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닭의 해다. 예로부터 닭은 새벽을 알리는 상서로운 동물이었다. 칠흑 같은 어두움 속의 음기와 액운을 모두 쫓아내고 찬란한 빛을 몰고 오는 것이 바로 닭이다. 올해의 닭은 10干(간)중에서도 불의 기운이 가장 성하다. 붉은 닭의 해라고도 한다. 주역에서 말하는 ‘붉다’는 ‘총명하다’로 해석할 수 있다. 그 ‘붉은 총명함’으로 새 역사를 열어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새해 새 아침을 연다.
일찍이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고통은 신이 인간에게 주는 신호”라고 했다. 당장은 아프고 시리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통 속에 신의 뜻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그 깊은 뜻을 알아차리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사람들만이 역사의 승자가 될 수 있다.
최순실 사태는 우리 사회가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국정농단의 책임자를 가려내 처벌하는 것 못지 않게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경제대국을 이룩한 자랑스러운 민족이다. 원조로 연명하던 나라가 당대에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나라로 바뀐 사례는 그리 흔치 않다.
고도성장은 다른 한편으로 부정과 부패를 낳기도 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한두 사람의 개인적 일탈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일지도 모른다. ‘빨리 빨리’의 속도주의와 ‘결과 우선’의 맹목적 성과 주의가 만들어낸 괴물일 수 있다.
컴퓨터도 작동 중에 이상이 있으면 전기신호를 다시 시작한다. 이를 리셋(Reset)이라고 일컫는다. 설혹 드러나는 문제가 없더라도 한 번씩 리셋해 주는 것이 좋다. 컴퓨터가 이러할진대 사람에 있어서도 리셋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꼭 필요한 절차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주말마다 광화문에서는 촛불이 달아오르고 있다. 밤 7시가 되면 어김없이 광장의 불이 한꺼번에 모두 꺼진다. 부정과 비리로 얼룩진 오늘의 암흑천지를 상징하는 것이다. 1분 뒤 촛불은 세상을 다시 밝힌다. 어둠은 불빛을 당할 수가 없다.
글로벌이코노믹은 어둠을 제치고 새 세상을 밝히는 정유년 붉은 닭의 해를 맞아 리셋코리아 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국정농단의 혼란을 한 차원 더 높은 ‘멋진 신세계’로 승화시키는 것이 리셋코리아의 기본 취지이다.
글로벌경제연구소 소장 김대호/경제학 박사
김재희 기자 yoonsk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