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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역대표부, 쿠팡 규제 저격해 한국 대상 ‘301조 조사’ 전격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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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역대표부, 쿠팡 규제 저격해 한국 대상 ‘301조 조사’ 전격 착수

미국 기관투자자 그리녹스·알티미터 청원에 디지털 무역 관행 정조준
무역법 301조로 고율 관세 및 수입 제한 보복 칼날… 트럼프 2기 통상 압박 최고조
망 사용료·데이터 국외 이전·플랫폼 규제 3대 빗장 정조준
미국 무역대표부는 쿠팡에 대한 표적 규제 차별 혐의와 관련해 한국에 대해 301조 조사를 시작했다. 사진=쿠팡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무역대표부는 쿠팡에 대한 표적 규제 차별 혐의와 관련해 한국에 대해 301조 조사를 시작했다. 사진=쿠팡
미국 정부가 자국의 이커머스 공룡인 쿠팡(Coupang)을 향한 한국 규제 당국의 제재 조치를 ‘미국 자본에 대한 차별적 규제’로 규정하고, 한국의 디지털 무역 관행 전반을 겨냥해 가혹한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법 301조’ 조사 칼날을 전격적으로 빼 들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폭탄 압박을 피하기 위해 대규모 미국 투자 선언을 단행했던 한국 정부는, 이번엔 실리콘밸리 플랫폼을 보호하려는 미국의 거대한 비관세 장벽 철폐 요구에 직면하며 사상 최악의 통상 외교 정체 부침에 휘말리게 됐다.

1일(현지시각) 케냐의 유력 디지털 종합 매체 스트림라인 피드(Streamline Feed) 보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 정부의 플랫폼 규제 및 디지털 통상 정책이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표적 차별했는지 검증하기 위한 1974년 무역법 301조 조사를 공식 개시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계 거대 기관투자자인 그리녹스(Greenox)와 알티미터(Altimeter)가 지난 1월 발생한 쿠팡의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한국 당국이 부과한 과도한 페널티 조치에 반발해 청원을 제출함에 따라 단행됐다.

‘보복 관세·수입 제한’ 장착한 301조의 공포… 미국 하이테크 안보 방어벽 가동


미국 무역법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인해 미국 기업이 피해를 입었을 때, 대통령의 광범위한 행정 명령 권한을 통해 상대국에 징벌적 고율 관세를 투하하거나 가혹한 수입 제한을 단행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통상 무기다.

최근 미국 의회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26년 무역정책 의제’를 제출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USTR 대표는 서방 및 아시아 국가들의 디지털 보호무역주의를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핵심 타깃으로 지정한 바 있다.

미국 투자자들은 한국 규제 당국이 네이버(Naver), 카카오(Kakao) 등 한국 토종 재벌 기업들의 유사한 데이터 보안 사고에는 유독 관대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미국 자본인 쿠팡에게만 유례없는 징벌적 과징금 폭탄을 투하해 국내 경쟁사들을 간접 지원하는 시스템적 편향성을 보였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USTR이 고위급 정부 차원의 직접 개입과 가혹한 보복 조치를 확실히 보장하자, 그리녹스와 알티미터는 USTR 청원을 일단 자진 취하했으나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 FTA) 위반을 근거로 한국 정부를 향한 별도의 민사상 법적 소송 트랙은 중단 없이 강행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망 사용료·데이터 이전·반독점’ 한국의 3대 디지털 빗장 전면 무력화 타깃

USTR이 가동한 이번 301조 조사의 장부상 최종 목적은 한국 정부가 구축해 둔 차세대 디지털 규제 장벽을 완벽히 무력화하는 데 있다. USTR은 구체적인 팩트시트를 통해 한국의 3대 통상 규제 펜스를 정밀 타격하겠다고 선언했다.

첫째, 넷플릭스(Netflix)와 구글 유튜브(YouTube) 등 미국 콘텐츠 제공업체(CP)들에게 한국의 통신망 자산 사용료를 강제로 납부하도록 압박하는 한국 국회의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을 저격했다.

둘째, 소비자 데이터를 frictionless(마찰 없이)하게 국외로 수송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데이터 지역화(국내 보관) 규제를 철폐해 국경 간 데이터 흐름의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셋째,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경쟁 규제가 네이버·카카오는 방어해 주면서 미국 플랫폼만을 타깃 삼는 반독점 족쇄로 악용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다.

지정학적 통상 포화 속에서 한국 관료들은 301조 관세 폭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헤지하기 위해 결국 머리를 숙였다. 한국 정부는 USTR과의 긴급 협상 테이블에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률과 행정 정책이 미국 기업을 절대 차별하지 않도록 조율하고, 국경을 넘는 데이터 전송의 안전 통로를 용이하게 열어주겠다”며 대대적인 비관세 장벽 양보를 약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에서 나이로비까지 번지는 ‘미국 기술 패권’ 공포… 하반기 디지털 무역의 새 기준


이번 USTR의 초강경 조치는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주권 국가들을 향한 매서운 경고등으로 통한다. 당장 아프리카 동부의 케냐 데이터보호청(ODPC)을 비롯해 글로벌 개발도상국들이 다국적 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가혹한 데이터 현지화 법안을 집행하고 과징금 벌금을 부과하는 추세에 거대한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25% 자동차 관세 복수 폭탄을 피하기 위해 총 3,500억 달러(약 544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본 지출을 미국 제조업 영토에 수송·투자하기로 확약했던 한국 정부는, 이번엔 안방의 디지털 규제 주권마저 실리콘밸리 자본의 요구에 맞춰 통째로 재조정해야 하는 가혹한 딜레마에 봉착했다.

글로벌 디지털 경제가 완벽히 성숙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각국의 데이터 안보 주권과 미국의 거대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 패권 간의 숨 막히는 머니 게임은 하반기 글로벌 공급망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