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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반도체 들고 있다면… '맞춤 HBM' 경쟁에 주목해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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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반도체 들고 있다면… '맞춤 HBM' 경쟁에 주목해야 할 이유

골드만삭스 "ASIC HBM 수요 올해 82% 폭증, GPU의 4배 속도"… 전체 시장 3분의 1 장악
삼성 맞춤 설계팀 vs SK 빅테크 선투자 동맹… 베이스 다이 '설계 락인'이 최후 승부처
엔비디아가 독점하던 HBM 수요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구글·메타·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주문형 반도체(ASIC)용 맞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주 경쟁이 엔비디아 납품 물량을 넘어 빅테크 직접 발주 시장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가 독점하던 HBM 수요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구글·메타·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주문형 반도체(ASIC)용 맞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주 경쟁이 엔비디아 납품 물량을 넘어 빅테크 직접 발주 시장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엔비디아가 독점하던 HBM 수요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구글·메타·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주문형 반도체(ASIC)용 맞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주 경쟁이 엔비디아 납품 물량을 넘어 빅테크 직접 발주 시장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20257월 트렌드포스가 인용한 골드만삭스 전망에 따르면, 올해 전체 HBM 시장에서 ASIC 기반 수요는 전년 대비 82% 급증해 시장 비중 33%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기준 약 10% 수준이던 ASIC 비중이 불과 1년 만에 세 배 이상 확대되는 셈이다. 같은 기간 GPUHBM 수요의 성장률은 23%에 머물러, ASIC 시장이 GPU3.6배 속도로 팽창한다는 계산이다. 트렌드포스는 이 흐름이 이미 주요 빅테크의 조달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요 폭발의 근원은 AI 산업의 무게중심 이동에 있다. 거대 언어모델(LLM)이 사용자 요청에 실시간 응답하는 추론 단계에서는 KV(-밸류) 캐시라 부르는 대용량 맥락 정보를 메모리에 끊임없이 저장·처리해야 한다. 오픈AI 샘 알트먼 CEO는 지난 3"메모리 부족이 AI 학습과 추론의 최우선 병목 리스크"라고 공개 경고했다. 빅테크 4(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아마존)2026년 클라우드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40% 늘어난 7250억 달러(1087조 원)를 웃돌 전망이다.

구글·메타·오픈AI가 키우는 'ASIC 맞춤 HBM' 시장

맞춤 HBM 수요를 이끄는 주체는 빅테크의 자체 AI 가속기다.

메타는 지난 3월 자사 추론 가속기 MTIA 4세대(300·400·450·500)6개월 간격으로 출시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MTIA 300은 이미 생산 중이고, MTIA 400은 테스트를 마쳤다.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세대를 거듭할수록 탑재 HBM 대역폭이 4.5배 확장됐다. 메타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은 CNBC에서 "HBM 공급이 매우 걱정된다. 다행히 계획 물량은 확보했다"고 밝혔다.

오픈AI의 추론 전용 자체 칩 '타이탄(Titan)'은 삼성전자 HBM4 납품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말 데이터센터 첫 배치를 목표로 한다고 테크인사이더가 지난 3월 전했다. 구글 역시 TPU v8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에 HBM4 발주를 2025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렸다고 트렌드포스가 보도했다.

ASIC 수요 폭발이 HBM 시장 구조를 바꾸는 핵심은 '베이스 다이 커스터마이징'에 있다. HBM3E에서도 베이스 다이에 기본 로직이 탑재됐지만, HBM4부터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특정 연산·제어 기능을 베이스 다이에 직접 심는 '완전 맞춤 설계'가 본격화된다. 한 번 설계·인증이 완료되면 고객이 다른 공급사로 교체하기 어렵게 되는 '메모리판 디자인 윈(설계 락인)'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수주 경쟁의 성격 자체가 달라진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파운드리·메모리 3개 사업부를 연계한 IDM 원스톱 전략으로 커스텀 HBM을 공략한다. 로직 다이에 2나노 공정을 도입하고, 송재혁 디바이스솔루션(DS) CTO는 베이스 다이에 연산 코어를 탑재하는 커스텀 HBM 아키텍처 개발을 공식화했다.

