 9억원)였다. 가수 리 그린우드의 성경 관련 수입은 20만8486달러(약 3억2000만원)로 신고됐다.
운동화와 향수에서는 6만7634달러(약 1억원)를 벌었고 ‘45’ 기타 관련 수입은 3만5920달러(약 5540만원)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과 정치적 상징성이 여전히 강력한 상업적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대통령직, 정치 브랜드, 상품 판매가 긴밀하게 얽혀 있는 구조다.
◇ 선물 내역도 공개
재산공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선물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으로부터 월드컵 입장권 10장을 받았다고 신고했다. 가치는 1만5000달러(약 2300만원)로 기재됐다.
또 맞춤형 스티커 회사 스티커뮬의 최고경영자 앤서니 콘스탄티노로부터 ‘디파이언스 모뉴먼트’라는 조각품을 받았다. 해당 조각품의 가치는 25만달러(약 3억9000만원)로 신고됐다. 콘스탄티노는 최근 뉴욕주 연방 하원의원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승리한 인물이다.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수입도 공개됐다. 멜라니아 여사는 대체불가능토큰(NFT) 판매로 600만달러(약 93억원)를 벌었고, 아마존이 사들인 다큐멘터리 ‘멜라니아’로 1070만달러(약 165억원)의 수입을 신고했다.
◇ 정치와 사업의 경계 다시 쟁점
이번 재산공개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가 전통적 부동산 사업에서 가상자산, 브랜드 상품, 소송 합의, 기업 기부금이 얽힌 복합 구조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가상자산 수입은 정치적 파장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행정부의 가상자산 규제 방향을 좌우할 수 있는 인물이다. 동시에 가족 기업과 본인이 가상자산 토큰 수입을 거두고 있다. 이 구조는 정책 결정이 공익을 위한 것인지, 대통령 일가의 경제적 이해와 무관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낳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트럼프 측은 이해충돌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재산공개 자료가 보여주는 숫자는 논란을 쉽게 잠재우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미국 대통령의 재산공개는 법적 의무다. 그러나 이번 공개는 단순한 숫자 공개를 넘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권력과 가족 사업, 가상자산 산업이 어디까지 얽혀 있는지를 보여주는 정치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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