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칠레 취직 성공기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초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워킹홀리데이로 칠레에 입국해 한국 기업의 현지지사 취업에 성공하게 된 강주은입니다. 저와 같이 칠레에서 취직을 희망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비자 발급절차, 현지 취업 팁(어학, 인턴 및 실무경험 쌓기 등), 칠레 취업 시장만의 특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칠레는 한국과 워킹홀리데이 비자 협정이 체결돼 있는 국가입니다. 칠레의 경우, 관광비자로 입국한 사람들은 원칙적으로 현지에서 비자 발급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칠레 워킹홀리데이에 관심이 있다면 한국에서 미리 비자를 발급받고 출국해야 합니다. 같은 이유로 워킹홀리데이가 아니더라도 칠레에 장기간 체류할 목적이 있다면 한국에서 비자를 발급받고 출국하는 것이 좋습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 발급절차는 주한칠레대사관에서 이뤄지며, 서류제출 후 최종 비자 발급까지 보통 2~3주가 소요됩니다. 비자 유효기간의 시작은 출국 날짜가 아닌 발급 날짜이기 때문에 비자 발급 준비를 하는 동안 출국 비행기표를 미리 구매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대사관에 워킹홀리데이 비자 발급 문의를 하면 메일로 상세한 절차 및 첨부파일을 보내주니 이 점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구비서류는 다음과 같으며 모든 서류는 영어 혹은 스페인어로 작성돼야 합니다.

칠레 워킹홀리데이 비자 발급 시 필요한 서류

서류	비고
여권	유효기간 1년 이상
여권용 사진 1매	6개월 이내 촬영한 사진
칠레 체류 기간 동안 활동 계획서 및 이력서	활동 계획서의 경우 대사관 공지 메일 첨부파일을 활용하면 되며 칠레에 있는 기간 동안 어떠한 여행 및 취업 계획이 있는지 명시하면 됨. 이력서의 경우 자율형식으로 작성
재학증명서 혹은 최종졸업증명서
주민등록등본
건강진단서	‘전염성 질병이 없다’는 문구가 영어로 명시돼 있어야 함. 진료 받을 시 비자발급 국가명을 명시
범죄경력증명서
은행잔고증명서	본인 명의의 300만 원 이상의 은행 잔고 증명
체류 기간 동안 해외여행자보험	종합입원보험 및 책임보험 보장

주한칠레대사관 홈페이지

주: 비자 제출서류는 신청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유의 요망
자료: 주한칠레대사관 홈페이지


서류 제출이 마무리되면 대사관에 방문해 스페인어 혹은 영어로 간단한 면접을 보게 됩니다. 워킹홀리데이를 가려는 목적과 계획에 대해 간단히 준비하시면 됩니다.

칠레는 중남미에서 교육이 가장 발전한 국가에 속하나 아직까지는 영어 구사가 가능한 국민 비율이 낮은 편입니다. 그렇기에 칠레에서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스페인어 구사능력이 필수입니다. 간간히 한국 기업 중 영어 구사능력만을 보는 경우도 있긴 하나 이에 해당되는 경우는 인턴 등 단기계약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규직 취직의 경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스페인어 능력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스페인어 학사과정을 졸업했지만 해외취업을 위해서는 학력 외에도 공인인증성적을 취득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해 DELE B2와 Flex 성적을 제출했습니다. 실제로 면접 진행 시 이러한 공인성적들로 스페인어 구사능력을 증명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DELE B2를 취득했다는 것만으로는 칠레에서 스페인어로 원활히 실무를 처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중남미는 국가별로 다채로운 스페인어를 구사하며, 특히 칠레식 스페인어의 경우 제가 여태까지 배워온 언어와 굉장히 달라 초기에 현지인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중남미 국가에 취업을 원하시는 분들은 공인인증성적도 중요하지만 현지에서만 쓰이는 어휘와 표현 등을 익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해외취업에 관심이 있지만 현실적 장벽에 대한 두려움 혹은 현지 노동시장의 장단점에 대한 의문이 있으신 경우 인턴십 프로그램을 활용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의 경우 대학시절 막연하게 해외취업을 하고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작년에 학교에서 운영하는 KOTRA 해외무역관 현장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6개월간 실습을 하며 칠레 노동환경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칠레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면접관 분들이 현지에서의 인턴 경험을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유용한 경험이 됐습니다.


인턴 급여는 직무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70만 페소에서 많게는 90만 페소 정도이며 기간은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로 단기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턴직의 경우 주칠레 대한민국 대사관 직원분들이 운영하는 워킹홀리데이 단체카톡방에도 간혹 공고가 올라오기 때문에 출국 전부터 준비가 가능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칠레 주재 한국 기업의 구인공고는 칠레한인신문에 게재되거나 한국 구인공고 사이트에 올라오기 때문에 출국 전부터 이를 잘 활용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구인공고가 정기적으로 올라오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사전에 정보조사를 많이 하고 가는걸 권장합니다.


채용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서류 전형을 통과하게 되면 진출 기업의 주재원과 면접을 보게 됩니다. 면접에서는 주로 칠레에 오게 된 계기, 인턴 및 실무 경험, 어학성적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특히, 비자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기업에서 1년 이상의 장기 채용을 원하는 경우 워킹홀리데이 비자 만료 이후 취업비자 혹은 영주권을 취득해야 정규직 채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자에 대한 질문은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답하면 됩니다.

참고로 언급하자면, 워킹홀리데이 비자로도 충분히 한국 기업에 취직이 가능하지만 종종 공공기관 등의 경우 영주권 혹은 시민권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어 면접에 더해 스페인어 면접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스페인어 면접은 1차 한국어 면접과 동시에 면접관 앞에서 현지직원과의 대화를 통해 이뤄지거나 혹은 1차 면접을 통과하면 칠레 직원과의 전화통화로 이뤄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스페인어 면접의 경우, 1차 면접과 같이 구체적인 경험과 계획에 대해 질문하기보다 스페인어 구사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가벼운 대화 형식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서류 통과 후 한국어·스페인어 면접 과정을 거치면 당락이 결정됩니다. 한국 기업의 경우 2~3개월의 수습기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칠레에서 구직 활동을 하며 개인적으로 느낀 부분은 경력을 중요시하는 한국에서 보다 사회초년생이자 신입으로서 취직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대학교 성적과 대외활동 등 흔히 말하는 ‘스펙’보다 스페인어 실력 및 인턴 경험 등 보다 실무와 관련된 부분이 강조됐습니다.


아울러, 칠레는 노동법이 발달한 국가로 근로자의 인권이 매우 잘 보장되지만 최저임금은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현지기업에 취직하는 경우 한국 기업 지사에 취직하는 것보다 낮은 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해외취업에는 다양한 장점과 단점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칠레에는 언제나 기회가 있기 때문에 관심이 있고 준비되신 분들은 문을 두드려보면 꼭 성공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