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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콜 종합] 50% 투자축소, 생산 감산…고통에 빠진 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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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콜 종합] 50% 투자축소, 생산 감산…고통에 빠진 SK하이닉스

DDR5와 HBM3 등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중국 팹 매각, 한국으로 장비 반입 등 검토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M16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 경기 이천 M16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2022년 현재 유례가 없을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26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처럼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매출 10조9829억원, 영업이익 1조6556억원(영업이익률 15%), 순이익 1조 1027억 원(순이익률 1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분기 대비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60.5%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제품 수요 둔화·가격 하락, 미국의 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 등 복합적으로 반도체 시장 상황이 악화해 고통을 겪고 있다. 이에 대응해 SK하이닉스는 50% 투자축소, 생산량 감산 등 전반적인 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다.

감산 대신 고부가가치 적극 확대


투자축소에 대한 질문에 노 사장은 "(내년 투자는) 올해 투자액 대비 50% 이상의 캐펙스(시설투자) 감소 투자계획을 수립 중이며 추가적인 감소 시나리오도 일부 검토 중이다"라며 "낸드의 투자 감소 폭이 더 크지만 (D램과) 감소 폭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감산에 대해서 그는 "수요가 강하지 않았으나 생산을 하고 수요를 찾는 수익성이 낮은 제품들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팹(공장) 내에서 유입 수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팹 내의 효율성 증가를 위한 장비 재배치, 팹 간의 제품 재배치를 통해 단기적으로 감산에 준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며 실제 일부는 이미 적용돼 실행 중이다"고 말했다.

재고수준에 대해선 "재고는 평균대비 높으며 내년 1분기까지 피크(정점) 상황이 될 수 있다"며 "고객들도 현재 재고 소진 우선 정책을 펴고 있고 공급면에서 생산도 줄어들면 업계 재고 수위도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생산 빗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에 관한 얘기는 메모리 사업자로서 고통스럽다. 캐파 투자를 현재 최소화하였기 때문에 웨이퍼 기준 캐파와 생산이 줄어들 것이다"라며 "D램의 경우 내년 생산 빗그로스가 없을 수 있는 상황까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낮은 제품들 중심으로 감산에 들어가는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 비중을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 밝혔다.

DDR5와 HBM3 수요 전망에 대해서 "DDR5는 서버의 경우에 연간 전체적으로 20% 이상 차지하고, 연말로 가면 30%로 확대될 것"이라며 "PC용의 경우 전체적으로 30%, 연말엔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50% 이상의 가장 큰 성장률을 보였던 HBM 시장은 내년에 더 성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한, 신규 애플리케이션 출시에 대해선 "XR, VR 디바이스 같은 경우 내년에 올해대비 30% 이상 성장, 중장기적으로도 비슷한 수준의 성장률을 가지고 갈 것"이라며 "자동차 산업 경우, ADAS 기준, 올해 대비 약 5년 후 2배 탑재율 증가를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美 對中 수출규제…팹 매각까지도 고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에 관해 "미국 정부가 1년 유예해준 상황에서 현재 이뤄지는 개발이나 투자되고 있는 것들은 일정 부분 허락을 받았다"며 "이러한 라이센스(허가) 유예 조치가 1년씩 연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는 하나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생산 거점 다변화는 중장기적으로 보면 필수불가결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생산 베이스에 큰 변화를 주는 것이 쉬운 상황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와 다롄에 각각 D램 공장과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플래시 공장을 갖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에 극자외선 노광장비(EUV)가 필요한데 미국이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에 나서며 중국 내 공장에 미국 기술이 적용된 새 반도체 장비 반입 시 라이센스가 필요한 상황이 됐다. 사실상 수출 금지다.

이에 중국 내 팹을 가지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고민이 깊어지던 가운데 최근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1년 유예를 받아 한숨 돌리게 됐다.

1년 유예가 연장되지 않을 상황에 대해선 "EUV가 없는 경우를 가정해 D램 팹 일부 EUV 레이어를 한국으로 가져오는 것 등을 고려하면 2020년 후반까지 약간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치명적인 타격은 없을 것"이라며 "팹을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팹, 장비를 매각하거나 한국으로 장비를 가져오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