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구속이 삼성전자 실적과 기업 이미지 악화에 그치지 않고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부 외신은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사실을 전하며 “특검이 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이 부회장 구속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 아니냐”는 의견을 조심스레 제기하기도 했다.
AFP와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서울발 긴급속보를 통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이 부회장이 뇌물 혐의로 구속됐다고 보도했다.
AFP·AP통신은 주로 한국 언론의 보도를 전달하면서 이 부회장 구속이 한국 재계에 충격을 줄 것 같다고 분석했다.
WSJ도 이 부회장이 박 대통령 탄핵소추를 야기한 부패수사에 관여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면서 삼성 측이 돈을 지불한 것은 맞지만 특혜를 대가로 준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한국 산업계 소식에 민감한 일본 언론들은 조금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일본 주요 언론들도 “총 자산규모 348조원(작년 4월 시점)의 삼성그룹은 한국의 전체 수출 중 20%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견인 역할을 하는 기업 총수가 구속된다는 것은 경제에 치명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NHK는 “350조원 규모의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반도체·가전제품 시장을 이끄는 세계적인 기업”이라며 스마트폰 시장 애플 등과 치열한 경쟁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의 경영 공백이 발생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NHK는 이 부회장 체포 소식을 긴급타전으로 전하며 “박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는 속도를 내겠지만 삼성 경영에는 상당한 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삼성그룹 총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간 재벌총수 구속의 전례를 봤을 때 적어도 1개월은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투병 중인 이건희 회장이 경영을 지휘할 수 없어 삼성의 경영 정체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