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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대형 메기 등장?…KB국민은행 리브M 출격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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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대형 메기 등장?…KB국민은행 리브M 출격 대기

대폭 낮춘 가격 눈길…알뜰폰 업계 5G에 기대·낮은 가격엔 우려
KB국민은행 "금융-통신 융합으로 금융혁신 서비스 생성에 주력"
28일 서울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에서 열린 KB국민은행 리브M 출시 행사에서 관람객이 새로운 금융-MVNO 통신 서비스 리브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박수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28일 서울 반얀트리 클럽앤스파 서울에서 열린 KB국민은행 리브M 출시 행사에서 관람객이 새로운 금융-MVNO 통신 서비스 리브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박수현 기자
KB국민은행의 금융-혁신 융합 상품 '리브엠(Liiv M)'이 출격 신호탄을 쐈다. 이는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의 금융혁신 규제 샌드박스 통과 이후 6개월 이상이 걸렸다. 리브엠(M)은 총 10가지의 LTE요금제와 2종의 5G 요금제를 자사 금융 서비스 이용 실적과 결합해 대폭 낮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MVNO 업계는 리브엠 서비스 출시로 알뜰폰 5G 서비스 물꼬가 터졌다는 점에서는 기대를 보이고 있으면서도, 일각에서는 초기 가입자 이탈 우려를 보였다. 이에 대해 리브엠은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춘 것을 지속 강조했다. 통신 수익은 금융 서비스 이용객에게 돌아가게 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 월 7000원에 LTE 무제한?…KB 카드 등 실적 따라 혜택 차등


28일 KB국민은행이 공개한 리브엠의 요금제는 LTE 총 10종과 5G 2종으로 구성됐다. LTE 데이터무제한 요금제는 월 4만 4000원(11GB 제공에 소진시 일 2GB와 3Mbps 속도로 데이터 무제한)이며, 5G의 고가 요금제의 경우 ‘스페셜(180GB 제공에 소진시 10Mbps 데이터 무제한)’으로 월 6만6000원이다. 그러나 여기에 KB국민은행 계좌 실적(급여아파트관리비4대연금 외 기타)나 신용카드 실적(KB국민 리브엠 카드) 등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혜택을 최대치로 받을 경우 매월 3만 7000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 즉, 두 요금제는 각각 7000원과 2만9000원에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혜택 중 카드 혜택의 경우 매월 최소 50만 원에서 최대 100만 원 이상의 실적을 채워야 받을 수 있어 최대 할인가를 적용받는 이용자들은 일부에 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리브엠은 기존 이통사와 다른 색다른 요금할인 혜택도 내걸었다. ‘친구결합’ 제도를 통해 한 이용자가 다른 이용자를 새로운 고객으로 끌어 연동해 할인 받는 제도와 대학생, 군인, 직장인 등 신분이 여러 차례 바뀌는 20대 이용자들을 위한 특수요금제(스위치 요금제)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스마트폰 제조사와 직접 협의해 단말기 가격을 25%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게 하거나, KB카드로 할부시 24개월 할부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도 도입될 예정이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리브엠 출시에 대해해 기대반, 우려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단 5G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시작했다는 데에서는 기대하는 바가 크지만, 금융 실적만 채우면 요금제가 매우 저렴해지는 탓에 초기에는 가입자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요금제가 매우 저렴한 편으로 책정돼 출시 직후 초기에는 가입자가 이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그러나 할인 혜택 기준인 신용카드 실적 등을 보면, 알뜰폰의 주 사용자보다는 보유 자산이 꽤 있고 금융 거래 실적이 높은 계층을 타겟으로 잡은 것 같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KB국민은행 측에서 알뜰폰 업계와의 경쟁이 아니라고 직접 밝혔고, 일단 서비스 출시 전인 만큼 크게 우려하기보다는 지켜보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알뜰폰 업계 침투 우려에 대해 허인 KB국민은행장은 “기존 알뜰폰 사업자의 사업을 곤란하게 하거나 힘들게 하면서 우리 사업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직접적인 간섭을 피하려 한다”고 밝혔다. 한동환 KB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대표는 “혁신적 금융 서비스를 담을 수만 있다면 MVNO사업자들과도 리브엠 유심(통신 유심칩에 KB국민은행 공인인증서 내장) 관련 협력할 의도도 있다”면서 “영역을 크게 해주는 것이 상생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 시장정체·5G 등장에 위축된 MVNO, 리브엠 '효과 기대'

한 대표의 말대로 리브엠 출시로 통신업계는 MVNO 자체의 영역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 알뜰폰은 지난 2011년 시작돼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커져 왔다. 다만, 최근 시장 성장이 정체됐으며, 특히 지난 4월 5G 상용화 이후에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리브엠이 막강한 금융통신 혜택으로 통해 발을 들이면서 전체 시장규모가 매우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28일 리브엠 런칭 행사에서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알뜰폰 산업이 지난 2011년부터 시작했지만, 시장이 일부 정체돼 리브엠에 대해 알뜰폰 산업 내외부의 이목이 집중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알뜰폰은 모두 알다시피 저가폰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있고, 5G 상용화에 대한 고객 접근성 역시 부족하다는 것도 나와 있다. 금융과 통신 융합 통해 차별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침체된 알뜰폰 산업에 역동성을 부여하고 메기 역할을 해 줄 것을 희망한다”는 바람을 말했다.

■ "혁신의 시작…金-通 융합으로 새로운 금융상품 모델 그릴 것"


리브엠 출시를 앞둔 KB국민은행 측은 금융 혁신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리브엠은 혁신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라면서 “금융과 통신이 융합되면서 소비자의 만족이 어떻게 올라가는지 보며 만들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모든 부분에서 잘 준비해 더욱 잘 전달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향후 서비스할 차세대 요금제인 ‘스위치 요금제’를 강조했다.

한 대표는 “2017년 나온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를 봐도 씬파일러(Thin filer), 즉 금융거래가 거의 없는 고객이 아닌 고객인 우량 고객 위주로 대출을 해 주는 쪽이다”라면서 “스위치 요금제를 통해 20대 고객들의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씬파일러에게 더욱 좋은 대출 상품 보급이 가능해진다. 이런 혁신 금융상품의 모델을 만들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친구결합’ 기능 역시 최근 증가하는 1인 가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허인 은행장은 “국내 사회가 4인 가족 중심에서 1인가족으로 굉장히 많이 위임되는 상황이다. 가족 할인이라는 것도 4인, 3인 가족 강요되는 세상에서나 강력하게 먹히는 것”이라면서 “1인가족이 늘어갈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이 부분을 고민했고, 1인 가구, 혹은 아니더라도 서로 더 편하게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신 쪽에서 나오는 이익은 전적으로 고객에게 돌려드린다는 기본 가정으로 출발했으므로, 첫 해는 통신비에서 우리가 많은 손실을 입게 될 가능성이 높겠지만, 어느정도 고객 경험이 발생하고 서비스가 좋은 비즈니스로 가게 될 경우 이익을 돌려드리는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