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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전차 수출 전선 비상…유럽 차세대 전차 독자 행보에 방산 경쟁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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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전차 수출 전선 비상…유럽 차세대 전차 독자 행보에 방산 경쟁 가열

KNDS, 140mm 신형전차 시험 성공과 독일 생산거점 확장으로 증산 속도
유럽 방산 자국 중심 재편에 한국형 전차 현지화 전략 수정 불가피
유럽 전차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기술 영역을 넘어 산업과 정치의 복합전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합작 방산기업 KNDS가 차세대 전차 개발과 공급망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유럽 지상전력 재편의 서막을 열었다.이미지 확대보기
유럽 전차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기술 영역을 넘어 산업과 정치의 복합전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합작 방산기업 KNDS가 차세대 전차 개발과 공급망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유럽 지상전력 재편의 서막을 열었다.
유럽 전차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기술 영역을 넘어 산업과 정치의 복합전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합작 방산기업 KNDS가 차세대 전차 개발과 공급망 확장에 속도를 내면서 유럽 지상전력 재편의 서막을 열었다.

군사 전문매체 오펙스360과 독일 하르트풍크는 지난달 30(현지시각) KNDS 프랑스가 신형 전차 'CAPINT'140mm 주포 사격 시험 영상을 공개하고, KNDS 독일이 괴를리츠 철도공장을 방산기지로 개조해 가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차 교체 수요가 시급한 유럽 시장에서 현지 방산 연합체가 공급망을 선점하려는 전략 체계다. 이에 따라 폴란드를 교두보 삼아 북유럽과 동유럽으로 영토를 확장하려던 한국 현대로템의 K2 전차 수출 전선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변수가 생겼다.

차세대 전차 경쟁 본격화…무인포탑·140㎜ 주포로 진화.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차세대 전차 경쟁 본격화…무인포탑·140㎜ 주포로 진화. 도표=글로벌이코노믹

140mm 화력과 기동 개념의 충돌, K2 vs CAPINT


KNDS 프랑스가 선보인 CAPINT는 프랑스 육군의 주력 전차 르클레르를 대체할 독자 행보의 산물이다. 기술 구조를 보면 독일 레오파르트 2A8 차체에 프랑스의 신형 무장 시스템 '아스칼론'을 결합했다.

50t 이하 무게에 무인 포탑과 자동 장전 장치를 적용해 3인 승무원 체제를 구축했다. 기존 레오파르트 2A8이 약 64~67t의 중량과 4인 승무원 체제였던 점을 감안하면 미래 전장 환경에 맞춘 급격한 구조 개선이다.

특히 포르투갈 시험에서 입증된 140mm 아스칼론 주포는 기존 120mm DM63 계열 날개안정분리철갑탄(APFSDS)과 비교해 운동에너지 탄의 포구 에너지가 크게 향상되었다. 이 덕분에 장갑 관통력이 최소 30% 이상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 장전 장치에 최적화된 고성능 가축탄 체계를 사용해 화력 효율을 극대화했다.

다만 이 차량은 독일과 프랑스의 차세대 전차 사업(MGCS)이 지연되면서 발생한 2037년 전후의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획된 과도기 플랫폼 성격이 강하다. 검증된 자동 장전 기반의 55t급 경량 고기동 플랫폼인 K2와는 전장 운용 개념 자체가 다르다.

산악과 늪지가 많은 동유럽 지형에서는 K2가 기동성 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러나 CAPINT가 보여준 하이엔드 화력과 드론 연동 능력은 한국 방산에도 기술 고도화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獨 자국 증산 체제 가동, K2 최대 무기 '신속 납기' 위협


생산성 측면에서 KNDS 독일은 공급망 병목을 깨기 위한 증산 체제를 다지고 있다. 프랑스 알스톰으로부터 인수한 작센주 괴를리츠 철도공장을 전환해 레오파르트 2 전차 차체와 포탑 구조물 생산에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괴를리츠 기지가 본궤도에 오르면 KNDS의 레오파르트 2 계열 전차 연간 생산 능력이 기존 20~30대 수준에서 향후 연간 60대 이상으로 두 배 넘게 확충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한국 전차가 유럽 시장을 파고들 수 있었던 가장 큰 무기는 독일산 전차의 극심한 인도 지연이었다. 주문 후 납기까지 최소 36개월에서 48개월이 소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 현지 기지 확장으로 레오파르트 계열의 인도 시차가 24개월 안팎으로 단축될 여지가 생겼다.

