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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G전자, 노트북 시장 전략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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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G전자, 노트북 시장 전략 이대로 괜찮은가

LG전자, 그램 노트북 中 콴타서 위탁 생산



노트북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노트북에도 탑재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노트북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할 갤럭시북4에 AI 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HP를 비롯해 레노버, 에이서 등 외국 브랜드들도 AI 노트북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노트북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LG전자의 행보는 다소 의아스럽다. LG전자의 대표 노트북 브랜드인 그램(GRAM)의 내년 신제품에 AI 기능을 탑재할 구체적인 계획이나 예정이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라이벌인 삼성전자의 노트북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AI 기능이 탑재된 그램의 신제품 정보가 공개될 법도 하지만, 전혀 소식을 들을 수 없었다.

지난주 들려온 소식은 더욱 놀라웠다. LG전자가 그램의 생산을 중국 콴타에 위탁 생산한다는 것이다. 생산 방식은 제조업자개발생산(ODM)으로 콴타가 설계부터 생산까지 도맡아 생산한 제품을 LG전자의 브랜드만 붙여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소식에 관련 커뮤니티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출고가 200만원이 넘는 제품을 태그 갈이해서 판매하겠다는 LG전자의 행보가 전혀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품 품질 저하도 우려되지만 중저가형 전자제품에서나 사용하던 방식을 LG전자가 사용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LG전자의 대표 노트북인 그램은 명실상부 가벼운 노트북의 대명사다. 노트북은 이동이 수반되기 때문에 무게가 가벼울수록 좋다. 노트북 선택 조건에서 무게를 최우선하는 사람도 많다. LG전자의 그램은 이름이 말하듯 1㎏ 내외라는 혁신적인 무게와 세련된 디자인으로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원인은 역시 비용이다. LG전자의 노트북 등 IT제품을 담당하는 BS사업부는 올해 3분기 2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중국 ODM 생산으로 원가 절감을 노리겠다는 LG전자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램을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어쩐지 씁쓸한 건 기분 탓일까.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