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이·팔 전쟁 확전 방지와 이스라엘 군사 지원 '줄타기'...이란·헤즈볼라 참전 차단에 총력

공유
0

美, 이·팔 전쟁 확전 방지와 이스라엘 군사 지원 '줄타기'...이란·헤즈볼라 참전 차단에 총력

블링컨 국무장관, 중동 주요국 돌며 숨 가쁜 외교전 전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사진=로이터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과 확전 방지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완전 파괴’를 선언하고, 가자 지구에서 지상전 돌입 초읽기에 들어가자 이란 등의 참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막후 채널을 통해 이란의 자제를 압박하고, 중동 지역에서 우방국 세력의 결집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레바논에 있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을 감행함으로써 2개의 전선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고 카타르에 요청했다고 미국 언론이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카타르에는 하마스의 정치사무국이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했다.
카타르와 함께 쿠웨이트도 이란 개입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은 이스라엘에 가자 지구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늘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자금과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에 맞서 ‘저항의 축’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과 무력시위를 통한 확전 방지 차원에서 이스라엘 근해에 두 번째 항공모함 전단을 추가 배치한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단에는 유도 미사일 순양함 필리핀해함, 유도 미사일 구축함인 그래블리함, 메이슨함, 제3항공전대, 9개 항공기 편대 등이 포함됐다. 이번 전단은 지난 8일 동지중해에 도착한 제럴드 포드 항모전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미 공군은 이 지역에 F-15와 F-16, A-10 전투기 편대 배치한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충돌이 격화하고, (헤즈볼라와 대치한 이스라엘 북부) 두 번째 전선이 형성될 위험이 있으며 이란 개입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 이란의 '대리자'인 헤즈볼라를 우려하고, 이란이 어떤 형태의 직접 개입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과 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수단들이 있다"며 "우리가 공개적으로 밝힌 것을 직접 분명히 전하기 위해 그 수단들을 지난 며칠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전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과 통화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인도적 지원이 가자 지구의 민간인들에게 도달하고, 충돌 확대를 피하려고 지역의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레바논·터키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데이비드 새터필드를 중동 인도주의 문제 담당 특사로 임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중동 지역의 주요 국가들을 순회하면서 확전 방지를 위해 숨 가쁜 외교전을 전개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15일 이집트에 도착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면담했다. 블링컨 장관은 16일 이스라엘을 다시 찾는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2일 이스라엘로 급파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과 만난 뒤 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 등을 거쳐 15일 이집트를 방문한 뒤 추가 협의를 위해 이스라엘로 되돌아간다. 블링컨 장관은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카타르, 요르단 등의 정상 또는 실권자와 만났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과도 회동했다.

블링컨 장관이 15일 이뤄진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와 만났다. 블링컨 장관은 MBS에게 분쟁 확산 방지를 위해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고, MBS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봉쇄 해제를 포함한 국제법 존중을 촉구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투에 미군 지상군을 투입할 계획이나 의향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대통령 해외에 억류된 인질의 안전한 석방을 위해 어떤 방안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가 설명했다. 미국 국무부는 하마스가 지난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현지에서 미국 국적자 29명이 숨지고, 15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