삼성 '턴키 반격' vs SK하이닉스 '동맹 수성'… 수주 성적표 갈린다


ASIC 맞춤 HBM 시장에서 두 기업의 전략은 선명하게 갈린다. 삼성전자는 메모리·4나노 파운드리·첨단 패키징을 자사 안에서 일괄 공급하는 턴키 역량을 앞세운다. 브로드컴이 구글 TPU용 칩 설계를 맡는 구도에서, 삼성 HBM4는 브로드컴의 초기 성능 기준을 넘어섰다고 트렌드포스가 지난해 12월 전했다. 이달 삼성전자는 1c D(10나노급 6세대)4나노 파운드리를 결합한 HBM4E 샘플을 구글·메타·엔비디아에 전달한다고 뉴스핌이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TSMC·엔비디아와 구축한 3각 동맹을 방패로 점유율을 지킨다. UBS는 엔비디아 루빈 플랫폼 HBM4 물량의 70%SK하이닉스가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6HBM4 세대 기준(엔비디아·구글·AMD 합산) 점유율을 SK하이닉스 54~55%, 삼성전자 28~29%, 마이크론 17~18%로 예측한다. 업계 일부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4E 베이스 다이에 TSMC3나노급(N3P) 공정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것이 확정되면 TSMC 생태계와의 기술 통합이 한층 깊어지면서 구글 TPU v8·아마존 트레이니움 4세대 물량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2월 반도체 전문 분석기관 세미애널리시스는 "엔비디아가 마이크론에 HBM4를 주문한 징후가 없다"며 루빈 시장점유율을 0%로 하향 조정했다. 세미애널리시스는 루빈 물량이 SK하이닉스(70%)·삼성전자(30%)로 양분될 것으로 전망하며, 마이크론 샘플이 핀 속도 등 엔비디아 목표 사양에 미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마이크론은 지난 3월 엔비디아 루빈용 HBM4 양산 개시를 공식 선언했다. 중국 CXMT는 화웨이와 HBM3 개발 협력을 추진 중이나 본격 양산 라인 가동 소식은 없으며, 한국 기업들이 이미 HBM4 양산에 진입한 것과 비교해 약 2~3세대의 기술 격차가 존재한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성장 구도와 함께 경쟁 심화로 올해 HBM 평균 판매가(ASP)10% 안팎의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별도로 경고했다. 증설 물량이 2027년 이후 본격 가동될 경우 수급 타이트가 완화되면서 마진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가 균형 있게 봐야 할 리스크다.

반도체 들고 있다면 지금 주시해야 할 지표 세 가지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엔비디아 루빈 출시까지 메모리 수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내 메모리 주식 보유 투자자라면 세 가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첫째, 삼성전자 커스텀 HBM4E 주요 고객사 인증 여부다. 삼성 HBM4E 설계는 이달 완료 예정이다. 구글·메타·오픈AI 승인 시 삼성 점유율은 40%를 돌파, 양사는 백중세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확인 시점은 3분기 실적(10월말)과 반도체 주요 포럼 공식 발표로 확인할 수 있다.

둘째, SK하이닉스 HBM4E 베이스 다이의 TSMC N3P 공정 채택 확정 여부다. 채택 확정 시 베이스 다이 성능이 한 세대 앞서며 2027년 빅테크 ASIC 물량 선점의 열쇠가 된다. 확인 시점은 TSMC 기술 심포지엄 또는 SK하이닉스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이다.

셋째, 빅테크의 삼전과 SK하이닉스 HBM 설비 선투자 계약 규모와 체결 여부다. 멀티연도 계약 체결 시 수년치 공급 가시성이 확보돼 증권가 실적 추정치가 일제히 상향된다. 확인 시점은 SK하이닉스 분기 컨퍼런스 콜 또는 IR 행사다.

HBM4 시대에 진짜 돈을 버는 기업은 가장 빠른 칩이 아니라, 빅테크 ASIC 설계 깊숙이 자사 로직을 심어 넣어 교체 비용을 높인 기업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