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상사는 지난 20일 당진탱크터미널㈜ 지분 전부를 단돈 3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당진탱크물류는 유류, 화공약품 보관운송업을 영위하는 동아원그룹의 계열사로 기업 가치는 159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매매 금액은 다소 작은 편이지만 유류 및 화공약품 보관운송업이라는 특수 물류 사업인 만큼 종합상사인 LG상사는 최근 인수한 범한판토스 물류사업 다각화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알짜'를 수확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해당 터미널 부지는 빈 공간이지만 향후 석유화학제품을 저장하는 탱크 등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원은 또 자회사인 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의 지분 100%(140만주)를 사돈기업인 효성그룹에 200억원에 팔았다.
이번에 사돈기업 동아원으로터 '알짜' 슈퍼카 사업을 산 효성은 FMK 기존 벤츠를 비롯한 토요타 등의 수입차 사업 시너지 효과 차원을 노일 수 있게 됐다. 효성그룹은 계열사인 더클래스효성의 고급 수입차 브랜드인 벤츠를 비롯 효성도요타의 도요타, 더프리미엄효성의 렉서스에 이어 '슈퍼카'인 마세라티와 페라리까지 품은 것.
효성은 국내 수입차 시장 포트폴리오(영역) 확대를 통해 BMW를 앞세워 '업계 1위'인 이웅열 회장의 코오롱그룹과 '맞대결'을 예고했다.
효성그룹은 얼마 전,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이 범 LG가(家) 3세인 구본호씨와 손잡고 IT사업에 진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두 사람이 400억원의 공동투자금을 마련해 IT사업을 함께 하기로 한 것.
공교롭게도 이때 구씨가 지난 1월27부터 28일일까지 조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갤럭시아컴즈 주식 447만1545주(지분율 14.48%) 총 165억원 규모를 매수하는 과정에서 조 사장의 장인인 이희상 회장의 동아원그룹 일가로부터 주식을 사들인 인연도 있다.
여기에 동아원이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유통업체인 나라셀라의 새 주인 향배에도 관심이 쏠린다. 나라셀라에게는 최근 재미를 보고 있는 세계적인 칠레 와인 브랜드 '몬테스(Montes)'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등에서는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그룹의 신세계L&B와 롯데그룹의 롯데주류가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예상 인수주체로 거론된 롯데주류 관계자는 이날 "자금력 등 때문에 우리하고 신세계 정도가 거론되는 것 같은데 현재로선 검토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신세계 측도 "들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밖에 동아원은 해가온, 탑클라우드(레스토랑), 신사동 운산빌딩(매각), 포도플라자(부동산, 매각완료) 등도 이미 매각을 완료했거나 현재 추진 중인 상황이다. 이는 동아원발(發) '스몰 M&A'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일부 계열사를 잇따라 내놓은 동아원그룹은 지난 1953년 조선제분이 효시이기는 하지만 1956년 창업주인 고 이용구 회장이 창업한 호남제분이 출발점이다. 이후 지난 1968년 동아제분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지난 2000년 한국제분 농수산 사업부를 인수한 후 CJ제일제당, 대한제분과 함께 '업계 3위'로 부상하고 그룹 명칭을 잠시 운산그룹으로 바꿨다가 지난 2009년 동아원그룹이 됐으며, 현재 28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동아원그룹의 핵심 회사인 동아원의 지배구조는 한국제분이 48.35%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이고, 이희상 회장도 8.23%의 지분을 갖고 있다.
동아원은 2014년 말까지 부채 비율이 800%를 넘어서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부터 속전속결로 일부 계열사와 자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이 회장은 최근 검찰로부터 주가 조작 혐의로 불구속 기속된 상황이다.
특히 동아원그룹 오너인 이상희 회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삼남 전재만씨의 장인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이 회장의 둘째 딸은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의 동생인 신영수 씨의 아들과 결혼했고, 셋째 딸은 조현준 효성 사장과 결혼해 이 전 대통령과는 먼 사돈지간이다.
박종준 기자 dream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