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걸어온길] DL케미칼, 석유화학社의 조용한 강자

공유
2

[걸어온길] DL케미칼, 석유화학社의 조용한 강자

1979년 호남에틸렌 인수가 시작
글로벌 톱20위 화학사 도약 목표


여수산업단지에 있는 DL케미칼 생산시설. 사진=DL케미칼이미지 확대보기
여수산업단지에 있는 DL케미칼 생산시설. 사진=DL케미칼

화장품·접착제·타이어 등 일상생활에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범용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폴리부텐(PB)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은 DL케미칼이다. 최근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 회사는 2021년 1월 대림이 그룹 명칭을 DL로 변경하고 지주사 체제로 새롭게 출범하며 탄생한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의 새 이름이다.
대림산업은 지난 1979년 롯데그룹과 공동으로 공기업 한국종합화학으로부터 호남석유화학 및 호남에틸렌을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한다. 1987년 호남에틸렌은 1987년 대림산업에 흡수합병돼 석유화학사업부가 됐다. 제2나프타 분해공장, 폴리에틸렌 및 폴리프로필렌 공장의 가동도 시작했다.

1991년에는 대전시 유성구에 대덕연구소를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국내 최초로 메탈로센 폴리에틸렌(PE)의 상업화가 이루어졌다. PB 기술 상업화와 미국 시장 기술 수출도 있었다. 1995년에는 미국 석유회사인 하이몬트와 합성수지인 폴리올레핀(PO) 연구도 진행했다.

외환위기 이후 회사는 전문화, 대형화, 핵심사업으로의 집중, 전략적 제휴를 확대해 나갔다. 대표적인 것이 한화종합화학(현 한화솔루션)과의 여천NCC(나프타분해시설) 설립이다. 이를 통해 회사는 종합화학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든다. 당시 대림산업은 폴리프로필렌과 고밀도폴리에틸렌을 한화종합화학은 저밀도폴리에틸렌과 선형 저밀도폴리에틸렌을 각각 발전시키기로 했다.

양사의 협력으로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국내 NCC 업체는 8개 사에서 7개 사로 줄었고 이 둘의 연간 생산능력(에틸렌 기준)은 122만t으로 올랐다. 아시아 1위, 세계 15위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 대림산업만 따로 놓고 본다면 폴리프로필렌(PP) 및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에서 아시아 1위, 세계 10위가 됐다. 이에 그치지 않고 대림산업은 같은해 네덜란드 화학기업 몬텔과 PP 합작회사도 설립했다.

해외 수주도 꾸준히 이어졌다. 2007년에는 이란 국영 석유공사가 발주한 LNG&LPG 저장탱크 프로젝트를 현지 업체인 Ghorb Nooh와 공동 수주했다. 수주 규모는 3억달러다. 또 사우디 폴리머스가 발주한 10억달러규모의 폴리머 콤플렉스 건설공사도 수주했다. 카얀 페트로케미컬사로부터 4억달러 규모의 플랜트 공사도 따냈다.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2020년 들어서는 합성고무와 라텍스 세계 1위 기업인 카리플렉스를 인수했다. 올해 3월에는 미국과 유럽에서 스타이렌블록코폴리머(SBC)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케미칼 회사인 석유화학사 크레이튼을 품었다. 업계 1위인 LG화학 출신 임원도 영입했다. 이는 모두 몸집을 키워 세계 20위권 석유화학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경영 전략이다.
향후 DL케미칼은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더 바쁘게 달려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부가가치 화학제품 이익 비중을 40% 이상 확대하고 친환경 점착·접착제용 소재 시장 진출한다. 또 윤활유 소재 사업 증설, 중동 등 저원가 지역에서의 신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DL케미칼은 올 3분기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1조4897억원, 영업이익은 1695억원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9%, 127% 증가한 수치다. 올해 누적 기준은 3조8427억원으로 약 125% 늘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