다만 이러한 증산 계획이 실현되려면 MTU 엔진과 렝크 변속기로 대표되는 파워팩 핵심 부품 공급망의 병목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는 변수가 남아 있다. 그럼에도 납기 시차가 좁혀진다는 사실 자체는 한국 방산에 부담이다. 향후 2~3년이 K2가 가진 신속 납기 우위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DIRPA 장벽, 단순 경쟁 넘어선 '유럽 방산 보호주의'


더욱 강력한 복병은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선 유럽 방산 보호주의 제도 장벽이다. 유럽연합(EU)은 역내 조달 비율을 높이기 위해 유럽방위기금(EDF)을 투입하고 있다. 나아가 유럽방위산업공동조달법(EDIRPA)을 통해 최소 3개국 이상이 유럽산 무기를 공동 조달할 때 재정을 지원하는 정책을 노골화하는 중이다.

나토 내부에서도 무기 체계 표준화와 산업 블록화 움직임이 뚜렷해지면서 비유럽계 무기 도입에 대한 정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조달 규칙 자체가 한국을 포함한 역외 업체에 불리하게 설계되는 구조 변화가 시작된 셈이다.

이는 완성체를 공급하는 현대로템은 물론 포와 엔진 부품을 공급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자와 네트워크 체계를 담당하는 LIG넥스원 등 국내 방산 밸류체인 전반에 중장기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 방산이 유럽 내 영토를 지키기 위해서는 세 가지 축의 대응 옵션을 구체화해야 한다.

우선 생산 전략 측면에서 폴란드 현지 생산 허브를 조기에 안착시키고, 루마니아 등 인근 잠재 수요국과 부품 공급망을 연계하는 동유럽 공동 생산 벨트를 구축해야 한다. 기술 전략으로는 K2 성능 개량형에 무인 포탑과 드론 재밍 능력을 빠르게 이식해야 한다. 동시에 차세대 전차(K3)의 개발 시계를 앞당겨 130mm 또는 140mm급 화력 솔루션을 선제 확보할 필요가 있다.

정치 외교 측면에서는 유럽 내 단독 진출 대신 현지 유력 방산업체와 전략 협력 합작법인을 설립해 공동조달 보조금 수혜 요건을 우회 충족하는 대안이 요구된다.

시나리오별 전망과 트리거 지표


향후 유럽 지상무기 시장의 향방은 안보 환경과 제도 변화에 따라 세 가지 경로로 갈릴 전망이다.

프랑스와 독일의 차세대 전차 사업 지연이 지속되는 가운데 KNDS가 괴를리츠 기지를 통해 레오파르트 2A8 공급 안정화를 이루는 '기준 시나리오(확률 50%)' 하에서는 현지화 모델을 통한 제한된 점유율 싸움이 전개된다.

만약 우크라이나 전선 등의 안보 위기가 다시 고조되어 유럽 각국의 전차 긴급 도입 수요가 폭증하는 '낙관 시나리오'가 촉발된다면 납기 우위에 있는 한국 K2 전차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EU의 공동조달 규정과 역내산 의무 사용 지침이 법 강제력을 지닐 정도로 강화되는 '비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루마니아 등 후속 계약에 제동이 걸릴 위험이 있다.

투자자와 업계 관계자가 지켜볼 핵심 지표는 KNDS 괴를리츠 공장의 실제 월간 출하량, 프랑스 의회의 국방프로그램법 수정안에 따른 CAPINT 예산 배정 규모, 그리고 동유럽 입찰 공고 내 'EU 역내산 가점' 포함 여부다.

한국 전차가 누려온 납기와 가성비라는 결정적 우위는 유럽의 자국 내 생산 기지 확충과 정치 조달 장벽이라는 거대한 전환기 속에서 서서히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