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글로벌 대화서 연설… "트럼프식 시장 폐쇄 아닌 대화 통한 새로운 무역 균형 추구"
佛-獨 주도 EU 단일시장 차단 장치 지지하면서도 "산업 과잉·보조금·위안화 저평가 풀어야"
中 상무부 "압박 통한 양보 환상 버려라" 반발… 佛 소요 사태 등 유럽 내부 혼란도 리스크
佛-獨 주도 EU 단일시장 차단 장치 지지하면서도 "산업 과잉·보조금·위안화 저평가 풀어야"
中 상무부 "압박 통한 양보 환상 버려라" 반발… 佛 소요 사태 등 유럽 내부 혼란도 리스크
이미지 확대보기강력한 제재 수단을 보여줌으로써 상대의 불공정 관행을 억제하되, 극단적 충돌은 피하겠다는 '유화적 억지' 전략을 공식화한 것이다.
10월 22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베를린에서 열린 연례 국제 경제회의인 '베를린 글로벌 대화(Berlin Global Dialogue 2026)' 기조연설에서 EU와 중국 간의 격화되는 통상 마찰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메르츠 총리는 유럽의 대중 강경 기조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 관세 장벽 정책과는 결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워싱턴이 시장을 닫는 방식을 택했다면 유럽은 대화를 선택했다"며 "이것은 중국과의 무역전쟁 시작이 아니며, 우리는 공정한 무역을 바탕으로 한 평화적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구 상자는 열었지만 쓰고 싶진 않다"… 통화·과잉생산 해결 촉구
특히 메르츠 총리는 EU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지지를 얻고 있는 신속 시장 차단 메커니즘을 언급하며 비유적 표현을 던졌다.
그는 "우리는 도구를 가지고 있고, 도구 상자를 열고 있으며, 도구 상자를 보여주고 있지만, 우리의 도구 상자를 실제로 사용하고 싶지는 않다"고 역설했다.
앞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프랑스와 독일의 제안을 바탕으로 불공정 무역 행위를 일삼는 제3국 기업들의 EU 단일 시장 접근을 긴급 차단하는 새로운 통상 무기 법제화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메르츠 총리는 청정에너지와 전기차 등에서 중국이 보여준 기술 혁신과 경쟁력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베이징이 구조적 문제를 스스로 풀어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의 공정한 무역을 원하며 이는 양측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면서도 "브뤼셀이 '킬 스위치'를 뽑아 들지 않게 하려면 중국은 정부 보조금 지급, 제조업 과잉 생산 능력, 그리고 '인위적으로 저평가된' 위안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 논의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시에 유럽 자체적으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구조 개혁 숙제를 완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中 상무부 "압박 통한 양보 환상 버려라"… 타협 프레임 차단
중국 당국은 유럽의 이러한 '당근과 채찍' 접근법을 노골적인 굴복 강요로 규정하고 강하게 맞받아쳤다.
중국 상무부는 최근 합의된 대유럽 하이브리드 자동차 수출 상한선(쿼터) 설정이 결코 베이징의 일방적 양보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상무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EU는 일방적 압박을 통해 중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는 헛된 환상을 품지 말아야 한다"며 "자국의 정당한 이익을 수호하려는 중국의 결단력과 역량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유럽이 신규 무역 규제 수단을 강행할 경우 맞대응 보복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라인강 건너편' 프랑스 정국 불안… 유럽 단일 대오의 '아킬레스건'
한편 독일 정부가 프랑스와 함께 대중 통상 전선을 형성하고 있지만, 정작 독일 내부에서는 파트너인 프랑스의 극심한 정치·사회적 혼란을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긴축 예산과 연금 개혁을 둘러싼 대규모 시위가 격화되며 상점 약탈과 폭력 사태가 번지는 등 국정이 극도로 흔들리고 있다. 독일 공영방송 ARD는 이를 '프랑스의 악순환'으로 규정하며 "막대한 국가 부채, 지출 삭감 압박, 사회적 갈등, 거리 폭력, 그리고 취약한 내각이 서로를 갉아먹는 위기 국면"이라고 집중 보도했다.
독일 연방정부 대변인단은 프랑스의 치안 및 정치 혼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프랑스는 여전히 유럽의 가장 중요한 핵심 파트너"라고 진화에 나섰다.
국제 통상 전문가들은 "메르츠 총리가 확전을 피하려는 완충 화법을 구사한 것은 중국에 진출한 자국 자동차·기계 산업의 보복 피해를 방어하는 동시에, 핵심 우방인 프랑스의 내정 위기로 인해 유럽의 단일 대오가 흔들릴 가능성을 염두에 둔 실리적 행보"라고 분석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