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제미나이(Med-Gemini)의 활용 범위는 광범위하다. CT 사진과 MRI 사진 등 이미지를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기침 소리만 듣고도 어떤 문제가 있는지 체크하는 음성 분석 AI 등 여러 기술들을 연구하고 있다."
로리 필그림 구글 리서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27일 서울 종로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리서치앳 코리아' 현장에서 구글 리서치의 연구 성과에 대해 발표하며 한 말이다.
리서치앳 코리아 행사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선 로리 필그림 엔지니어 외에도 구글 리서치의 앤드류 김 기술·사회 부문 디렉터. 라이자 마틴 프로덕트 매니저, 리치 도프만 그룹 프로젝트 매니저 등이 연사로 나서 연구 자료 정리용 AI '노트북LM', 뇌 전문 연구 프로젝트 '커넥토믹스' 등에 대해 소개했다.
메드제미나이는 구글이 올 5월 공개한 의료 분야 특화 AI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제미나이를 의료 관련 분야에 특화한 모델로 2D, 3D, 유전자 단위 이미지까지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다.
구글은 메드제미나이를 공개할 때, 미국 의사 면허 시험 수준의 의료 문제 벤치마크 검사에서 91.1%의 정확도를 보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필그림 엔지니어는 이번 리서치앳 코리아에서 "메드제미나이의 진단서를 살펴본 방사선 전문의 중 72%가 '실제 보고서 수준이거나 그보다 더 뛰어나다'고 평가했다"며 "아직 연구 개발(R&D) 단계에 놓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라고 강조했다.
커넥토믹스는 뇌 신경 과학 분야에 특화해 AI를 활용하는 프로젝트다. 구글 리서치 팀은 AI의 도움을 받은 예시로 하버드 대학교 연구진과 공동 연구한 대뇌 피질 연구 과정에 대해 발표했다.
양 연구진은 대뇌 피질 연구 과정에서 1.4PB(페타바이트, 1400테라바이트) 용량의 수많은 이미지 파일을 분석해야 했다. 리치 도프만 매니저는 "AI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토록 방대한 데이터를 단기간에 연구하기 매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의 AI 기술은 의료계, 학계와의 지속적인 교류와 활용을 통해 상용화에 이를 전망이다. 앞서 언급한 기침 소리 분석 AI 기술에 관한 질문에 필그림 엔지니어는 "AI에게 다양한 음향 신호를 사전 학습,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고 의료 연구 커뮤니티에 관련 툴을 제공하는 단계"라며 "연구자들의 피드백을 거쳐 기술을 완성해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노트북LM은 이러한 연구 커뮤니티의 교류와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AI 서비스다. 연구 자료를 정리, 분석 과정을 간소화하는 것은 물론 세계 각국 35개 이상의 언어를 학습해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연구진의 자료를 검토하고 연구자들과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리서치앳코리아 행사에는 구글 리서치 외에도 AI 스타트업 콕스웨이브의 김기정 대표, 카이스트 AI 대학원의 황성주 교수 등 국내 다양한 업계인들이 참여했다. 또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협업해 국내 스타트업들을 위한 행사 '코-스포트라이트'도 함께 열렸다.
앤드류 김 구글 리서치 디렉터는 "한국의 인재들은 지금도 구글 리서치의 연구에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한국 현지 연구자는 물론 스타트업들과의 소통과 협업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