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전기요금 부담에 프랑스·핀란드로 이전 검토 늘어

이 투자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영 중에 이뤄진 것으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데이터센터 계획 승인을 신속히 처리하고 전력망 연결을 지원하겠다”고 밝혀서 기대를 모았다.
승인 절차·기간 문제 심각
하지만, 영국 부동산 개발업체 서빌스(Savills PLC)는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할 신규 연결 허가를 받는 데 최소 5년이 걸린다고 집계했다. 서빌스는 “이미 병원과 제조업체가 잇따라 전력 부족을 겪고 있다”며 “AI 인프라를 위한 추가 수요를 댈 여력이 없다”고 밝혔다. XTX 마켓 최고기술책임자 조슈아 레이히는 “영국은 전기요금이 높고 인허가 시스템이 부적절해 데이터센터 개발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수요 급증
가스 발전 의존에 요금 상승
영국 전력시장에서는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가장 비싼 메가와트가 시장 가격을 결정한다. 바람이 많이 불거나 햇빛이 강해도 그리드에 소량의 값비싼 가스 발전 전력이 포함되면 전기요금이 오르는 구조다. 프랑스는 원자력 비중이 높아 평균 발전단가가 낮다. ICIS는 “프랑스처럼 전력 가격이 낮은 시장이 영국보다 데이터센터 유치에서 경쟁 우위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영국의 산업용 전기 단가는 평균 21.7펜스(kWh당) 수준으로, 이는 1유로당 0.86파운드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0.25/kWh에 육박한다. 반면 프랑스 규제 전기 요금은 0.2016€/kWh에 그쳐, 평균 발전단가 차이가 명확하다. 핀란드의 도매 전력 가격은 최근 분기별 선물 시장에서 35€/MWh(€0.035/kWh) 수준으로, 가정·산업용 판매 가격보다 훨씬 낮아 기업 유치 매력이 크다.
기업들 “전력비 낮은 곳으로”
AI·클라우드 인프라 경쟁에서 전력비용은 핵심 변수다. XTX 마켓은 전력 단가가 저렴한 핀란드에 5개 데이터센터를 짓고 10억 파운드(약 1조88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이 전력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기업은 프랑스·핀란드 등 전력비가 싼 지역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