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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지평 넓히는 유럽 재무장… 방공·지상군 동시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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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지평 넓히는 유럽 재무장… 방공·지상군 동시 재편

독일, 바이에른에 이스라엘제 애로우3 2호 기지 구축 가속
스페인 인드라, 지상군 현대화 맞춰 군용차 생산 허브 재편
한국 방산, 가치와 동맹 중심 조달규범 위험 극복이 과제
유럽 대륙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방공망과 지상전력을 동시에 재편하면서 한국 방산의 유럽 진출 지형도 달라지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대륙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방공망과 지상전력을 동시에 재편하면서 한국 방산의 유럽 진출 지형도 달라지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유럽 대륙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방공망과 지상전력을 동시에 재편하면서 한국 방산의 유럽 진출 지형도 달라지고 있다.

독일은 이스라엘제 애로우3 2호 포대를 남부에 추가 배치하며 대륙 상공에 촘촘한 방공망을 짜고 있다. 스페인 인드라는 지상군 현대화에 맞춰 군용 차량 공장 확대에 나섰다. 이는 한국 장거리 방공 체계와 장갑차 수출에 기회를 주는 동시에 정치와 산업 분야 경쟁 위험을 함께 키우는 변화다.

독일, 애로우3로 상층 방공망 강화


독일 연방군은 지난달 30(현지시각) 이스라엘제 애로우3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두 번째 작전 기지를 바이에른주 그로스카우프보이렌 일대에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달 4(현지시각) 독일 공군이 카우프보이렌 비행기지에서 토지를 연방 정부로 공식 이양하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홀거 노이만 독일 공군 참모총장과 알렉산더 괴츠 국방부 전력발전국장이 참석했다.

노이만 참모총장은 남부 거점 확보가 독일 전역의 방공망 범위를 넓히고 작전 탄력성을 확보하는 데 필수인 전략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들어서는 두 번째 기지에는 위협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엘타의 ELM-2080 그린파인 블록C 레이더가 탑재된다. 요격 미사일 발사대는 인근 레히펠트 공군기지에 배치할 계획이다.

독일은 2023년 첫 35억 달러(53500억 원) 계약에 이어 2025년 추가 31억 달러(47300억 원) 패키지를 승인해 애로우3 요격탄과 발사대를 대량 확보하고 있다. 누적 계약 규모만 66억 달러(10조 원)에 이른다.

바이에른 남부 거점은 베를린 인근 1호 포대를 보완하는 국가 탄도미사일 방패망 완성 단계로 평가받는다. 탄도미사일이 지구 대기권 밖에 머무를 때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애로우3는 고도 100km 이상, 사거리 최장 2400km에 이른다. 독일 공군은 이 시스템을 24시간 가동해 인구와 주요 기반 시설을 보호할 방침이다. 이는 기존 패트리어트 포대나 유럽 하늘방패 이니셔티브와 서로 보완하는 형태로 운용된다.

스페인, 지상전력 현대화와 공장 경쟁


지상군 전력 강화를 위한 군용 차량 생산기지 확보 경쟁도 뜨겁다. 방산 전문지 인포디펜사는 이달 5일 보도를 통해 인드라 랜드 비히클이 국방부 특별 현대화 프로그램 기한을 맞추기 위해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생산시설 확충을 추진해 왔다고 전했다.

인드라는 앞으로 10년 동안 약 600대의 군용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며 총투자 규모는 장비 비용을 포함해 13000만 유로(2270ᅟᅥᆨ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이미 집행했다.

공장 유치를 둘러싸고 갈리시아와 아스투리아스 지방 정부가 수주간 대립했다. 당초 인드라는 아스투리아스 랑그레오 지역의 바로스 공장을 인수하려 했으나 가격 이견으로 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인드라는 600만 유로(104억 원)를 제시했으나 소유주인 두로 펠게라 측은 자사의 경제 위기를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납기 처리가 시급했던 인드라는 갈리시아 자치정부 소유 부지와 가까운 아스 폰테스 지역 창고 개조 작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갈리시아와 아스투리아스 간 공장 유치 경쟁은 결국 인드라가 아스투리아스 두로 펠게라 히혼 공장 인수를 공식화하면서 일단락됐다. 이 부지는 라인메탈과의 전략 제휴 아래 유럽형 장갑차와 전차 생산 허브로 재편되고 있다.

프랑크 토레스 인드라 랜드 비히클 총괄 책임자는 기존 히혼의 엘 타예론 공장 외에 2개의 추가 공장이 2027년까지 가동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신설 공장들이 정상화되면 4개의 현대화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고용 1000, 간접 고용 3000명 등 약 4000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엘 타예론 공장은 궤도형 차량 중심으로 운영되며 VCR 8x8 프로그램과 궤도형 지원 차량을 담당한다. 2공장은 차륜형 자주포와 교량 가설 차량을 비롯한 차륜형 차량 생산을 전담한다. 3공장은 대공포병 작전본부 현대화와 트럭 플랫폼 시스템 통합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한국 방산, 틈새 방공망과 현지화 전략이 관건


유럽 시장의 방공망 투자 확대와 지상 장비 재편은 국내 방산 업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전차, 자주포, 다연장로켓을 중심으로 폴란드 등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키우며 유럽 내 상위 공급국으로 부상했다. 유럽의 국방비 증액 기조는 장거리 방공과 장갑차 수요 확대로 이어져 한국 장비의 수출 영토를 넓힐 기회다.

다만 요격 고도 100km 이상의 최상층 방공망 영역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결속이 공고하며 현지 방산 기업들의 진입 장벽이 높다. 한국 방산은 독자적인 고고도 요격 기술을 갖추었으나 미·이스라엘 동맹 중심의 유럽 상층 방공망 시장 구조를 감안해, 단기적으로는 단거리나 중거리 체계와 유럽 현지 통합솔루션에서 틈새를 찾는 전략이 현실성 있다.

최근 유럽 무기 조달 시장에서는 가치와 동맹 신뢰 여부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정치 규범 리스크가 가격 경쟁력을 상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럽 국방 조달 시장에서 EUNATO 동맹권 내 생산 요구와 공동 개발 압박이 거세지는 만큼, 한국 기업들에 현지 합작 법인 설립이나 부품 공급망 동맹 동참은 사실상 선택지가 제한된 필수 과제다.

산업 전략 체크리스트 세 가지


첫째는 독일 하늘방패 이니셔티브참여국들의 상층 방공망 도입 추이다. 애로우3 중심 체계 속에서 한국형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과 중거리 방공 체계가 파고들 입지가 결정된다.

둘째는 스페인 특별 현대화 프로그램 하에서 진행되는 VCR 8x8와 차륜형 자주포 사업의 실제 출고 수치다. 이는 자주포나 장갑차 등 한국 장비의 추가 유럽 계약 경쟁 전선과 직접 맞닿아 있다.

셋째는 EUNATO 조달에서 로컬 생산과 공동 개발 요구 비중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다. 현지 강소 기업들과의 공급망 연계 수준에 따라 한국 방산의 중장기 다변화 성패가 갈린다.

유럽 재무장은 한국 방산 수출 호황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이 아니다. 유럽의 복잡한 정치 산업 지형과 엮인 새로운 시험대라는 점을 계약 추이와 구체적인 숫자로 확인해 가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