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로브라스, 아마파주 해안 180㎞ 탐사정서 발견
적도마진 최대 100억배럴 잠재…상업성 판단엔 최대 10년
적도마진 최대 100억배럴 잠재…상업성 판단엔 최대 10년
이미지 확대보기브라질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가 아마존강 하구 인근 해역에서 탄화수소를 확인하면서 이 지역의 대규모 석유 개발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직접 해상 시추선을 찾아 석유 개발이 “브라질 미래로 가는 여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 상업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며 환경·원주민 단체들은 탐사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18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전날 페트로브라스의 해상 시추선을 방문한 뒤 브라질 북부·북동부 연안의 석유 개발이 국가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아마파주 해안 180㎞서 탄화수소 확인
이 일대는 아마존강 하구와 가까운 브라질 북부·북동부 연안을 따라 형성된 ‘적도마진(Equatorial Margin)’으로 불린다.
페트로브라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이곳에서 탐사 시추를 진행하고 있다.
탄화수소 확인은 원유나 천연가스가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지만 곧바로 상업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대형 유전이 발견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페트로브라스는 실제 매장 규모와 경제성을 판단하기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마그다 샴브리아르 페트로브라스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진행한 연구들이 상당한 잠재력을 가리키고 있다”며 “이번 발견이 그동안의 조사 결과를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 적도마진 최대 100억배럴 잠재
브라질 석유업계가 적도마진에 주목하는 이유는 잠재적인 매장 규모 때문이다.
예비 추정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석유가 최대 100억배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잠재 가치는 약 3조8000억헤알(약 1016조56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 수치는 이번에 탄화수소가 확인된 탐사정 한 곳의 매장량이 아니라 적도마진 일대 전체의 잠재력을 추산한 규모다.
실제 상업 생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브라질 비영리 기후정보기관 클리마인포의 에너지 전문가 시게오 와타나베 주니어는 “현 단계에서 상업적 생산은 아직 먼 이야기”라며 “경제성 여부를 확인하는 추가 연구에 최대 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번 발견의 의미는 당장 원유 생산에 들어간다는 것보다 그동안 페트로브라스가 탐사해온 적도마진의 석유 잠재력이 실제 시추를 통해 일부 확인됐다는 데 있다고 AP는 전했다.
◇ 룰라 “화석연료 종식 약속 부정하는 것 아냐”
룰라 대통령은 아마파주의 오이아포키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기에 앞서 페트로브라스의 해상 시추선을 직접 방문했다.
그는 북부·북동부 해역의 석유 개발을 브라질의 미래로 가는 ‘여권’에 비유했다.
룰라는 동시에 석유 개발을 지지한다고 해서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브라질이 바이오연료 혁신을 계속 주도하고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주요 국가로 남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룰라 정부는 국제무대에서 석유·석탄·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올해 4월 콜롬비아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화석연료 의존 축소를 내세웠다.
그러나 동시에 브라질 정부는 새로운 석유 탐사와 개발 투자도 확대하고 있어 기후정책과 에너지개발 정책 사이의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 환경·원주민 단체 “유출 위험 제대로 평가 안돼”
환경단체와 원주민 단체들은 적도마진 탐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브라질 정부와 페트로브라스를 상대로 탐사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환경 인허가 과정에서 전통 공동체와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원유 유출 위험을 과소평가했으며 석유 개발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페트로브라스는 그동안 자사의 시추 작업에서 원유 유출 사고를 일으킨 적이 없다고 반박해왔다.
적도마진 개발을 둘러싼 논란은 룰라 정부의 환경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룰라 대통령은 아마존 산림 파괴를 줄이고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아마존 하구 인근의 잠재 석유자원을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대선 유세 시작 다음날 시추 현장 방문
룰라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브라질 대선을 불과 두 달가량 앞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통산 네 번째 대통령 임기에 도전하는 룰라는 이번 방문 하루 전 상파울루 외곽 빌라 에우클리데스 경기장에서 대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오는 10월 대선에서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룰라는 시추 현장에서 석유노동자들이 입는 주황색 작업복을 입고 새로 발견된 검은 원유가 담긴 작은 병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그는 원유를 “축복받은” 것이라고 표현하며 금고에 보관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석유 개발에는 브라질 국가와 페트로브라스의 이익뿐 아니라 아마파주의 경제적 이해도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룰라는 아마파주가 아사이베리와 민물고기 투쿠나레를 수출하는 지역으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행사장 뒤편에는 룰라 대통령이 이날 시추선을 방문해 검은 원유가 묻은 양손을 들어 올리는 대형 사진도 내걸렸다.
이는 룰라가 높은 인기를 누리던 2008년 브라질 남동부 해상에서 대규모 유전 발견을 발표하면서 원유 묻은 손을 들어 보였던 장면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AP통신은 룰라의 아마파주 방문이 선거 일정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브라질 아마조나스연방대의 브레누 호드리게스 지 메시어스 레이치 교수는 “세계적인 규모의 석유자원에 접근할 가능성이 생기면 아마존 지역의 경제적 계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며 “룰라 대통령이 특히 북부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