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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으로 회장 오른 김정수…삼양식품 ‘포스트 불닭’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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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으로 회장 오른 김정수…삼양식품 ‘포스트 불닭’ 시험대

김정수 부회장, 6월 1일 삼양식품 회장 취임
불닭 힘입어 매출 2조·해외 비중 80% 성장
중국 공장·신제품 확대…글로벌 생산·사업 확장 속도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지난해 열린 밀양 제2공장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이미지 확대보기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지난해 열린 밀양 제2공장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불닭볶음면’으로 삼양식품의 글로벌 성장을 이끈 김정수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삼양식품을 연매출 2조원대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키운 만큼, 김 회장 체제에서 ‘불닭 이후’ 성장 전략과 글로벌 운영 체계 강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김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결정했다. 2021년 총괄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약 5년 만이다. 취임일은 오는 6월 1일이다. 회사 측은 글로벌 시장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책임경영 강화 차원의 인사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2012년 불닭볶음면 개발을 주도하며 회사 성장의 전환점을 만들었다. 명동의 한 매운 음식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된 불닭볶음면은 출시 초기 “너무 맵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불닭 챌린지’ 열풍을 타며 글로벌 히트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실적 성장세도 가팔랐다. 김 회장이 부회장에 오른 2021년 6420억원 수준이던 삼양식품 매출은 지난해 2조3517억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0% 수준에서 22%까지 상승했다. 2016년 930억원 수준이던 해외 매출은 지난해 1조8838억원으로 약 20배 성장했고, 해외 매출 비중 역시 80% 수준까지 확대됐다. 불닭볶음면은 현재 80여개국에 수출되며 누적 판매량 100억개 돌파를 앞두고 있다.
다만 삼양식품 매출 상당 부분이 불닭 브랜드에 집중된 만큼 사업 다각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삼양식품 역시 이를 의식한 듯 후속 브랜드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 건면 브랜드 ‘탱글’을 비롯해 소스·가정간편식(HMR)·스낵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불닭 브랜드를 대체하거나 견줄 만한 영향력을 확보하지는 못한 상태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직 ‘포스트 불닭’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나온다. 불닭 브랜드 자체의 글로벌 확장 여력이 여전히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해외 시장에서는 불닭볶음면뿐 아니라 소스·스낵·간편식 등 연계 제품군 확대도 이어지고 있고, 지역별 신규 유통 채널 진입도 이어지고 있다.

삼양식품의 장기 경영 체제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너 2세인 전인장 전 회장이 과거 횡령 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김 회장이 사실상 삼양식품 경영 전면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장남 전병우 전무(1994년생)는 해외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경영 경험을 쌓고 있다. 전 전무는 2019년 입사 후 이사·상무·전무로 빠르게 승진했다. 아직 30대 초반인 만큼 현재 삼양식품 경영은 김 회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삼양식품은 생산·공급망 체계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밀양 1·2공장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현지 생산공장도 짓고 있다. 글로벌 수요 확대에 대응하는 동시에 물류비와 환율 변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특히 중국 공장은 단순 생산기지 확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금까지는 국내 생산 기반 수출 확대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공급망 관리와 현지 생산 역량이 중요해질 수 있어서다.

김 회장은 이미 실적을 통해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불닭 중심 성장 구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장하고 글로벌 운영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장세 유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황효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ojuh@g-enews.com