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Ride-Grab 파트너십과 Pony.ai-컴포트델그로 협력으로 서비스 경쟁
2026년 초부터 풍골 지역서 자율주행 셔틀 운영, 규제 승인 대기
2026년 초부터 풍골 지역서 자율주행 셔틀 운영, 규제 승인 대기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 그랩(Grab)은 중국 위라이드(WeRide)와 파트너십을 맺어 내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랩은 성명을 통해 싱가포르 풍골 지역에서 두 개의 자율 셔틀 서비스 노선을 운영하기 위해 지방 당국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2026년 초부터 위라이드의 5인승과 8인승 차량 모델에 승객을 태우기 시작할 예정이며, 차량이 경로를 자세히 연구할 수 있도록 초기 친숙화 단계를 거친 후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또 다른 중국 기업 포니AI(Pony.ai)는 싱가포르 최대 택시 회사인 컴포트델그로(ComfortDelGro)와 협력해 유사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니AI는 성명에서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기 전에 풍골에 고정 노선으로 자율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승인을 받은 후 앞으로 몇 달 안에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위라이드는 이미 중국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7월 상하이 시 정부로부터 자율주행 로보택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으며, 광저우 등 주요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위라이드는 그랩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싱가포르 정부는 자율주행 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제프리 시오우 교통부 장관이 중국의 여러 자율주행 회사를 직접 방문하는 등 기술 도입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싱가포르에는 이미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하는 소규모 구역이 마련돼 있어 상용 서비스 도입을 위한 기반이 구축된 상태다.
두 중국 기업의 싱가포르 진출은 글로벌 로보택시 시장에서 중국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위라이드와 포니AI 모두 중국 내에서 충분한 운영 경험을 쌓은 후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의 특성상 자율주행 기술 도입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잘 정비된 도로 인프라와 체계적인 교통 시스템,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결합돼 로보택시 서비스의 최적 실험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두 중국 기업이 각각 다른 현지 파트너와 협력하면서 건전한 경쟁 구도도 형성될 전망이다.
풍골 지역에서 시작되는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는 고정 노선으로 운영되면서 승객들의 신뢰도를 높이고 기술적 안정성을 확보한 후 점진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중국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신중하고 단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규제 당국의 최종 승인이 이뤄지면 싱가포르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상용 로보택시 서비스가 본격 운영되는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