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 쏟아지는 인도, 공청회 없는 초고속 승인에 글로벌 자금 블랙홀 유입
수자원 고갈·지정학 리스크 상승… AI 인프라의 '저비용·고리스크 옵션' 부각
수자원 고갈·지정학 리스크 상승… AI 인프라의 '저비용·고리스크 옵션' 부각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빅테크 기업이 인도를 인공지능(AI) 시대의 새로운 데이터센터 거점으로 낙점하고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규제 공백을 노린 초고속 승인과 파격적인 정부 혜택이 맞물린 결과다.
다만 AI 인프라의 새로운 저비용 거점으로 떠오른 인도는 규제 공백, 물 부족, 지정학 리스크라는 고리스크 옵션이기도 하다. 현지 주민의 거센 반발과 환경 파괴 논란이 불거지면서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형도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미국·한국과 대조적인 규제 틈새… 10년 뒤 15GW 영토 구축
배런스는 지난 2일(현지시각)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을 포함한 미국 IT 공룡들이 인도를 데이터센터 중심지로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컨설팅사 JLL 자료를 보면 인도 데이터센터 용량은 2024년 하반기 917MW 수준이었다. 이 용량은 오는 2026년 1521MW로 늘어나 전년 대비 66.0% 증가할 전망이다.
인도 시장이 이처럼 급성장하는 배경에는 느슨한 환경 규제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는 데이터센터를 대규모 에너지·용수 설비로 분류하므로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공청회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반면 인도는 2006년 제정한 환경정책에 따라 데이터센터를 일반 건축물로 분류한다.
이 때문에 주민 공청회 없이 사업 승인이 떨어진다. 규제 당국의 심사도 국가가 아닌 주 정부 수준에서 비구속 형태로 진행한다. 미국에서 올해 1분기에만 주민 반대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75개가 막히거나 지연된 상황과 대조적이다.
파격 인센티브 이면의 진통… 물 부족에 휩싸인 빅테크
인도 주 정부가 주는 혜택도 파격 가깝다. 안드라프라데시 정부는 구글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려고 비샤카파트남 인근 480에이커 부지를 시가 대비 25.0% 낮은 가격에 제공했다. 10년 동안 공업용수 요금 25.0% 감면과 15년 동안 산업용 전기요금 약 15.0%에서 20.0% 인하 혜택을 약속했다.
건설 기간에는 주 소비세(SGST)를 전액 환급하는 혜택도 포함했다. MS 역시 하이데라바드 인근에 175억 달러(약 26조 7700억 원)를 투자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세운다.
그러나 현지 주민의 삶은 위협받고 있다. 구글 데이터센터 예정지 인근에 사는 전직 관료 에마니 사르마는 현재 비샤카파트남 주민들이 하루에 고작 3시간만 수돗물을 공급받는다고 증언했다.
인권단체인 인간권리포럼(HRF)은 비샤카파트남과 아나카팔리 지역에 계획된 구글·아다니 1GW 규모 데이터센터 콤플렉스가 물 부족을 심화시키는 환경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토지와 물, 전력 배분 계약의 전면 공개와 환경 승인 재검토를 요구하는 이유다.
인도 환경 매체들도 구글이 물 사용 계획을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참다못한 현지 활동가들은 구글의 환경 승인을 취소해달라며 환경법원에 소송을 냈다. MS 역시 지하수 오염 혐의로 주민들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빅테크 기업들은 현지 법률을 준수하고 있으며 수자원 복원 사업을 통해 지역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태도다.
상시 고용 100명 미만… 가치평가 흔드는 ESG 전이 경로
정치권은 데이터센터 유치로 수많은 일자리가 생긴다고 홍보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상시 운영 인력을 100명 내외로 추산한다. 건설기에는 일시 고용이 늘지만 상시 일자리로 이어지는 규모는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주변 골목상권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만 있을 뿐 실질 고용 창출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지속가능성(ESG) 리스크다. 구글 데이터센터 중 한 곳은 멸종위기종인 인도 표범이 사는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1.6km 거리에 있다. 이러한 ESG 리스크는 실제 기업의 펀더멘털로 전이된다.
환경 소송으로 법원의 공사 중단 명령이 내려지면 설비투자(CAPEX) 지연과 손상차손이 발생한다. 주민 반발과 정책 리스크는 리스크 프리미엄 외연 확장으로 이어져 가치평가 하락을 부른다. 글로벌 펀드가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하면 일시 멀티플 압축과 유동성 감소로 직결된다.
선별 디리스킹 시대… 리스크 방어를 위한 3대 핵심 지표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 자료를 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지속가능 투자 자산은 넓은 정의로 61.7조 달러(약 9경 4400조 원)에 이르며 아시아-태평양은 가장 빠른 성장 지역으로 꼽힌다.
다만 미국 ESG 펀드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순유출을 기록해 인프라 전략 전반에 선별 디리스킹 바람이 불고 있다. 투자자는 자금 손실을 막기 위해 세 가지 투자 체크포인트를 따져야 한다.
첫째, 인도 환경법원의 구글·MS 소송 최종 판결 결과다. 법원이 공사 중단이나 계약 재협상 등 어느 수준의 조치를 내리는지 주시해야 한다. 이는 인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규제 리스크 프리미엄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둘째, 빅테크의 용수 재배합 이행률이다. 물 중립 약속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재생수 사용 비중 확대와 폐수 재이용 설비투자 등 실질 인프라 지출로 이어지는지 체크해야 한다.
셋째, 글로벌 인프라 펀드의 아시아 자금 유출입 추이다. 통신·데이터센터 인프라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들이 인도 비중을 줄일지, 한국과 미국처럼 규제 리스크가 낮고 법치가 안정된 지역으로 갈아탈지에 따라 섹터 가치평가와 유동성이 달라진다.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내 인도 데이터센터 관련 종목 비중을 점검하고 리스크 공시 여부와 지역 분산이 이뤄졌는지 확인해야 자산 배분 전략을 올바르게 수정할 수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