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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우주기업 IPO 러시…월가 “660억달러 강제 매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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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우주기업 IPO 러시…월가 “660억달러 강제 매도” 긴장

오픈AI·앤스로픽·스페이스X 초고속 지수 편입 추진…패시브 자금 대이동 가능성
인공지능과 우주기업들의 기업공개 추진이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사진=챗GPT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과 우주기업들의 기업공개 추진이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사진=챗GPT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업 오픈AI, 앤스로픽의 기업공개(IPO)가 본격화되면서 미국 증시에서 대규모 자금 이동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핵심은 나스닥이 최근 도입한 ‘패스트 엔트리(fast entry)’ 규정이다. 이 규정에 따라 대형 신규 상장 기업은 상장 직후 빠르게 주요 주가지수에 편입될 수 있게 됐다.

FT에 따르면 상장 직후 수조달러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자동으로 스페이스X·오픈AI·앤스로픽 주식을 사들여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앞서 스페이스X는 전날 IPO 신청서를 제출했다. FT는 이번 상장이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픈AI의 상장 계획도 공개됐고 경쟁사 앤스로픽 역시 흑자 전환 가능성을 언급하며 상장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 “역대 최대 자금 재편”…기존 빅테크 매도 압력 우려


가장 큰 변화는 스페이스X의 지수 편입 방식이다.

기존 규정에서는 유통 물량이 적으면 주요 지수 편입이 어려웠다. 그러나 나스닥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와의 상장 유치 경쟁 속에서 규정을 완화했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는 상장 후 15일 만에 나스닥100 지수에 편입될 수 있게 됐다. 또 신규 편입 종목에는 실제 상장 주식 가치의 3배 수준 가중치를 부여하는 구조도 적용된다.

S&P 다우존스 지수도 스페이스X의 S&P500 조기 편입을 위한 규정 변경을 검토 중이다.
JP모건은 스페이스X 기업가치가 2조 달러(약 3018조 원)에 이르고 전체 지분의 50%가 시장에 풀릴 경우, 패시브 투자자들이 기존 미국 대형 기술주 8종목에서 약 660억 달러(약 99조6000억 원) 규모 주식을 매도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FT는 앞서 스페이스X가 약 1조7500억 달러(약 2641조 원)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TD증권의 피터 헤인스 시장구조 리서치 책임자는 스페이스X IPO에 대해 “최근 역사상 유례없는 단일 지수 이벤트”라며 “기관 투자자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 “상장 직후 100% 급등해도 패시브는 무조건 매수”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으로 기존 빅테크뿐 아니라 나스닥100 편출 가능성이 있는 중소형 종목까지 압박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위스 시즈그룹의 발레리 노엘 트레이딩 책임자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는 거래 전략 가운데 하나로 “나스닥100 편출 가능 종목 공매도”를 꼽았다.

스트래티거스의 토드 손 상장지수펀드(ETF) 전략 책임자는 상장 직후 시장에 유통되는 스페이스X 주식 물량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수조달러 규모의 ETF와 패시브 상품들이 추종해야 하는데 실제 유통 주식은 5% 수준에 불과하다”며 “거의 광란에 가까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드 전략 책임자는 “상장 직후 스페이스X 주가가 100% 급등해도 패시브 자금은 반드시 사들여야 한다”며 “가격을 선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씨티의 크리스티안 라우테 시장전략 책임자도 “규모 자체가 워낙 거대해 시장 변동성이 상당할 것”이라며 “비용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시장 전체가 이미 이런 IPO를 흡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업계 전반이 대응 체계를 갖춘 상태”라고 평가했다.

한 미국 대형 헤지펀드 운용역은 “스페이스X·앤스로픽·오픈AI 모두 최대 규모로 투자할 계획”이라며 “유동성 제약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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