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임원 대상 주말 출근 지침 내려
지난해 반도체 부문 연간 적자 14조원 규모
SK그룹도 24년 만에 주말 회의 부활시켜
지난해 반도체 부문 연간 적자 14조원 규모
SK그룹도 24년 만에 주말 회의 부활시켜

재계가 주 6일 근무 확대 등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지난 2월 SK그룹이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킨 것에 이어 삼성도 주말 이틀 중 하루는 출근하라는 근무 지침을 임원들에게 내렸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중동 정세 불안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 등 주요 대기업들은 비상 경영 체제의 일환으로 주 6일 근무를 확대했다. 삼성은 지난 17일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 임원들에게 주 6일 근무 방침을 전달했다.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도 조만간 주 6일제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장급을 포함한 일반 직원들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 계열사 관계자는 "임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일반 직원들은 내용 자체를 몰랐다"고 전했다.
SK그룹은 지난 2월 주요 계열사 CEO들이 토요일에 모여 현안을 논의하는 토요 사장단 회의를 부활시켰다. 2000년 주 5일 근무제도가 시행되며 토요 사장단 회의가 사라진 지 24년 만이다. 또 SK그룹 최고의사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소속 임원들은 매월 두 차례 유연 근무제도 반납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도 고삐를 쥐고 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회사 실적이 연간 흑자로 전환될 때까지 연봉의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재계가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지난해 업황 악화로 경영 실적이 좋은 않은 상황에서 전쟁 등 대외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14조원이 넘는 누적 적자를 냈고 SK하이닉스도 7조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석유화학 등 다른 기업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여기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이란 갈등 심화로 인해 고환율·고유가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