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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원전 부활 시동…빅테크 전력 대란 속 트럼프 '핵 형제들'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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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원전 부활 시동…빅테크 전력 대란 속 트럼프 '핵 형제들' 돌풍

'SMR 70억弗' 투자금 분해…중·러 장악한 원력 패권에 기술·자본 도전장
HALEU·단조 병목 속 한국 기회…FOAK 지연과 경제성 극복이 분수령
미국 젊은 창업가들이 이끄는 원전 스타트업들이 차세대 원자로 건설 경쟁에 일제히 뛰어들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젊은 창업가들이 이끄는 원전 스타트업들이 차세대 원자로 건설 경쟁에 일제히 뛰어들었다. 이미지=제미나이3

파이낸셜타임스(FT)18(현지시간) 미국 젊은 창업가들이 이끄는 원전 스타트업들이 차세대 원자로 건설 경쟁에 일제히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파격적인 규제 완화와 실리콘밸리의 자본을 등에 업은 이들은 러시아와 중국이 선점한 차세대 원자력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대란을 해결하려는 민간 자본이 유입되면서 미국의 원자력 부활 시험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모습이다.

SMR 70억 달러 투자금 분해와 가동 경쟁의 실체


최근 18개월 동안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설계·건설을 위해 민간이 유치한 70억 달러(107500억 원)의 투자금은 신구 스타트업 전반으로 유입됐다. 엑스에너지(X-energy)와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TerraPower) 등 기존 플레이어들이 대형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를 확보한 가운데, 알로 아토믹스(Aalo Atomics)와 발라 아토믹스(Valar Atomics) 같은 신생 창업기업들이 각각 3억 달러(4600억 원)45000만 달러(6900억 원)의 뭉칫돈을 새로 거머쥐었다.
이들 스타트업은 다음 달 4일 독립기념일을 전후해 가동에 돌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안타레스 뉴클리어와 발라 아토믹스는 자력으로 핵 연쇄 반응을 유지하는 초기 물리적 조건인 '임계점(Criticality)' 도달을 발표했다. 래디언트와 오클로(Oklo)는 미국 에너지부(DOE)의 실증 지원 프로그램과 연방 규제 신속화를 위한 'FAST-41' 제도를 활용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안전 승인 최종 단계를 밟고 있다.

다만 이들이 달성한 임계점은 저출력 실험로 검증 단계로, 실제 상업 발전과는 기술·규제적으로 큰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유념해야 한다.

경제성 변수와 빅테크 전력 확보 패러다임 변화


소형 원자로가 AI 전력 대란의 궁극적 해법이 되기 위해서는 철저한 경제성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가스 복합발전이나 재생에너지의 균등화발전원가(LCOE)에 비해 기존 대형 원전은 1MWh60~100달러(9~15만 원) 수준이다. SMR의 목표 단가는 1MWh80~120달러(12~18만 원)로 설정되어 있으나, 최초 호기(FOAK) 특성상 학습곡선 진입 전인 현재 발전 단가는 이보다 훨씬 높다.

결국 SMR의 경제성은 단순 단가보다 건설 기간 단축을 통한 이자 비용 절감과 가동률(Capacity Factor) 안정성에 더 크게 좌우된다.

그럼에도 빅테크 기업들의 움직임은 실체적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를 통해 스리마일섬 원전 재가동 물량을 전량 구매하기로 했고, 아마존은 엑스에너지에 대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했으며, 구글 역시 SMR 공급망 검토를 공식화했다.

이는 과거처럼 전력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지출 통제가 아니라, 전력 확보 자체가 AI 인프라의 가동 여부를 결정하는 '생산 제약 변수'로 전환된 시장 구조 변화를 의미한다.

3대 공급망 병목과 국산 기자재 밸류체인의 기회


하지만 미국 민간 원전의 초고속 속도전 앞에 세 가지 치명적 공급망 병목이 도사리고 있다.

첫째, HALEU(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연료 부족이다. 차세대 SMR의 필수 연료인 HALEU 공급망의 러시아 국영 로사톰(Rosatom)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단기 대체가 어렵다.

둘째, 대형 단조(Heavy Forging) 용량 부족이다. 원자로 핵심 용기를 제작할 초대형 주조·단조 설비의 글로벌 생산 능력이 포화 상태다.

