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5986조원 속 '재원 없는' 10년 개혁 공약
굿그로스펀드 특혜 소송...개발주 리스크 부각
자본이득세·토지세 도입설, 파운드 자산 투자자 주목
굿그로스펀드 특혜 소송...개발주 리스크 부각
자본이득세·토지세 도입설, 파운드 자산 투자자 주목
이미지 확대보기텔레그래프는 지난달 29일 보도에서 버넘이 재원 조달 방안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이번 세대 최대 변화"를 예고했다고 지적했다. 연설을 전후해 영국 국채시장은 수주간 이어진 정치 불확실성 속에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 왔다.
"노10 노스"로 권력 재분배...맨체스터이즘 전국 확산 시도
버넘은 이날 연설에서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에 빗대 '노10 노스'로 불리는 정부 거점을 맨체스터에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다시 배선된 영국의 신경중추"라고 표현하며 잉글랜드 중부와 남서부, 요크셔 등 전역에 권한과 재원을 재분배하겠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북아일랜드에도 추가 분권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그는 정책 철학으로 9년간 맨체스터 광역시장으로 재직하며 구축한 '맨체스터이즘'을 제시했다. 공공과 민간, 노동조합이 협력하는 방식이라며 "정당보다 지역을 우선한다"고 강조했다.
재임 시절 도입한 대중교통 통합관리체계(비네트워크)와 단일요금 2파운드 버스제도, 지역별 성장기금(굿그로스펀드) 등을 성과로 내세웠다. 전후 최대 규모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과 제조업 재건, 낙수효과 경제모델 탈피도 공약했다.
국채시장, 연설 앞두고 수주간 긴장...당일은 일단 진정
영국 국채시장은 버넘이 지난 5월 보궐선거를 통해 하원에 복귀한 이후 정치 불확실성을 반영해 출렁여 왔다.
CNBC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30년물 국채금리는 1998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고, 파운드화에 대한 투기적 숏포지션은 2015년 이후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도이체방크는 버넘이 국채시장 관련 발언을 일부 철회했음에도 투자자들이 향후 재정지출 확대를 우려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정보업체 틱밀에 따르면 정작 연설 당일에는 우려했던 수준의 국채시장 충격이 나타나지 않았다. 파운드화는 연설 도중 오히려 1.323달러선까지 소폭 올랐고 10년물 국채금리도 소폭 내린 뒤 안정을 되찾았다.
버넘이 기존 재정준칙 준수 의사를 밝힌 점이 투자자들을 일시적으로 안심시켰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인베스코는 버넘과 차기 재무장관이 저성장·복지지출 압박이 겹친 까다로운 재정 여건을 물려받게 될 것이라며 올가을 세 번째 증세 예산안 편성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굿그로스펀드 특혜 논란...자본이득세·토지세 도입설도
버넘이 내세운 모델의 실제 성과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버넘이 시장 재임 중 운용한 10억파운드(약 2조 642억원) 규모 굿그로스펀드가 실제로는 고급 주상복합 개발에 주로 투입돼 사회주택 공급 확대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 개발업체는 이 기금이 특정 개발사업 보조금으로 부당하게 쓰였다며 항소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버넘은 이날 연설에서 자본이득세 인상이나 토지가치세 도입, 연금 '트리플 록' 폐지 등 그동안 시장에서 거론돼 온 증세·복지축소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관련 시나리오를 둘러싼 시장의 관측은 오히려 더 무성해지는 분위기다.
부채 5986조원...이달 총리 등극 이후가 진짜 시험대
영국은 현재 2조 9000억파운드(약 5986조원) 규모 국가부채를 안고 있으며 성장률 둔화와 실업률 상승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버넘의 노동당 대표 선출이 사실상 확정적인 만큼 이르면 이달 중 총리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버넘의 참모진 구성이 토니 블레어 정부 인사들과 겹친다는 평가도 있다. 제임스 퍼넬 전 노동연금부 장관이 비서실장으로 내정됐고, 이벳 쿠퍼와 에드 밀리밴드, 데이비드 밀리밴드 등이 차기 내각 후보로 거론된다.
컨설팅업체 드베르그룹의 나이젤 그린 최고경영자는 버넘이 국채 발행과 재정지출을 둘러싼 투자자 불안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고 평가했다.
2022년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재원 없는 대규모 감세를 밀어붙이다 국채시장 급락과 자진 사퇴로 이어진 사례가 시장의 기억에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원 조달 계획에 대한 구체적 설명 없이 대규모 개혁을 예고한 만큼, 실제 취임 이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세부 방안이 어떻게 구체화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