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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극한 도전…남극 기지 전력, 디젤에서 그린수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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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극한 도전…남극 기지 전력, 디젤에서 그린수소로

해수부·극지연구소와 그린수소 그리드 협약
수전해·저장·연료전지로 친환경 에너지 자립 지원
성 김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 사장(왼쪽 세번째부터),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남극과학기지 그린수소 그리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성 김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 사장(왼쪽 세번째부터),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남극과학기지 그린수소 그리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남극과학기지에 그린수소 그리드를 구축하며 극한 환경에서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실험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18일 해양수산부, 극지연구소와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남극과학기지 그린수소 그리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식에는 성 김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 사장,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협약은 남극과학기지의 디젤 발전 의존도를 낮추고 친환경 에너지 자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사회공헌(CSR) 협력 차원에서 추진됐다.

남극과학기지는 외부 전력망과 연결돼 있지 않은 고립된 연구시설이다. 혹한과 강풍, 적설 등 열악한 환경 탓에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가 쉽지 않아 그동안 대량 운송과 장기 저장이 가능한 디젤 발전에 주로 의존해 왔다. 현재 극지연구소가 운영하는 남극 세종과학기지와 장보고과학기지의 디젤 발전 비중은 약 97% 수준이다.

태양광으로 수소 만들고 연료전지로 다시 전력화


현대차그룹이 구축할 그린수소 그리드는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전력 시스템이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얻은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저장한 뒤 필요할 때 연료전지 발전으로 다시 전력을 생산하는 구조다.

현대차그룹은 남극의 계절별 일조량 편차와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 남극형 수소 솔루션을 도입한다. 일조량이 풍부한 기간에는 잉여 태양광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해 저장하고, 태양광 발전이 제한되는 시기에는 저장한 수소를 연료전지 발전에 활용해 전력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남극과학기지에 물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기와 수소 저장 장치, 연료전지 발전기 등 관련 설비를 구축한다. 남극 기지의 태양광 발전 용량을 확대하기 위한 태양광 발전 설비 확충도 함께 추진한다.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는 현지 설비 구축과 운영에 협력한다. 수소와 태양광, 디젤 발전을 함께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전력 운영 체계를 도입해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단계적으로 늘려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외에서 축적한 수소 기술 역량을 극한 환경에 적용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충북 청주와 경기 파주 등에서 청정수소 생산·저장·활용을 연계한 수소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해 왔고, 해외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홍콩 등에서 현지 맞춤형 수소 생태계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세종기지 건설부터 싼타페 남극 횡단까지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차그룹이 남극에서 이어온 도전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현대건설은 1988년 우리나라 최초 남극 기지인 세종과학기지를 건설했고, 2014년에는 두 번째 남극 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를 건립하며 국내 극지 연구시설 기반을 마련했다.

당시 세종과학기지 건설은 우리나라의 극지 시공 경험이 거의 없던 상황에서 진행됐다. 현대건설은 국내에서 미리 공정 처리를 마친 자재를 남극으로 운반한 뒤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을 줄였고, 착공 2개월 만에 세종과학기지를 준공했다.

현대차도 남극에서 기술력을 입증한 경험이 있다. 2016년 영국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의 도전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싼타페 남극 횡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섀클턴의 외증손자인 패트릭 버겔은 싼타페를 타고 남극 유니언 빙하 캠프에서 남극점을 거쳐 맥머도 기지까지 왕복 총 5800킬로미터(km)를 주행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싼타페는 영하 28도까지 내려가는 극한 환경에서도 주행을 마치며 양산차 최초 남극 횡단 기록을 세웠다. 이후 현대차는 프로젝트에 사용된 탐험 차량을 포함해 싼타페 3대를 장보고과학기지에 연구 활동용으로 기증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남극 그린수소 그리드 프로젝트를 통해 남극과학기지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지속가능한 극지 연구 환경 조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극한 환경에서도 적용 가능한 수소 에너지 모델을 구축해 글로벌 수소 생태계 확장 가능성도 검증할 계획이다.

성 김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 사장은 "남극 그린수소 그리드 조성 CSR 프로젝트는 남극과학기지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한 주요 출발점"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수소 전 주기 기술을 기반으로 극한 환경에서도 적용 가능한 에너지 모델을 구현하는 등 다양한 지역으로 확장 가능한 지속가능 수소 솔루션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