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랭크 바움이 쓰고 덴슬로가 삽화를 그린 총14편으로 된 아동문학 작품이다. 영화로도 나왔다. 도로시라는 한 소녀가 오즈 대륙에서 겪는 모험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한 내용이다.
어린 시절 그 마법의 신기함에 도취되어 오즈의 마법사라는 소설 또는 영화에 푹 빠졌던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마법의 영화가 아니다. 디플레의 무서움을 경고하는 경제학 서적이다. 오즈의 마법사에 담긴 경제학적 함의를 완전하게 해독한 사람은 헨리 리틀필드 (Henry Littlefield)였다. 그에 따르면 오즈의 마법사는 19세기 미국에서 발생한 금본위제와 은본위제를 둘러싼 정치 투쟁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면서 디플레를 경계했다는 것이다.
작품에서의 동부 마녀는 은행가, 난장이는 농민과 공장노동자, 북부 마녀는 인민당, 은 구두는 은본위제, 오즈는 대통령, 노란 벽돌은 금본위제, 허수아비는 농민, 양철나무꾼은 공장노동자, 그리고 사자는 윌리암 제닝스 브라이언이다.
오즈는 OZ라는 단어에서 왔다. 유럽에서는 고대로 부터 금과 은 등 귀금속을 헤아릴 때 그 단위를 Ounce라고 불러왔다. 중세시대 영어를 모르는 한 세공업자가 O 다음의 스펠링을 기억하지 못해 영어 알파벳의 맨 끝 글자인 Z라고 불렀는데 그 전통이 이어져 Ounce가 OZ로 바뀐 것이다.
오즈의 마법사가 발표될 당시 미국은 통화량 부족으로 심각한 디플레를 겪고 있었다. 금화만을 법화로 사용하다보니 시중이 돈이 너무 적어 디플레가 온 것이다. 맥킨리라는 정치인이 은화도 법화로 사용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며 정당을 만들고 대통령에까지 출마했다.
통화는 물건을 살 수 있는 수단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수요라고 한다. 수요가 적으면 물가는 떨어진다. 단기적인 물가 하락은 경제 운영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물가하락도 정도나름이다. 하락폭이 너무 커지면 아무도 기업 활동을 하려 들지 않게 된다. 생산해 내는 제품의 단가가 갈수록 떨어져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원한 것은 통화량을 더 찍어 낼 수 있는 마법이었다. 금에다 은까지 통화로 인정한다면 통화가 늘어나고 그 결과 유효수요도 늘어 경기를 살릴 수 있다고 본 것이었다. 맥킨리의 정치 실험은 성공하지는 못했다.
오즈의 마법사는 그러나 디플레와 대공황의 부작용을 미리 경고하여 미리 대비토록했다는 점에서 나름 인정받고 있다. 미국은 오즈의 마법사에서 경고한 디플레를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경제를 꾸려갔다, 그것이 바로 지금으로부터 꼭 100년 전 출범한 FRB이다.
오즈의 마법사가 오늘날 미국 경제를 살린 양적 완화의 뿌리라고 한다면 너무 앞서 나간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