셋째, NRC 인허가 인력 병목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효율성 중심의 'Part 53' 규제 프레임 도입을 추진 중이나, 전문 심사 인력 부족으로 실질적 승인 지연이 반복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정학적 패권 경쟁은 '기술(미국) vs 실행력(중국) vs 금융·연료(러시아)'3대 프레임으로 전개된다. 러시아 로사톰은 원전 수출에 금융 조달과 연료 공급을 패키지로 묶어 시장을 장악했고, 중국은 강력한 국가 주도 하에 국내에 SMR을 대량 건설하며 '규모의 경제'를 확보했다. 반면 미국은 혁신적인 민간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공급망 병목으로 인해 상업화 실행 속도가 지연되는 양상이다.

FOAK 위험 요인과 단기·중장기 시장 향방


투자 관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은 프로젝트 지연에 따른 비용 초과 리스크다. 원전 산업의 역사적 특성상 새로운 기술이나 설계를 적용해 세계 최초로 건설하거나 제작하는 1호기 제품(FOAK) 건설은 설계 변경과 규제 마찰로 인해 공기 지연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SMR은 표준화된 모듈을 공장에서 찍어내는 '반복 생산 산업'을 지향하지만, 역설적으로 '첫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에 산업 전체의 성패와 신뢰도가 의존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단 하나의 실증 프로젝트에서 지연이나 자금 경색이 발생하더라도 산업 생태계 전체의 가치사슬과 투자 심리가 한순간에 붕괴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미국 SMR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드라이브와 AI 자본의 유입으로 시험로 가동과 기술 입증 소식이 잇따르며 과열 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공장형 표준화 부품 양산을 통해 실제 상업적 발전 단가를 낮추고 대형 하이퍼스케일러의 전력구매계약 수요를 실질적 매출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생존을 가를 분수령이다.

한국 원전 생태계의 기회와 공급망 과제


미국의 이러한 원전 부활 움직임과 초당적 원자력 발전 촉진법(ADVANCE Act)의 제정은 한국 원전 생태계에 거대한 기회이자 정교한 전략적 과제를 동시에 던진다. 미국 정부가 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하고 규제 비용을 낮추면서 서방권 중심의 SMR 가치사슬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원전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제조 병목은 역설적으로 한국 원전 기자재 밸류체인에 거대한 기회"라며 "주기기 단조 능력을 갖춘 두산에너빌리티를 필두로 보조기기 공급 능력을 보유한 비에이치아이, 정비·운영 가동률 관리에 강점을 지닌 한전KPS 등이 글로벌 SMR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 부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파트너로서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기기 단조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두산에너빌리티나 보조기기 설계에 강한 비에이치아이 등 국내 기자재 업체들은 미국의 심각한 제조 병목을 해결할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특히 한미전략투자공사 신설 등 양국 간 원전 협력 기금이 구체화되면서 국내 부품사들의 미국 시장 진입 장벽도 한층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중장기적인 과제와 리스크도 팽팽하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에 단순 하청 기지로 종속되지 않으려면 핵심 원천 기술 확보와 독자적인 가치사슬 구축이 시급하다. 또한 미국의 규제 완화 기조 속에서도 한국형 SMR(i-SMR)의 글로벌 표준 인증을 적기에 취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서방권이 우라늄 자립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료 수급 불안정도 한국이 함께 해결해야 할 리스크다. 결국 미국 스타트업의 혁신 속도와 한국의 정밀한 제조·공정 관리 역량을 결합해 '기술-제조 동맹'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향후 한국 원전 산업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다.

기술적 혁신성과 공정 관리의 현실성 사이에서 명확한 펀더멘털을 입증하는 기업만이 미래 에너지 안보 시장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다.

투자자가 주의해야 할 사항


글로벌 빅테크의 전력 확보 전쟁 속에서 자본 시장과 정책 독자들이 자금 집행 및 리스크 관리를 위해 주목해야 할 최종 4대 체크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NRC의 최종 상업 운전 승인(Part 53) 획득 여부다. 시험로 단계를 넘어 실제 상업적 전력 판매 허가를 취득하는지 검증해야 한다.

둘째, 하이퍼스케일러와의 실질적 전력구매계약(PPA) 확보 유무다. 구체적인 단가와 가동률 조건이 명시된 장기 매출처가 확정되어야 거품론을 방어한다.

셋째, 공장형 표준화 대량 생산의 제조 수율이다. 반복 생산을 통해 현장 조립 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추는 NOAK(N번째 호기)의 비용 구조가 달성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넷째, 차세대 핵연료(HALEU) 공급망의 완전한 자립화다. 러시아산 연료 의존을 탈피하고 북미 및 동맹국 중심의 독자적인 우라늄 농축 가치사슬을 구축하는지 주시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