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종교행사는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예수님이 죽음을 이기고 인간과 모든 피조물을 구원으로 들어 올리신 것을 기념하지만, 정작 예수가 정확히 언제 태어났는지는 알지 못한다.
태양신을 기념하던 이교(異敎) 나라였던 로마에서 태양신에게 제사하지 않고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경배하기 시작한 기독교 토착화 과정에서 생긴 절기가 성탄절인 크리스마스이다.
초대교회 때에는 부활 축일을 지냈는데, 325년 제1차 니케아 공의회에서 이단을 단죄하고 정통기독교 신앙을 수호하기 위해 채택한 삼위일체 니케아 신경 채택 이후, 기념으로 시작했다.
로마교회에서 예수 성탄은 예수 부활과 함께 교회 전례력의 양대 축을 이루기에 구세주 탄생기념일인 12월 25일부터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1월 1일)까지 성탄 8일 축제를 지낸다.
성탄절이 세계 휴일이자 축제가 된 계기는 1870년 미국 의회가 성탄절을 국가 휴일로 지정함부터 시작되었고, 우리나라는 미국 선교사들이 소개했지만, 공휴일 지정은 미군정 시절이었다.
과거 전 세계에서 몰려든 순례객과 여행자로 북적이는 예수 탄생지 베들레헴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해, 2만 명이 넘게 숨진 상황에서 애도와 슬픔으로 한없이 우울한 분위기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습격하면서 시작된 전쟁은 이스라엘의 무차별 보복으로, 난민촌 작전에서 대가족 70여 명이 몰살 보도 등 어린이를 포함한 인종 청소이자 대량 학살이 진행되었다.
현재 가자지구는 2천 년 전 유대 나라 예수께서, 고난 속에 태어나서, 십자가에서 처형되었듯, 어린이가 살아남으면 난민이 되고, 죽으면, 무력의 논리가 작용하는 어두운 침묵만이 남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들레헴 기념행사를 처음 취소하고 성탄절 전야에 성 베드로 대성당 미사에서 ‘정의는 힘의 과시로 안 돼’하며, 평화 촉구를 집전하며, 팔레스타인 전쟁을 애통해했다.
교황의 예수 사랑과 평화를 향한 절규에도 유럽은 테러 공포로 크리스마스 보안 조치를 강화했다. 특히, 독일 쾰른 대성당은 '위험 경고'로 예배자 보안 검색과 관광객 출입이 금지됐다.
예수는 골고다 언덕 십자가에서 채찍질과 조롱을 당했지만, 숨을 거두면서 마지막 ‘다 이루었다’ 한 것은 그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전한 사랑과 평화의 가르침은 세상 땅끝까지 증명했다.
마하트마 간디는 산상설교를 읽고 기독교의 가르침에 마음을 열게 되었듯이,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고 말한 것은 필자에게도 커다란 울림을 준다.
인간은 언제나 일정 기간 지구를 여행하다 떠나는 방문객에 불과하지만, 절대적인 빈곤에서 가난은 견뎠지만, 상대적 가난에서는 돈과 학벌, 정보와 직업 등 소유의 욕심은 끝이 없다.
한국의 빈익빈부익부(貧益貧富益富) 사회구조에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도 언제나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가 있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정의를 땅에서 생각해야 한다.
본회퍼 “성숙한 세계”는 ‘세상 봉사를 위한 가장 내면적 집중’에 있다고 했다. 예수를 믿는 자들은 하나님 정의와 사회적 평화를 위해, 상대를 향해, 무릎 굶는 인간관계에 앞장서야 한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