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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주 시가총액 순위 '희비' 교차…금융·증권업 '약진' 보험업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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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주 시가총액 순위 '희비' 교차…금융·증권업 '약진' 보험업 '후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내 금융·증권·보험주 시가총액 및 순위 변동. 표=김성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내 금융·증권·보험주 시가총액 및 순위 변동. 표=김성용 기자
올해 들어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중 금융과 증권주가 잘나가고 보험주는 부진하면서 금융권 내 기업 중 시가총액 순위 지각변동에 희비가 갈리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26일 3.03%(3000원) 오른 10만 2000원에 마감해 올 들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총은 40조1399억 원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39조3977억 원)를 제치고 5위에 올라섰다.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23.03%나 올랐다.

4대 금융지주인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말 25위에서 지난 26일 기준 21위로 올라섰고, 우리금융지주 역시 37위에서 33위로 각각 4계단씩 상승했다.

한편, 이러한 4대 금융지주의 상승세에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84조3415억 원) 대비 17조5541억 원 불어난 101조8957억 원을 기록해 100조 원을 돌파했다.
그 중 대장주인 KB금융은 선제적인 주주환원 시행과 적극적인 밸류업 정책 추진, 1분기 견조한 실적 등으로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그룹은 1분기 1조697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달 1분기 실적을 발표를 계기로 4000억 원 규모의 주주 환원을 시행했다. 지난 15일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자사주 1206만주(매입가 기준 1조200억 원)를 소각했다.

KB금융은 선제적으로 대규모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시장 안정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증권가는 KB금융이 분기 주당배당금(DPS) 이익증가와 자본비율 개선에 따라 추가 주주환원이 기대된다며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말 보통주자본비율이 13.67%를 기록해 하반기 추가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게 됐다. 하반기에는 13.5%를 초과하는 자본을 추가 주주환원에 사용하게 된다. 분기 DPS는 913원으로 전분기 804원 대비 13.6% 증가했다"며 "자본비율 상승으로 전분기 시장 일부의 우려가 있었던 추가 주주환원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한이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 내 은행주의 견조한 이익체력, 높은 실적 가시성 등은 여전히 상대적 매력을 높인다"면서 "예상에 없던 서프라이즈 자사주 매입, 배당 상향에 힘입어 지난 달 초과 상승이 컸으나 호조 지속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주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기간 4대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의 시총 순위는 75위에서 62위로 13계단이나 뛰어올랐다. 한국금융지주도 89위에서 12위 오른 77위로 약진해 NH투자증권을 제치고 증권사 중 시총 2위에 등극했다.

증권주는 올해 트럼프발 관세 여파로 부진했던 국내 증시 속 관세 리스크에서 벗어난 업종으로 부각된 상황에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차기 정부의 증시 활성화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을 앞두고 증권주 수혜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전 정부에서도 집권 초기에는 정치 불확실성 완화 목적으로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있는 흐름과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신규 지정에 대한 기대감도 증권주 상승을 이끌고 있다. 최근 한달간 넥스트레이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조8697억 원으로 거래 대상 종목이 796개로 확대되기 시작한 지난달(3조 8235억 원)에 비해 30%가량 늘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연내 발행어음 및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를 지정한단 계획으로, 이에 따른 증권사의 사업 다각화와 고유자산 운용 확대 차원에서 펀더멘털 개선 기대감도 반영되고 있다.

금리 하락 흐름도 증권주에 유리하게 작용하며 증권주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가 지속적으로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임에 따라 전반적인 금리 하락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전반적인 금리 하락과 함께 시장 내 유동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면에서 증권업은 금융 업종 내 가장 유리한 포지션”이라고 평가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조기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 시장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은 증권주에 대한 선호도를 높여주는 요소"라고 밝혔다.

반면 올해 보험주는 부진하다. 같은 기간 DB손해보험의 시총은 57위에서 68위로 11계단 추락했고, 삼성생명도 18위에서 22위로 떨어졌다.

보험주 부진의 원인으로는 밸류업 기대감 하락이 꼽힌다. 지난 4월 10일 실시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108석을 확보하는데 그치며,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게 되면서 그동안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업종으로 꼽히며 밸류업 수혜를 받아 상승했던 보험주가 그동안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보험업계의 전망은 밝지 않다. 보험대리점(GA) 간 경쟁 심화로 신계약 성장률 둔화가 예상되며, CSM 성장에 대한 기대치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4년 연속 진행되는 자동차보험료 인하도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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