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년 동안 6000만 파운드 비용 절감 계획...감원 규모 최대 1700명에 달할 듯

블룸버그와 CNBC 등에 따르면 버버리는 향후 2년 동안 6000만 파운드(약 8000만 달러·약 1100억 원)의 비용 절감을 계획하고 있으며 전 세계 인력의 약 20%에 해당하는 최대 1700명을 감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 조슈아 슐만 최고경영자(CEO)가 발표한 4000만 파운드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에 추가된 것으로 예상되는 총 비용 절감액은 1억 파운드에 달한다.
회사는 이번 개편이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슐만 CEO는 이날 콘퍼런스 콜에서 "감원 대상이 대부분 영국 내 사무직 인력"이라며 "일부 글로벌 매장 인력 인력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잉글랜드 북부 캐슬포드에 있는 버버리 의류 생산 시설에서 과잉 생산능력을 해소하기 위해 야간 업무 운영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조조정 소식에 런던 증시에서 버버리 주가는 한때 15% 급등하며 한 달여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버버리는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영국의 대표 주가지수인 FTSE100 지수에서 퇴출당했다. 또한 올해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겹치며 버버리 주가에 부담이 더해졌다.
지난해 7월 부임한 슐만 CEO는 한때 ‘선망의 브랜드’로 불렸던 버버리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밝혀왔다. 슐만 CEO는 그렇지만 생계비 상승으로 인한 소비 위축과 더불어 새로운 제품이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면서 브랜드 매력을 되살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회사가 발표한 2024 회계연도 4분기(1~3월)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회사의 분기 매출은 월가 예상치(-7%)보다는 적게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다. 회계연도 전체 매출도 역시 월가 전망치인 –13%보다 감소 폭은 적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24억6100만 파운드에 그쳤다.
투자자문사 웰스 클럽의 찰리 허긴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비용 절감은 긍정적이지만, 버버리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투자자들이 최근 몇 년간 여러 차례 실패한 버버리의 구조조정 시도를 지켜봤는데 이번 구조조정 계획은 ‘마지막 기회’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