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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난달 공장 주문 1.3% 감소…AI 설비 투자는 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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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지난달 공장 주문 1.3% 감소…AI 설비 투자는 견조

상업용 항공기 주문 51.8% 급감이 전체 지표 끌어내려
컴퓨터·전자제품 주문은 전년 대비 13% 증가…핵심 자본재도 반등
미국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의 매뉴팩처링 테크놀로지 창고에서 지난 3월 23일(현지시각) 한 근로자가 기계 부품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의 매뉴팩처링 테크놀로지 창고에서 지난 3월 23일(현지시각) 한 근로자가 기계 부품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공장 주문이 지난달 감소세로 돌아섰다.

상업용 항공기 주문이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다. 다만 항공기처럼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하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맞물린 설비 수요는 비교적 강한 흐름을 이어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상무부 산하 인구조사국 자료를 인용해 5월 기준 미국의 공장재 신규 주문이 전월보다 1.3% 감소했다고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8% 감소보다는 양호한 결과다. 전달의 공장 주문 증가율은 기존 4.8%에서 5.3%로 상향 조정됐다. 5월 공장 주문은 1년 전과 비교하면 5.1% 늘었다.

◇ 항공기 주문 급감이 지표 흔들어


전체 지표를 끌어내린 것은 상업용 항공기 주문이었다.

상업용 항공기 주문은 5월 51.8% 급감했다. 4월에는 167.4% 급증했지만 한 달 만에 큰 폭으로 되돌림이 나타났다.

보잉은 5월 항공기 주문이 27대였다고 밝혔다. 4월의 136대와 비교하면 주문 규모가 크게 줄었다.

항공기 주문은 월별 변동성이 큰 품목이다. 대형 계약이 한 달에 몰리면 전체 공장 주문을 끌어올리고 다음 달 주문이 줄면 반대로 지표를 크게 낮춘다. 5월 공장 주문 감소도 제조업 전반의 급격한 위축이라기보다 항공기 부문의 변동성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 AI 투자 관련 품목은 강세


항공기를 제외한 제조업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컴퓨터와 전자제품 주문은 5월 0.2%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3.0% 늘었다. AI 데이터센터와 서버, 반도체 관련 투자 확대가 전자제품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계류 주문도 2.1% 증가했다. 1차 금속과 금속가공제품 주문도 큰 폭으로 늘었다. 전기장비·가전·부품 주문은 전월보다 0.3% 줄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6.2% 증가했다.

미국 제조업은 경제의 9.4%를 차지한다. 최근 이란 전쟁에 따른 비용 부담과 공급망 우려가 있었지만 AI 관련 투자 붐이 제조업 수요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핵심 자본재 주문도 반등


기업 설비투자 흐름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도 개선됐다.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주문은 5월 1.4% 증가했다. 이는 지난주 발표된 잠정치 1.6% 증가보다는 낮지만 기업들의 장비 투자 계획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 지표는 변동성이 큰 항공기와 국방 관련 주문을 제외해 민간 기업의 실제 설비투자 흐름을 파악하는 데 쓰인다. AI 인프라와 자동화, 전력·전자 장비 수요가 맞물리면서 핵심 자본재 주문은 감소하지 않고 반등했다.

핵심 자본재 출하는 0.1% 증가했다. 잠정치 0.3% 증가에서는 낮아졌다. 출하는 국내총생산(GDP) 산정에서 기업 장비투자에 반영되는 항목이어서 향후 성장률 추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 제조업 경기 확장은 유지


미국 제조업 경기는 둔화 압력 속에서도 확장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전날 발표된 공급관리협회(ISM)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제조업은 6월까지 6개월 연속 확장세를 나타냈다. 주문과 생산이 전쟁 불확실성에도 완전히 꺾이지 않은 셈이다.

다만 제조업의 회복은 균일하지 않다. 항공기처럼 대형 주문에 따라 변동성이 큰 업종은 월별 지표를 크게 흔들고 있다. 반면 AI와 데이터센터, 전력설비, 전자제품 관련 품목은 상대적으로 강하다.

이는 미국 제조업이 전통 제조업 전반의 강한 회복이라기보다 AI 투자와 일부 설비 수요에 기대어 버티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 항공기 빼면 제조업 수요는 버텼다


5월 공장 주문 지표의 핵심은 숫자 자체보다 구성이다.

전체 주문은 감소했지만, 그 배경에는 상업용 항공기 주문 급감이라는 단일 요인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반대로 컴퓨터·전자제품, 기계류, 금속제품, 핵심 자본재 주문은 비교적 강한 흐름을 보였다.

이 때문에 이번 지표는 미국 제조업이 급격히 식고 있다는 신호로만 보기는 어렵다. AI 설비투자와 관련된 수요가 제조업 하단을 받치고 있고 기업 장비투자 계획도 완전히 꺾이지 않았다.

다만 항공기 주문의 변동성과 전쟁에 따른 비용 압력, 고금리 환경은 여전히 부담이다. 앞으로 미국 제조업의 방향은 AI 투자 열기가 얼마나 오래 이어지는지 그리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공급망과 기업 투자심리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에 달려 있다.

5월 공장 주문 감소는 표면적으로는 제조업 둔화처럼 보이지만 세부 항목을 보면 미국 산업의 무게중심이 AI 관련 설비투자 쪽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